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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정음'·'호러블리'·'유혹자', 지상파 3사의 기묘한 평행이론
 '훈남정음'·'호러블리'·'유혹자', 지상파 3사의 기묘한 평행이론
Posted : 2018-12-18 08:00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한때는 '믿고 보는 조합'(SBS '훈남정음')으로, '루키들의 만남'(MBC '위대한 유혹자')으로, 색다른 소재(KBS2 '러블리 호러블리')로 저마다 기대를 안고 시작한 화제작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방송 이후 받아든 성적표는 처참했다. 시청률은 1~2%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무엇이 이들을 외면하게 했을까.

 '훈남정음'·'호러블리'·'유혹자', 지상파 3사의 기묘한 평행이론

◇ '훈남정음', '믿음'이 '피로감'으로 변했상
'훈남정음'의 남궁민과 황정음. 두 사람은 5%의 시청률을 넘기 힘든, 침체된 지상파 드라마를 구원할 '로코퀸'과 '로코킹'의 귀환으로 꼽혔다. 두 배우의 호흡은 인기리에 종영한 2011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증명됐던바. 여기에 황정음의 출산 이후 첫 복귀작, 3연속 흥행 홈런을 날린 남궁민의 차기작이라는 점도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5.3%의 시청률로 출발한 시청률은 회를 거듭할수록 추락했다. 급기야 2.1%(30회)라는 자체 최저 시청률까지 보였다. 이는 SBS 미니시리즈 중 역대 최저 시청률이기도 하다. 마지막 방송분 역시 2.9%를 기록하며 드라마는 동시간대 최하위로 퇴장했다.

웰메이드작으로 한껏 높아진 눈높이.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진부한 전개에 시청자는 등을 돌렸다. '연애 전문 칼럼'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당찬 출사표를 냈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결코 새롭지 못했다. 억지스러운 설정, 예측 가능한 서사가 반복됐다. 설상가상 배우들의 연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사람의 연기는 안정적이었지만, 익숙했고 신선하지 못했다. 익히 봤던 요리, 아는 맛에 시청자는 결국 수저를 내려놨다.

 '훈남정음'·'호러블리'·'유혹자', 지상파 3사의 기묘한 평행이론

◇ '러블리 호러블리', 상반된 장르의 만남·조화는 어디갔상
오싹한 호러와 달달한 로맨스. "상반된 두 장르를 조화롭게 담겠다"는 포부와 달리 결과는 두 마리 다 잡지 못했다.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 연출 강민경)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운명을 공유하는 한 남녀가 각각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렸다.

앞서 드라마는 연출을 맡은 강민경 PD의 세월호 비유 논란으로 방송 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바. 슬픈 감정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고 말한 그의 언행이 문제시됐다. 강 PD는 제작발표회까지 불참했다.

"완성도로 만회하겠다"는 PD의 각오와 달리 드라마는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했다. 허술한 대본과 어설픈 연출에 호러와 로맨스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갔다. 여기에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은 호러의 세계로 시청자를 이끌기 역부족이었다. 결국 드라마는 1.0%로 역대 지상파 최저 기록을 쓰고 초라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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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유혹자', 시청자는 유혹 못했상
'위대한 유혹자'(극본 김보연, 연출 강인)는 '구해줘' '매드독'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합격점을 받은 우도환과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 출신 연기자 조이를 남녀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두 루키의 만남은 그 자체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김민재, 문가영 등 주조연까지 청춘 남녀로 채웠고 신선한 에너지와 젊은 멜로를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드라마는 신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유치한 서사와 산만한 전개에 대한 지적이 일었다. 주인공 커플의 이유 없는 이별과 재회가 반복적이고 소비적으로 그려졌다는 평이다. 당시 '키스 먼저 할까요'를 필두로 현실적인 내용과 3040대의 어른 멜로가 각광받았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트렌드와도 비켜있었다.

여기에 안하무인 재벌 3세 남주인공부터 캔디형 여주인공 등 전형적인 캐릭터의 향연도 극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엉성한 캐릭터에 배우들의 연기를 두고 어색하다 평까지 이어졌다. 결국 '위대한 유혹자'는 최고 시청률 3.6%, 최저시청률 1.5%라는 성적으로 MBC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로 남게 됐다.

 '훈남정음'·'호러블리'·'유혹자', 지상파 3사의 기묘한 평행이론

공통으로 이들은 대본과 연출, 연기가 3박자를 이루지 못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는 곧 전형적인 서사와 스타 캐스팅만으로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가 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률 경향도 극과 극으로 가고 있다. 케이블이라도 20% 가까이 시청률이 치솟는 드라마가 있는 반면 지상파라도 1%까지 추락할 수 있다.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과거와 달리 함량 미달이나 시대착오적인 드라마는 더 이상 시청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향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성공하는 드라마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제작 규모"를 꼽았다. 과거처럼 무리하게 제작비를 아껴서 촬영을 진행하는 방식은 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당연한 말이지만 인권이나 제작환경을 보장해야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선순환이 안 되는 구조로 들어설 것이다. 예전처럼 흐지부지 넘어가지 않고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기 때문"이라면서 "지상파라 하더라도 적절한 규모의 제작비 없이는 완성도나 시청률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sbs, 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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