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깜깜이 경기'에 피파 회장도 "실망"

'무관중·깜깜이 경기'에 피파 회장도 "실망"

2019.10.16.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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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허재원 기자 / 스포츠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허재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평양에서 있었던 우리나라와 북한의 월드컵 예선 경기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워낙 특이했던 경기라서. FIFA 회장도 실망감을 표시했다고요?

[기자]
어제 사실 굉장히 역사적인 경기였습니다. 우리 축구대표팀, 그중에서도 남자 성인 대표팀이 북한에 들어간 게 1990년 이후 29년 만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국제축구연맹 FIFA의 인판티노 회장도 전세기를 타고 북한 측의 환대를 받으면서 경기장을 찾았는데 막상 경기장에 도착해서 굉장히 많이 놀랐을 것 같습니다. 관중이 일단 한 명도 없는 월드컵 예선 경기를 FIFA 회장이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거고요. 여기에 AP 통신 평양 주재 기자조차도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했고 북한 측이 여행사를 통해서 관람객을 모집했는데 이 관람객들도 다른 종목 대회를 관람하는 것으로 돌렸다고 하죠. 그리고 역시 인판티노 회장이 경기 뒤에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FIFA 홈페이지에 올라왔는데요. 역사적인 경기에 꽉 찬 관중석을 기대했는데 관중이 전혀 없어서 실망했다. 또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당연히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생중계와 언론 취재가 무산됐다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좀 아쉬움을 표면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무관중이라는 건 벌칙성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주최국에서 관중을 하나도 안 들여보내는 건 없었던 일이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우리 대표팀 벤투 감독도 입장이 나왔습니까?

[기자]
벤투 감독이 어제 경기가 끝난 뒤에 대한축구협회 직원을 통해서 멘트가 나왔는데요. 경기 외적인 부분은 아니고 우리 대표팀이 일단 승점 3점을 얻는 데 실패한 점을 아쉽다고 한 겁니다. 벤투 감독의 소감 역시 이 축구협회 직원이 나중에서야 전해왔는데요.

주심이 경기를 너무 자주 끊으면서 중단된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선수들보다 심판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평소와 다른 경기였다 이렇게 아쉬움을 표시했고 그렇지만 앞으로도 조 1위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 이런 각오를 밝혔습니다.

[앵커]
어제 YTN이 경기 상황을 실시간 자막으로라도 전해드리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계화면은 물론이고 문자 중계조차 여의치 않은 이런 상황이라서 저날 스포츠부 입장에서 굉장히 힘들었겠어요.

[기자]
어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축구협회 직원의 말을 빌려 보면 알 수 있는데 평양에 갔었던 축구협회 직원이 하는 말로는 그 경기 전날 저녁에 열린 매니저 미팅 때도 관중이 안 들어온다는 상황을 듣지 못했다.

[앵커]
그러니까 전날만 해도 김일성경기장에 4만 관중이 들어올 것이다.

[기자]
이렇게 북한 측에서 얘기를 했다고 하죠. 그래서 전혀 우리 측에서는 무관중 경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관중석에서 대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외국인 몇 명만 있었다고 하고요. 어제 저희 YTN이 오후 5시 반부터 약 2시간 동안 상단 자막을 통해서 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는데 정말 007 작전을 방불케했습니다.

평양 현지에 간 아시아축구협회 감독관이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해서 경고, 교체 이런 상황을 말레이시아의 AFC 본부로 전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축구협회는 이런 내용을 다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서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했고요.

대한축구협회는 이걸 SNS를 통해서 우리나라 담당 기자와 팬들에게 전달을 한 겁니다. 이와 별도로 대한축구협회 직원은 이메일을 통해서 전, 후반 끝나고 경기 내용이나 사진 등을 전송해 왔는데 이게 5분 정도 빨랐다고 하죠. 예전에 파발이나 봉화, 이런 것으로 소식을 전했는데 그런 상황이 2019년에 벌어졌습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이게 2019년에 문자 중계를 하는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어제 있었던 겁니다. 북한이 이렇게 봉쇄를 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이런 와중에 어제 경기 상황 동영상이 일부 또 올라오긴 했더라고요.

[기자]
어제 제가 언급했지만 어제 관중석에 외교관들 몇 명이 관중석에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경기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자신의 SNS에 올린 게 많이 퍼지고 있습니다. 보시면 AFC와 양국 국기와 함께 선수단이 입장을 했고 지금 보시면 이후 양팀 선수들이 일렬로 서서 북한 국가와 애국가가 차례로 연주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여느 A매치와 다를 게 없었는데요. 지금 보시다시피 관중석이 완전히 텅 비어 있고 자세히 보면 관중석 군데군데 경기장 보안을 담당하는 군인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더 눈길을 끈 건 경기 도중에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한 순간을 찍은 장면이 올라온 건데요.

어제 경기 분위기가 굉장히 격한 분위기로 흘렀다고 하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하프라인 부근에서 선수들이 대치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요.

[앵커]
이게 경기 시작 전 상황이라는 거죠?

[기자]
경기 중간입니다. 그래서 그라운드 밖에서 흥분한 선수들을 자제시키는 스태프의 목소리도 들을 수가 있고 저 왼쪽 끝에 보면 북한 선수들을 좀 돌려 보내는 선수를 볼 수가 있는데 그 선수가 자꾸 왼쪽 어깨에 있는 완장을 만지는 7번 선수를 볼 수가 있죠. 손흥민 선수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베르그스트룀 대사라고 하는데요, 이름이. 영상과 함께 멘트도 달았는데 InterKorean Soccer Game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았고 이렇게 역사적인 경기의 현장에 있어서 영광이다, 양팀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도 뜻깊게 봤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앵커]
어쨌든 조금 전 보신 영상에서 보시면 선수들 간에 신경전도 상당했던 것 같은데요. 어제 어쨌든 경기 결과가 0:0이었다, 이것 말고는 지금 경기 상황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 거죠?

[기자]
오늘 오후에 선수들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면 어제 상황이 하나, 둘 전해질 것 같은데요. 일단 어제 이미 전해 드린 대로 출전 선수 명단을 보면 우리는 손흥민과 황의조 투톱을 포함해서 베스트 멤버를 모두 투입했습니다. 손흥민이 90분 풀타임을 뛰었고 후반에는 황희찬, 권창훈, 김신욱까지 차례로 교체 투입됐습니다.

그야말로 총력전이었다고 보여지고요. 북한과 우리 선수 2명씩 경고를 받았는데 상당히 치열한 몸싸움이 펼쳐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조금 치명적인 게 김영권 선수가 후반 10분, 김민재 선수가 17분에 옐로카드를 받았는데 두 명 모두 수비진의 핵심 선수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예선을 치르는 데 조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어제 장소가 김일성경기장이다 보니까 북한 선수들도 여기서 절대 지면 안 된다면서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더 치열하게 경기를 치르지 않았을까 싶은데. 우리 선수들, 이제 베이징에 도착해서 오늘 밤에 돌아오는 겁니까?

[기자]
지금 오후 현재 1시, 우리 선수들 평양에 아직 있습니다. 5시 20분에 평양에서 출발해서 베이징으로 향하고요. 베이징에 도착하면 중국에서 뛰는 김민재와 김신욱 선수를 포함해서 유럽으로 가는 해외파 선수들은 베이징 공항에서 소속팀으로 바로 복귀하게 됩니다.

나머지 선수단이 밤 9시 40분에 베이징에서 출발해서 인천공항에 새벽 0시 45분, 자정이 조금 넘어서 도착을 하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경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들이 있었는지 좀 전해질 것 같고요.

[앵커]
선수를 통해서요?

[기자]
또 어제 경기 영상도 DVD 형태로 축구협회 관계자가 직접 갖고 들어올 것이라고 하는데 평양 출발 젼에 북한이 경기 영상을 주겠다는 얘기는 일단 있었지만 이 영상이 경기 분석용인지 아니면 중계가 가능한 중계영상인지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영상이 인편으로 오기는 하는데 이게 풀 중계인지 아니면 거기서 뭔가를 뽑아내서 보내주는 것인지 이것도 와봐야 아는 거겠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허재원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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