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한 손흥민, 혹사냐? 신뢰냐?

쉬지 못한 손흥민, 혹사냐? 신뢰냐?

2019.12.12. 오후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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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최두희 스포츠부 기자

[앵커]
"결과보다는 정보를 얻었다."

"지더라도 한 골이라도 더 넣고 지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손흥민을 투입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대 3으로 진 이후, 토트넘의 모리뉴 감독이 한 말인데요.

이번 경기는 벤치에서 쉴 거로 예상됐던 손흥민 선수가 후반 20분 교체 출전하면서 혹사 논란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스포츠에 스토리를 더한 '더스포츠', 오늘은 최두희 기자와 함께 축구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손흥민의 토트넘이 뮌헨 원정에서 앞서 런던 홈에서의 2대 7 대패를 설욕하는 데 실패했군요?

[기자]
네. 주전이 대거 빠지고 1.5군이 선발로 나선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손흥민은 팀이 1대 3으로 끌려가던 후반 20분에 교체 출전해 25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결과적으로 골을 넣진 못했는데요.

그래도 두 번 정도 좋은 찬스는 있었습니다.

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 좋은 기회였지만 슈팅 타이밍을 제대로 잡진 못했고요.

후반 추가 시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는데요.

바이에른 뮌헨의 노이어 골키퍼와 완벽한 일대일 찬스에서 손흥민의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앵커]
사실 팬들 가운데 손흥민이 벤치에서 쉴 거로 생각했던 분들도 적잖았을 텐데 후반 막판도 아니고 후반 20분쯤 교체 출전했어요.

그러니까 25분 넘게 뛴 건데 그렇다 보니 팬들 사이에선 손흥민 혹사 논란도 일고 있죠?

[기자]
네. 사실 이 경기는 결과가 중요하지 않았던 경기였습니다.

뮌헨이 1위로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상태였고 토트넘은 2위로 이미 조별리그 통과가 확정된 후였기 때문인데요.

이번 경기에서 토트넘이 뮌헨에 이기더라도 순위는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모리뉴 감독도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 보니, 모리뉴 감독은 뮌헨 원정에 아예 해리 케인이나 델리 알리 같은 팀 주전 선수들을 뮌헨엔 데리고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데려갔고, 기어이 후반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밟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경기 흐름 자체가 뮌헨에 기울어졌던 상황에서 손흥민을 굳이 출전시켰어야 했나 하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요.

특히 손흥민은 오늘 경기 교체 출전으로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치른 5경기에서 모두 투입된 상태입니다.

단 한 번도 쉬지 못한 손흥민에게 체력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반대로 좋게 생각하면, 모리뉴 감독이 그만큼 손흥민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기자]
이건 경기 후 모리뉴 감독의 발언에서 짐작해 볼 수 있는데요.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투입 이유에 대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골이라도 더 넣고 질 땐 지더라도 "1대 3보다는 차라리 2대 3으로 지는 게 낫기 때문"이라고 한 건데요.

특히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골까지 만들 수 있는 선수인 만큼, 후반 교체 투입까지 강행한 것 또한 모리뉴 감독의 손흥민에 대한 신뢰가 깊다는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손흥민은 뮌헨전에서 그동안 모리뉴 체제에서 주로 뛰던 왼쪽 윙이 아닌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는데요.

모리뉴 감독이 일종의 포지션 실험을 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선수의 출전 여부는 온전히 감독의 고유 권한인 만큼, 지나친 개입은 삼가야 한다는 반론도 적진 않습니다.

[앵커]
다른 팀들 소식도 좀 알아보죠.

이탈리아 명문팀 유벤투스도 16강행 열차를 탔군요. 유벤투스에서 뛰는 호날두도 오늘 한 골을 넣었네요?

[기자]
호날두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후반 30분, 디발라가 측면을 파고들면서 깔아준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호날두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한 건데요.

호날두의 챔피언스리그 통산 129호 골로 역대 챔피언스리그 최다득점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고요.

통산 최다 130골 고지에도 이제 한 골 차로 다가서게 됐습니다.

유벤투스는 후반 추가 시간 마찬가지로 디발라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과인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레버쿠젠을 2대 0으로 누르고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경기 중간에 한 번, 그리고 경기 종료 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이나 호날두가 난입 팬을 맞닥뜨리는 불상사가 생겼네요?

[기자]
먼저 영상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후반전 경기 도중 갑자기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남성 팬이 난입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호날두는 꼭 안아주며 팬을 달래는데요.

문제는 경기가 다 끝난 뒤에 비슷한 일이 또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호날두가 상대 팀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는데요.

뒤쪽에서 호날두에게 갑자기 팬 한 명이 달려듭니다.

호날두 목덜미를 잡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호날두도 깜짝 놀란 모습이죠.

그야말로 불쾌한 감정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냈고, 아예 이 팬에게 반격하려다 겨우 참는 그런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경호원들이 제지하면서 사태가 더 번지진 않았는데요.

부폰 골키퍼가 놀라고 화난 호날두를 달래기도 하네요.

팬들의 난입이 한 경기 그것도 두 번이나 계속되다 보니, 호날두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도 브뤼헤 원정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군요.

[기자]
이 경기에서 주목할 점은 2000년대생 브라질 신성 듀오가 두 골을 합작했다는 건데요.

먼저 호드리구가 후반 8분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또 1대 1 동점 상황이던 후반 19분, 호드리구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내준 공을 비니시우스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앞서갔는데요.

결국 이들 신성 듀오를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가 브뤼헤를 꺾고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앵커]
호드리구가 2001년생이고 비니시우스는 2000년생으로 모두 2000년대 생이네요.

그야말로 '2000년대생이 온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는데 좀 더 설명해 주시죠.

[기자]
올 시즌 레알 유니폼을 입은 호드리구는 지난달 6일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원맨쇼를 펼쳤습니다.

라울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까지 세웠는데요.

'차세대 네이마르'라고 불릴 정도로 기술과 스피드를 고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호드리구보다 1년 먼저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 비니시우스는 빠른 스피드와 안정적인 드리블이 강점인데요.

두 선수는 포지션이 겹쳐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사이지만, 앞으로 클럽에서, 또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줄지 기대됩니다.

[앵커]
오늘 경기들을 끝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는데, 큰 이변은 없는 것 같네요?

[기자]
전체적으로 별다른 이변은 없었습니다.

우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을 비롯해 모두 4팀, 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팀 이렇게 두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 16강에 진출했고요.

이어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팀이 16강행 열차를 탔습니다.

특히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오늘 토트넘전까지 승리하면서 16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전 경기에서 이기며 16강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또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마찬가지로 3팀이 나왔는데요.

끝으로 프랑스 리그앙에서 2팀이 진출하면서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선 모두 유럽의 5대 리그 팀으로만 16강 팀들이 정해졌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종종 좋은 활약을 펼쳤던 네덜란드나 포르투갈 리그 팀들은 아약스와 벤피카가 떨어지는 바람에 16강 무대에선 볼 수 없게 됐는데요.

우리 선수가 뛰는 팀 가운데는 손흥민의 토트넘, 이강인의 발렌시아가 16강 진출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16강 조 추첨식은 오는 16일에 스위스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앵커]
16강 진출팀의 명단을 보다 보니깐 그래도 굳이 꼽자면 '아탈란타'라는 팀이 좀 생소한데요. 간략히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16강 진출팀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팀은 이번에 처음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한 팀이죠.

바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아탈란타입니다.

인구 12만의 베르가모가 연고지로, 그동안엔 세리에A 중하위권에 주로 머물렀던 팀인데요.

우리에겐 '빗장 수비'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가스페리니 감독 지휘 아래 수비가 아닌, 공격 축구로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팀입니다.

이 팀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그러니까 112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는데요.

이후 조별리그 첫 세 경기에선 내리 지면서 승점 0점으로 아무래도 탈락이 유력해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4차전에서 강호 맨시티에 1대 1 무승부를 거두더니 5, 6차전을 모두 이기며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16강 진출팀 가운데서도 약체로 꼽히지만, 16강 무대에서 이 팀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앵커]
오늘 얘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더스포츠' 최두희[dh0226@ytn.co.kr]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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