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막 내린 K리그...흥행도 '껑충'

영화처럼 막 내린 K리그...흥행도 '껑충'

2019.12.02.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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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양시창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양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K리그가 드디어 38라운드 모두 끝났는데 정말 어느 때보다 말도 많고 정말 화제가 있었던 시즌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흔히들 많이 쓰는데 올 시즌 K리그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날까지 역대 가장 짜릿한 승부가 쏟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8라운드, 어제가 마지막 경기였는데 우승팀을 포함해서 상위 스플릿 6팀 중 5개 팀의 순위가 어제 정해졌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은 1위 다툼 전북과 울산이 각자 다른 팀을 상대했지만, 정말 비가 오는 날. 울산 팬들 많이 울었을 것 같아요.

[기자]
영화 같은 결과라고 이미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요.

사실 최종전을 남기고 우승 가능성은 울산이 훨씬 높았습니다.

[앵커]
그렇죠. 비기기만 했으면 됐으니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북에 승점이 3점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비기기만 해도 자력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전북은 이긴 뒤에 울산의 경기 상황을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었는데요.

하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전북이었습니다.

경기 영상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꼭 이겨야 하는 전북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득점이 필요했는데요.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다가 전방 39분에 기회를 잡았습니다.

골문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는데요.

이승기의 프리킥이 날카롭게 올라갔고요.

손준호가 머리로 방향만 살짝 바꿔놓았는데 이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득점 장면은 어제 선제골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 됐습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북 같은 경우는 이기고 그리고 울산이 지기를 바랐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경기장에서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이 됐어요.

그러니까 관중들 함성 소리에 따라서 전북 선수들도 뛰면서 실시간으로 거의 상황을 전달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두 경기가 동시에 열리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발생을 했는데요.

관중들은 물론이고 전북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나 코칭 스태프들까지도 울산 경기 상황을 계속 모니터하는 장면이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관중들은 시시각각 울산 구장 상황을 휴대전화로 보면서 울산이 골을 먹힐 때마다 큰 소리로 함성을 질렀습니다.

전주 구장 상황과 관계없이 함성이 터져 나왔기 때문에 말씀대로 선수들도 포항이 이기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요.

특히 후반 중반에는 포항이 쐐기골을 넣은 소식이 전광판을 통해서 전해졌거든요.

그야말로 전주성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경기 중 팬들의 함성에 소름이 돋았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이 선수의 우승 소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동국 / 전북 현대 공격수 : 여기(전북) 와서 첫 번째 우승 이후에 이렇게 감격스럽고 감동한 게 오랜만입니다. 예견하지 못한 우승이어서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앵커]
누군가에게는 희극이지만 또 누군가한테는 비극인데 울산 경기를 보면 사실 진 것도 그렇지만 골을 먹히는 과정이 대부분 큰 실수 때문에 2골이 들어갔단 말이에요.

굉장히 팬들 입장에서 허탈할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반까지만 해도 잔칫집 분위기였다가 후반에 갑자기 초상집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결정적인 실책 장면들이 큰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전반 26분 포항의 선제골도 사실 실책이 빌미가 됐습니다.

[앵커]
이 장면이죠.

[기자]
윤영선이 송민규에게 공을 빼앗겼죠.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고 팔로세비치 슈팅을 거쳐서 완델손의 골이 터졌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보다 더 아쉬움을 남긴 건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의 실책입니다.

[앵커]
또 이 장면이죠.

[기자]
직접 스로인한 공이 어이없게도 포항 허용준에게 갔고 허용준이 비어 있는 골대로 침착하게 골을 넣었습니다.

사실 2:1 상황만 해도 울산이 한 골을 넣으면 무승부가 되는 경기였기 때문에 기회는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 장면은 승부의 추를 확실하게 기울게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울산은 결국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까지 내주고 허무하게 경기를 마쳤습니다.

14년 만에 온 기회거든요. 참 허무하게 우승 기회를 눈 앞에서 놓쳤습니다.

[앵커]
14년 전이면 아마 이천수 선수가 MVP를 받을 때 같은데 정말 안타깝게 기회를 놓쳤습니다.

동해안 더비라고 보통 하는데 울산과 포항 또 가깝잖아요.

그런데 6년 전에 이어서 이번에도 또 공교롭게 포항이 울산의 발목을 잡은 격이 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6년 전이죠. 2013년 상황이 어제도 그대로 반복이 됐습니다.

당시에도 울산은 무승부만 해도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후반 추가시간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우승이 좌절됐거든요.

김승규는 당시에도 울산의 골키퍼였죠.

당시는 포항이 역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지만 올 시즌에는 전북 우승의 신스틸러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올 시즌 울산은 유독 포항에 약했습니다.

4번 맞붙어서 1승 3패를 기록했는데요.

울산이 기록한 패가 총 5패거든요. 그중에서 3번을 포항한테 진 겁니다.

이 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겼더라도, 이겼거나 비겼더라도 어제 같은 상황이 오지 않았을 텐데 어떤 축구의 라이벌전 또 상대성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해 주는 경기였습니다.

[앵커]
거의 천적이네요, 천적.

[기자]
그렇습니다. 포항은 마지막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울산을 주저앉혔을 뿐만 아니라 다득점에서 앞서면서 대구를 5위로 끌어내리고 4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앵커]
또 관심을 끈 경기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고 다툰 서울과 대구의 경기였는데 이 경기에서 서울이 웃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과 대구는 올 시즌 K리그의 흥행을 짊어지면서 최고의 화제를 몰고 다닌 두 팀인데요.

서울은 지난 시즌 1부 잔류를 놓고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아주 험난한 여정을 거쳤죠.

잔류에 성공했는데, 올 시즌은 3위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체면을 세웠습니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1위를 위협했었거든요.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양강구도를 형성한 전북과 울산에 밀려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요.

돌풍을 일으킨 대구에 쫓기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3위도 사실 위태로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대구와 외나무다리 승부 끝에 무승부로 3위를 확정했습니다.

최용수 감독의 지도력이 평가를 받고 있고요.

또 내년 1월에 열리는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3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본선 복귀를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

대구는 최종 결과는 좀 아쉬움이 남지만 시즌 내내 대성공을 거뒀거든요.

대구를 축구의 도시로 변화시켰다 이런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올 시즌 리그 한 경기 평균 관중이 만 700여 명인데요.

서울과 전북에 이은 3위고요.

지난해 3000여 명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른바 대팍으로 불리죠. 축구 전용구장인 대구은행파크 개장과 또 경기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조광래 전 국가대표 감독이었죠. 대구FC 사장이 2년 안에 대권에 도전하겠다 이런 포부를 밝혔는데요. 꿈을 이룰지는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오늘 저녁에 K리그 시상식도 관심 있게 지켜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지금까지 스포츠부 양시창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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