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시청률·논란·막장·최종회"...'SKY캐슬' PD에게 물었다 (종합)

[Y현장] "시청률·논란·막장·최종회"...'SKY캐슬' PD에게 물었다 (종합)

2019.01.31.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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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시청률·논란·막장·최종회"...'SKY캐슬' PD에게 물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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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미 작가님이랑 대치동 거리를 지켜본 적이 있다. 어린아이가 큰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더라. 자정이 넘었는데 아이들이 우글우글 모여서 공부를 하러 갔다. 이 작품을 기획하지 못했던 전혀 몰랐을 현실인데, 지금 대한민국이 굴러가고 있는 모습이다. 조금 더 진심으로, 깊게 생각하면서 작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연출을 하기 전에 먹었던 마음에 대해 이같이 고백했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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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함께 소위 있는 사람들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세밀하고 흥미 있는 소재로 시선을 강탈한 드라마는 블랙 코미디와 주요 인물들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푸는 추리 요소를 통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전개로 폭발적인 뒷심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23일 1.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10회 만에 11.3%를 보이며 10%를 넘더니 18회 22.3%를 달성하며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에 등극했다. tvN '도깨비'(2017~2018, 최종회 20.5%)의 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19회는 23.2%로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자체 경신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이날 조현탁 PD는 "첫 회 1.7%의 시청률이 나왔는데, 괴로운 건 그날도 촬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스태프가 문자를 보냈는데 '1.7%부터 시작하니까 오를 일만 남았다'고 하더라. 울컥했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은 척했지만 연연했다고 느껴졌다. 유현미 작가도 1.7%는 예상하지 못했나 보더라. 내가 '2부는 4%가 넘을 거'라고 했는데 '그런 사례가 있습니까?'라고 묻더라. 다행히 4%가 넘었고, 그다음부터는 좋은 일들만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드라마가 사람들한테 '뭔가 어필하고 있구나'는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가 왜 그렇게 잘됐는지 정확히 '이것이다'고 말씀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 뻔한 답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지금 주목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잘 건드린 것 같다"고 한 뒤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둔 부모든 반대의 부모든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그걸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다. 그걸 건드리니까 사람들이 봐주신 거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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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탁 PD는 연출 포인트에 대해 "인물들끼리 주고받는 것들이 많아서 표정 액션에 주목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겉과 속이 다른 이야기가 엄청 많다. 말로는 상대를 축하하지만, 몹시 쓰린. 두 가지 얼굴이 있다. 이중 거울이나 뒷모습, 손동작 등을 통해 겉과 속을 담으려는 작전을 썼다. 사람이 거짓말은 해도 뒷모습은 못 한다. 미술, 촬영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고 많은 분이 그걸 알아봐 줘서 보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인기 있는 드라마인 만큼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17회 대본이 유출됐고, 엔딩곡인 가수 하진의 '위 올 라이'(we all lie)는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파멸의 근원이었던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문의가 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강준상(정준호)에게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그를 쫓아오는 장면을 짚어 문제로 삼기도 했다.

먼저 조 PD는 대본 유출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했다. 굉장히 분노했다. 현장에서 피고름을 짜면서 일을 하는데 그 부분이 손쉽게 유출됐다. 엄격한 범죄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수사는 진행되고 있다. '마케팅 효과가 있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딩곡 표절 논란은 말을 아꼈다. 조 PD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어서 따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면서도 "음악감독님이 성실하고 열심히 해왔다. 저하고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왔기 때문에 신뢰가 있다"고 밝혔다.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현실에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그는 "그것이 우리 교육 현실의 민얼굴인 거 같다. 답답하고 아쉽다"면서 "'SKY 캐슬'은 '코디가 있다'는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교육으로 인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20부가 끝나고 나면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현장] "시청률·논란·막장·최종회"...'SKY캐슬' PD에게 물었다 (종합)

문제가 됐던 강준상의 장면에 대해서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말의 피해가 있다면 죄송하다. 모든 것이 강준상 캐릭터에 집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KY 캐슬'에는 살인, 혼외자식 등 막장 요소가 즐비한 것도 사실. 그렇지만 조 PD는 "막장은 죄가 없다. 개연성과 설득력이 없을 때 질타를 받는 것이다. 시청자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악용될 때 문제가 생긴다"면서 "저희의 얘기를 풍부하게 운반하려고 사용했던 것이지 그걸로 인한 반응을 계산한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SKY 캐슬'은 오는 2월 1일 밤 11시에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마지막 회 관전 포인트를 묻는 말에 "아직 다 완성은 안 됐다. 오늘 새벽까지 편집하고 왔다. 친한 방송 관계자들이 결말에 대해 많이 묻는데 '진짜 알고 싶냐?' '그럼 얘기해줄게'라고 말했다. 그런데 다들 '아니다'라고 하더라. 방송을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웃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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