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금메달 뒤 숨긴 눈물..."조재범이 성폭행"

심석희, 금메달 뒤 숨긴 눈물..."조재범이 성폭행"

2019.01.08. 오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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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폭행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어렵게 밝히며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심석희 선수는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재판에 나와 다시는 자신 같은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며 굳은 얼굴로 엄벌을 호소했지요.

바로 이날, 추가 고소를 했습니다.

[심석희 / 쇼트트랙 국가대표(지난달 17일) : 앞으로 스포츠판에 더 이상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어떤 이유에서든 폭행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석희 선수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심석희 선수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이던 2014년경부터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차별적으로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폭행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까지, 4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훈련과 지도가 이루어져야 할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게 심 선수 측의 진술입니다.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진 건 평창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둔 지난해 1월이었죠.

당시에는 스포츠계의 악습과도 같은, 폭행을 동반한 훈련 방식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조재범 코치는 상습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9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쌍방 항소로 항소심이 진행됐고 다음 주 월요일,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심석희 선수는 직접 재판에 나와 엄벌을 호소했던 바로 이날, 12월 17일 마지막 공판일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너무나 막대하고 앞으로도 동일·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기에,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용기를 낸 것입니다."

금메달 뒤에 얼마나 큰 상처가 있었던 것인지, 쉬이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용기 있는 고백이 빙상 위의 추악한 진실에까지 닿을 것인지,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겠습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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