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다른 세상 '불붙은 MLB·얼어붙은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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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3.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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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봅니다. 김상익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며칠 사이 미국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시장이 연일 기록적인 계약을 쏟아냈어요.

천문학적인 액수던데요?

[기자]
9일 샌디에이고에서 시작한 윈터미팅이 오늘 끝났는데요.

FA 최대어 두 선수 게릿 콜과 스트라스버그 모두 초대형 계약을 마무리했습니다.

스트라스버그는 원소속팀인 워싱턴과 7년 2억4천5백만 달러에, 콜은 뉴욕 양키스와 9년간 3억2천4백만 달러에 계약했습니다.

각각 우리 돈 2,918억 원, 3,869억 원의 잭팟이 터졌습니다.

두 선수 역대 투수 FA 계약 총액에서 나란히 1, 2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모두 류현진도 담당하고 있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작품인데 보라스가 윈터미팅 사흘 동안 맺은 계약 액수가 내야수 렌던까지 포함해 무려 8억 달러, 9천6백억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보라스가 이들 3명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받게 될 수수료만 500억 원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뜨겁다 못해 데일 정도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류현진 선수의 계약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이제 남은 거물급 선발투수는 범가너와 카이클 류현진 정도입니다.

앞선 선수들의 계약 규모가 있기 때문에 류현진 선수 몸값도 대충 예상해 볼 수 있는데요.

애초 예상보다 30% 정도를 웃도는 1억 달러 언저리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스트라스버그와 콜을 잡지 못한 구단들, 또 그동안 눈치만 보고 있던 구단들까지 대여섯 개 구단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요.

미네소타와 토론토,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류현진에게 여전히 적극적이고요.

전력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은 다저스도 당연히 계약 후보고, 내야수 렌던을 잡았지만 여전히 선발투수가 아쉬운 에인절스도 후보 팀입니다.

최근엔 세인트루이스도 류현진 잡기에 가세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어쨌든 주도권은 이제 류현진 쪽이 잡은 게 분명하기 때문에 금액도 금액이지만 계약 기간이 처음 얘기됐던 3~4년보다 협상에 따라서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메이저리그 FA시장이 이렇게 달아오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메이저리그는 일단 30개 구단이 팀별로 돈을 쓰는 주기가 있거든요.

모았다가 필요할 때 승부를 거는 거죠.

그리고 한때 불펜 투수 인기가 있었는데 최근 3년 정도 성적을 보니까 역시 특급 선발투수가 있어야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관중은 좀 줄었지만 수익이 꾸준하고, 결국 대형 계약을 할 수 있는 총알이 있다는 거죠.

여기에 에이전트의 수완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상대적으로 국내 프로야구 FA 시장은 너무 차갑게 식은 것 같더라고요?

[기자]
네, 월척은 아니더라도 안치홍과 김선빈, 오지환, 전준우 이 정도 선수들이 준척급 FA여서 어느 정도 영입전이 벌어질 것으로 봤는데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경제 상황과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경제가 안 좋으면 우리의 경우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모기업 지원을 받는 스포츠 구단이거든요. 가장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죠.

여기에 과열된 FA 시장에 대한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고요.

6년 계약을 요구했던 오지환 선수는 LG에 백지 위임한 상태죠. 사실상 백기 투항한 셈이고요.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다른 구단들이 이렇다 할 반응이 없습니다.

결국 원 소속구단과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여서 올해 FA시장은 오랜만에 이적 없는 상태로 끝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는 것도 차갑게 식은 국내 시장과 무관하지 않겠죠?

[기자]
SK 김광현, 두산 김재환 선수가 현재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죠. 키움 김하성 선수도 해외진출을 선언했죠.

1년 뒤엔 KIA 양현종, NC 나성범 선수 등이 해외진출을 선언할 잠정 후보군이고요.

큰 무대 진출 꿈, 또 몸값이 높은 무대 진출을 원하는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거겠죠.

무엇보다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손해 볼 게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미국에 가서 성공하면 가장 좋고, 만약에 실패하고 돌아와도 받게 될 돈이 적지 않기 때문이죠.

이대호, 김현수, 박병호 같은 선수가 그걸 실제로 보여줬고요.

구단도 당장 이적료를 챙길 수도 있고, 반대할 경우 팬들의 비난이 걱정이기 때문에 안 보내 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야구 스타 선수들의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선수들 얘기 들어보시죠.

[김광현 / SK 투수 : 팀에 상관하지 않고 연연하지 않고 제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열심히 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팀에게 일단 저는 꼭 가고 싶어요.]

[이정후 / 키움 외야수 :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된다면 저도 당연히 앞에 선배들이 먼저 보여주시기 때문에 저도 꼭 해외 진출을 하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제 실력이 된다는 가정하에 있습니다.]

[앵커]
결국 국내 시장 파이를 키워야 할 것 같은데 KBO나 구단이 뾰족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동반성장'을 기치로 KBO가 여러 가지 부가가치 창출 방안도 생각하는 것 같은데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겁니다.

통합마케팅 같은 경우도 팀마다 시장 규모가 다르다 보니까 반대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도 사실 최근 관중은 줄었어요. 하지만 다른 곳에서 콘텐츠를 갖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거든요.

국내 야구는 어려워지면 그냥 긴축경영에 익숙한 구단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아직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구단 1년 운영비가 평균 300억 원 정도 되는데 이 정도 버는 것도 힘든 게 현실이다 보니까 매년 적자를 보고 있거든요.

안정적인 흑자 경영이 가능한 리그 산업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데 이해관계가 달라서 실천이 안 되고 있습니다.

[앵커]
KBO 정운찬 총재가 메이저리그의 통합 마케팅 같은 걸 도입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진전이 없나 보죠?

[기자]
정운찬 총재가 MLB닷컴을 벤치마킹해서 'KBO닷컴'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프로야구는 현재 IMF 이후 20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여집니다 야구인들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운찬 총재가 구단들 눈치 보는 그냥 '성공한 야구 덕후'에 머물지 말고 체질 개선을 위해 실천해 달라는 주문을 하는 겁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상익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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