[직격Y터뷰] 데뷔 50년 전유성 "나는 '삶치'... 아직 할 일 많다"

[직격Y터뷰] 데뷔 50년 전유성 "나는 '삶치'... 아직 할 일 많다"

2019.04.16.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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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Y터뷰] 데뷔 50년 전유성 "나는 '삶치'... 아직 할 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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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 박치, 길치란 말이 있는데 난 ‘삶치’예요. 지금까지 잘 살았나, 아직도 모르겠거든.”

‘개그콘서트’를 최초 기획해 지상파 방송으로 공개 코미디 붐을 일으킨 개그맨 전유성(70)은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했다.

'코미디언'이 차별대우 받던 시절, 그는 ‘개그(gag)’라는 단어를 활용해 '개그맨' 용어를 처음 만들어 쓴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YTN Star와의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검은 모자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감 가는 말투에 편안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웃지도 않고 무뚝뚝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만나는 사람 마다 내가 생각보다 잘 웃는다고 놀라요.”

[직격Y터뷰] 데뷔 50년 전유성 "나는 '삶치'... 아직 할 일 많다"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전유성은 다음 달 '전유성의 쑈쑈쑈 : 사실은 떨려요'(이하 '쑈쑈쑈') 전국투어 공연을 앞두고 있다.

'쑈쑈쑈'에는 후배 개그맨과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김학래, 임하룡, 최양락, 이영자, 김미화, 김지선, 이홍렬, 주병진, 조혜련 등 개그맨들과 노사연, 박중훈, 양희은, 전영록, 전인권, 강원래 등이 무대에 선다.

“정말 부담돼요. 자진해서 돕겠다고 한 후배들도 있고 ‘너 때문에 공연 표가 좀 팔려야 하지 않겠냐'면서 내가 부탁한 후배도 있어요. 그런데 다들 흔쾌히 응해주니 이제 와서 안 할 수도 없게 됐죠.”

많은 후배가 따른다는 것은 그만큼 앞길을 개척한 선배로서 좋은 본보기가 됐다는 뜻일 터.

“내가 무서운 선배 같았는데 의외라고요? 천만에. 예전 개그맨들은 가족끼리도 서로 다 잘 알아서 같이 여행도 가곤 했어요. 개그맨들이 군기 세다는 말이 있는데, 군기는 군대에서나 쓰는 말입니다. '쳐들어간다', '정상 고지 탈환' 같은 용어를 일상에서 쓰는 게 이상해요.”

[직격Y터뷰] 데뷔 50년 전유성 "나는 '삶치'... 아직 할 일 많다"

그는 개그계 50년 세월 동안, 끼와 열정을 아낌없이 펼쳐왔다. 연극을 전공한 후 탤런트 시험에 낙방해 1969년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방송을 거쳐 1983년부터 1992년까지 장수한 KBS 개그 프로그램 ‘유머 1번지’에서 맹활약했다.

2000년대에는 '코미디시장'이란 코미디 전문극단을 열어 무상으로 후배를 육성했다. 이곳 1기 출신이 신봉선, 박휘순, 안상태, 황현희 등이다. 그가 연출한 ‘듣도 보도 못한 콘서트’, ‘개나 소나 콘서트’ 등도 화제가 됐다.

MBC ‘전유성·박미선 특급작전’,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통해 라디오 DJ로도 이름을 알렸다. 저서 ‘구라 삼국지’,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등도 주목받았다.

재능도 많지만 참 부지런하시다는 기자의 말에 “아니, 저 무지 게을러요. 그냥 참신한 아이디어들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최양락은 연기력이 뛰어나고, 임하룡은 역할을 잘 소화하는데, 난 그런 면이 없지”라며 손사래 쳤다.

[직격Y터뷰] 데뷔 50년 전유성 "나는 '삶치'... 아직 할 일 많다"

전유성은 11년 넘게 살던 경북 청도를 떠나 지난해 9월 전북 남원에 새로 자리 잡았다. 남원을 택한 건 출가한 딸 때문이다. 딸 부부에게 귀촌을 권했다는 그는 "딸과 따로 살지만, 걔가 운영하는 카페는 매일 가요"라며 웃었다.

확장되고 있는 개그맨들의 활동 영역에 대해 묻자 전유성은 “요즘은 시청자들이 스스로 원하는 영상을 알아서 찾아봐요. 후배들은 자생력을 갖고 유튜브, 팟캐스트 등에서 잘 활동하고 있죠. 이제 개그맨보다 ‘예능인’이 주목받는 시대 같아요”라고 답했다.

‘개그계 대부’인 그에게 도전할 영역이 더 남아 있을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쑈쑈쑈’ 공연을 마치면 가까운 외국에 가서 몇 달 쉬고 싶어요. 그다음에는 ‘맛집 주인은 외식을 어디서 하는지’ 이런 주제로 유튜브 1인 방송을 생각하고 있어요. 전북 번암1터널을 돼지 코 형상으로 바꾸는 재밌는 일도 계획 중입니다. 찾아보면 할 일은 참 많아요.”

YTN Star 공영주 연예에디터(gj920@ytnplus.co.kr)
[사진제공 = '전유성의 코미디시장', 공영주 연예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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