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rd BIFF] 김광호 사무국장 "관객 중심의 영화제, 영원한 비전" (인터뷰)

[23rd BIFF] 김광호 사무국장 "관객 중심의 영화제, 영원한 비전" (인터뷰)

2018.10.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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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rd BIFF] 김광호 사무국장 "관객 중심의 영화제, 영원한 비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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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화제는 화해, 화합,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이 참여해줬고요. 태풍이 와서 아쉬웠지만, 영화제가 정상화에 다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 이벤트팀장을 시작으로 기획실장, 사무차장을 거친 김광호 사무국장은 제23회 부국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6부터 2017년 그리고 올해까지 사무국장의 자리에 앉아 있는 그는 "많은 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었다"며 "올해는 애초에 목표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결과물로 나오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일 개막한 영화제는 6일 태풍 콩레이 때문에 시련을 겪기도 했다. 부국제 측은 태풍의 위험을 대비해 해운대 해변 야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오픈토크와 무대인사 등을 영화의전당 실내로 옮겼다. 야외무대도 철거했다. 김 사무국장은 "태풍 등 날씨에 대한 대응조치는 어느 정도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게스트와 관객에 대한 안전은 답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행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취소했음에도 많은 관객이 현장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아쉬워했죠. 그런 마음이 영화인들에게도 전달이 됐던 거 같아요. '버닝'의 유아인, 전종서 배우는 개인 스케줄까지 조정해서 약속을 지켜줬죠."

강력한 태풍에도 사고 없이 무사히 영화제를 진행할 수 있던 것에 대해서는 "영화제의 자랑이다. 23년간 큰 사고 없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던 건 저희가 철저하게 준비한 것도 있겠지만 관객들이 질서를 잘 지켜주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3rd BIFF] 김광호 사무국장 "관객 중심의 영화제, 영원한 비전" (인터뷰)

부국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을 걸었다. '다이빙벨'을 상영한 2014년 19회 영화제 이후 부국제는 예산 삭감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해임 및 법적 공방 그로 인한 한국영화계의 보이콧 등으로 갈등을 겪었다.

올해 부국제는 '정상화의 원년'을 선언하고 아시아 최고 영화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장으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영화제에 복귀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관객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부산 원도심에서 진행하였던 '커뮤니티 BIFF'는 관객들의 체험과 참여를 확대하며 호응을 끌어냈다. 영화의전당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VR 체험 등 볼거리와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영화제는 관객의 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간 관객과의 소통에 있어서 영화제가 소홀했던 부분이 있던 거 같아요. 영화제가 부산에 정착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관객들 덕분이었죠. 관객중심의 영화제가 이전에도, 앞으로도 영화제가 나가야 할 비전입니다."

커뮤니티 BIFF를 지켜본 김 사무국장은 "부산 시민들이 부국제에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이었다"며 "그곳에 참여한 모든 분이 영화제의 주인처럼 보였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큰 그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영화제를 만들어가며 만족감을 느끼는 행사다. 올해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세미나 등을 통해 글로벌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칸영화제 출장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지석 부국제 수석프로그래머 겸 부집행위원장을 기리는 다큐멘터리 '지석'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김 사무국장은 "내년 부국제 상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김지석 선생님의 철학이 영화제의 모든 부분에 프로그램화됐고 행사로 승화됐다. 그분의 철학이 부국제의 정신이고 아시아의 영화인들을 모을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지금은 안 계시지만 그분의 철학과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고인은 부국제 창립멤버이자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키워낸 주역 중 한 명이다. 부국제는 다큐멘터리 제작 외에도 지석영화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를 통해 선생님께서 꿈꿔왔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하나씩 이뤄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고 영화제를 지켜온 분입니다. 다큐멘터리와 연구소를 통해 많은 분이 그분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그것이 힘이 돼서 아시아 영화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김 사무국장은 올해 영화제에 대해 "정상화의 원년이라고 해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점과 향후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내년 영화제를 준비할 예정이다"고 했다.

"영화 환경과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영화제도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관객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부국제의 지향점이기도 하고요. 몇 년간 관객들이 축제를 축제로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부국제가 많은 준비를 하고 다시 관객들에게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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