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한석규 "30대 맹렬, 40대 삐거덕, 50대는 초심으로"

[Y터뷰②] 한석규 "30대 맹렬, 40대 삐거덕, 50대는 초심으로"

2019.03.09.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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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한석규 "30대 맹렬, 40대 삐거덕, 50대는 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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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석규는 '연기의 신'으로 불린다. 대중은 그의 연기를 신뢰하다. 물론 쉽게 얻은 타이틀은 아니다. 16살, 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순간부터 55살이 된 지금까지. 한석규는 치열하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 제작 리공체영화사)은 한석규가 '프리즌'(2016)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한공주'(2014)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의 5년 만의 신작으로 앞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한석규는 2017년 여름께 시나리오를 받고 2018년 7개월 이상을 촬영에 몰입했다. "비겁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던 한석규에게 구명회는 자신에게 찾아온 소중한 기회였다.

극 중 한석규는 정치적인 야심이 크지만, 아들이 교통사고 가해자로 연루되면서 타격을 입는 구명회를 연기했다. 아들의 사고 이후 속 깊이 감춰둔 뜨거운 욕망을 드러내며 예고 없이 찾아온 최악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인물이다.

[Y터뷰②] 한석규 "30대 맹렬, 40대 삐거덕, 50대는 초심으로"

구명회를 연기하고 싶었던 이유를 설명하며 한석규는 과거 자신을 돌이켜봤다. 1990년대 KBS 공채 성우로 데뷔한 한석규가 배우 일을 꿈꿨던 건 16살 윤복희가 출연했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고 나서였다.

"30대에는 연기자로서 맹렬했어요. 40대에는 건강이 덜컥했죠. 몸을 다치니까 자신감도 없어지고 '내가 이걸 왜 하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연기가 하찮게 느껴졌죠. 지친 것도 있었겠죠. 그렇게 50대가 되니까 '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구나' 싶더라고요. 처음에 들었던 마음, 초심이 떠올랐어요. 제가 16살 때, 80년대인데 연극을 보고 처음으로 '저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를 보고 반응, 리액션을 한 거죠. 가만히 있다가 '연기자가 돼야지' 이런 게 아니에요. 공연을 보고 몸에 전율이 일었어요.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이었죠."

한석규는 당시를 되돌리며 "16살이었다. 민감하고 감수성도 풍부했다"면서 "둘째 형이랑 보러 갔다"고 회상했다. 미술을 하던 둘째 형은 한석규에게 처음으로 "이다음에 어떤 직업으로 살고 싶으냐?"는 질문을 한 사람이다. 연기자가 되고 나서는 "어떤 연기자가 될 것이냐?"고 물었다고.

[Y터뷰②] 한석규 "30대 맹렬, 40대 삐거덕, 50대는 초심으로"

"연극영화과 실기 시험을 보러 가는데 둘째 형도 같이 갔어요. 커서 생각하니까 고맙더라고요. 시험 보러 같이 가주고 또 시험 볼 때까지 기다려줬죠. 준비도 함께 하고 정보도 알차게 줬죠."

한석규가 처음으로 격렬하게 '반응'했던 것이 바로 연기였고, 초심을 떠올리며 다시 생각한 것도 바로 '반응'이었다.

"예전에 연기가 액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할수록) 액션보다 리액션이 더 크다는 것이 느껴져요. 지금은 상대방이 주는 액션을 정확히 보고 듣고 내 차례가 되면 반응하자고 주문처럼 외우고 있어요. 과거에는 보는 척, 듣는 척만 했죠. 잘 들리지 않았거든요."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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