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2019.03.12. 오전 09: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AD
"휴대폰 배경화면이요? 이제는 여진구 씨 아니죠.(웃음)"

배우 이세영의 휴대폰 배경화면은 한동안 여진구의 얼굴이었다. 두 사람은 최근 종영한 tvN '왕이 된 남자'에서 멜로 호흡을 맞췄다. 이세영은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여진구의) 얼굴을 보니 몰입이 더 잘 되더라"며 웃었다. 엑소 수호와 함께한 웹드라마 '하와유브레드'(2016) 이후 생긴 버릇이란다.

"(여)진구씨도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했지만 나중엔 재밌어했어요. 시간 볼 때마다 얼굴을 보니까 정감이 가더라고요. 간혹 다른 분들이 오해의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데 전 크게 개의치 않아요."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배역을 위한 배우의 갸륵한 정성이 시청자에게도 닿은 덕분일까. '왕이 된 남자'는 방송 내내 연일 월화극 1위를 지켰고 마지막 회에선 10.9%(전국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드라마에서 중전 소운 역을 맡은 이세영은 왕 역의 여진구와 차진 멜로 호흡으로 사랑받았다.

"피곤하고 지쳐도 힘이 나더라고요. 제가 사랑하는 인물을 그리면서 얻는 에너지가 큰 데, (드라마를) 보는 분들도 좋아해 주시니까요.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준 시청자께 감사할 따름이죠."

마지막 촬영 후 꽤 시간이 흐른 뒤였지만 인터뷰에 임하는 이세영에게서 작품과 배역을 향한 여운이 가득해 보였다. 이세영은 "이번 작품으로 소운이 제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가 됐다. 조선시대 여성이지만 수동적이지 않고 감정에 솔직하며 적극적이다. 무척 아름다운 캐릭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하지만 이를 만드는 과정은 꽤 고된 작업이었다. 좀처럼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만큼 미묘한 변화를 표현해내기 위해선 섬세한 연기력이 필요했다. 이세영 역시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내가 이 인물이 온전히 되었는가' 의심을 계속했던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불안했죠. 하지만 그때마다 할 수 있는 건 대본을 보고 감정선을 정리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몰입하고자 촬영 소품을 받기도 했고요. 그걸 집에 가져다놓고 고민을 하면 감정이 좀 더 선명히 보이는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이세영은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사랑의 중요한 매개로 등장하는 연서를 집에 두고 읽고 또 읽었다. 또한 극 중 마음이 닫혔다가 열리는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기 위해 장면별로 '감정 그래프'를 그리기도 했다.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장르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다. 이세영은 "사극에 어울리는 걸음걸이, 어투, 어조를 체화하는 게 어색했다"면서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고 말했다.

"대본에도 '소운이 알듯 말듯한 미묘한 미소를 짓는다' '미소를 짓는 것 같은 얼굴을 한다' 등의 지문이 자주 있었어요. 그래서 속으로만 웃었더니 감독님이 '표정이 너무 어둡다'고 하는 거에요.(웃음) 역할이 익숙해지고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즐길 수 있었죠."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동료들 덕분이었다고. 특히 이세영은 파트너였던 여진구에게 공을 돌렸다. 이세영은 "나도 전작에서 1인 2역을 해봤지만 진구씨는 똑 같은 옷을 입고 다르게 해야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 거다. 숨소리, 표정, 몸짓 하나 다 다르게 하니 상대역인 저는 몰입이 잘 됐다"며 고마워했다.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현장에서 두 사람의 호흡은 남달랐다는 후문이다.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여진구 역시 "이세영과 연기할 때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며 차진 호흡의 비결을 밝히기도. 이세영 역시 "(역할로서) 너무 사랑했죠. 믿고 의지하는 동료라 작품 열 개도 같이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 모두 아역때 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만큼 이에 얽힌 유쾌한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이세영은 "어떻게 해야 카메라에 잘 나오는지 너무 빠삭하게 잘 안다. 저희 둘 다 어리지만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지 않나"며 웃었다.

[Y터뷰] 이세영 "휴대폰 배경화면 아직 여진구냐고? 이젠 바뀌었죠"

이번 작품에서 남다른 활약을 펼친 만큼 차기작을 향한 대중의 기대도 높은 상황. 이세영 역시 여러 작품을 보며 검토 중이다. "스펙트럼을 넓히면서도 이왕이면 소운처럼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전 데뷔 이후 줄곧 나아가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어요. 위로는 고고해 보여도 밑에서는 끊임없이 '물질'하는 백조처럼요. 앞으로는 B급 감정이나 악랄한 면모가 담긴 캐릭터도 보여드리려 합니다.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 긴 만큼 안 해 본 배역 없이 길게 배우 생활 하고 싶어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프레인TPC]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