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논객, 복거일에게 듣는다

보수 논객, 복거일에게 듣는다

2017.04.05. 오후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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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거일, 소설가

[앵커]
오늘과 내일 저희 뉴스인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대표적인 지성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보수논객 그리고 사회평론가, 삶과 역사를 통찰하는 소설을 써왔고 심도 있고 예리한 사회 평론을 해 온 소설가 복거일 씨를 오늘은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건강은 괜찮으시고요?

[인터뷰]
글 쓸 만합니다.

[앵커]
암 투병하셨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건강을 걱정하시거든요.

[인터뷰]
글 쓰는 것이 제 직업이니까 너무 건강에 마음을 쓰면 글 쓰는 데 방해가 되고 건강에도 좋을 거 없죠.

[앵커]
오히려 신경을 안 쓰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요즘에 그런데 신경을 안 쓰실 수가 없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심경도 편치는 않으실 것 같은데. 더군다나 보수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분이기 때문에. 어떠십니까, 요즘 심경이.

[인터뷰]
보수라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아끼고 지지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위기를 맞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할 수는 없겠죠. 위기의 본질을 잘 파악해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선생님 보시는 위기의 본질, 대한민국의 위기이기도 하고요. 또 보수의 위기인데 위기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인터뷰]
우선 한 나라가 살아가려면 외부 환경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지정학적인 조건이 중요한데 우리나라가 상대하는 북한, 그 후견인인 중국, 러시아.

대륙을 거의 다 점령하다시피 하고 우리의 유일은 우방은 가까운 곳은 일본이고 태평양 건너 미국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위험합니다. 내부적으로 분열이 되었기 때문에 분열된 게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죠.

[앵커]
외부 환경이 이럴수록 내부는 더 단합해야 되는데 지금 분열되고 있다. 어떻게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저는 대한민국의 구성원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니까 그것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면서 통합이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가장 나은 이념과 제도라는 것이 판명이 됐기 때문에 그걸 발전시켜야 돼요. 대안이 없습니다.

[앵커]
선생님 보시기에 지난 4년이죠. 박근혜 정부의 4년 동안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발전했었던 시기입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

[인터뷰]
우리가 진화라는 개념으로써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는데 크게 봐서 박 전 대통령께서 실책이 있었죠. 그것이 우리를 잠깐 머뭇거리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대세로 볼 때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앵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데 있어서는 큰 과실은 없었다고 보시는 거군요, 박근혜 정부가.

[인터뷰]
초기에 경제민주화라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놨지 않습니까. 그것이 우리 이념과 체제에 맞지 않는 공약이었거든요. 그래서 1년간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시기에 정체했어요. 경제가 지금 어렵지 않습니까. 그것이 저는 박 대통령께서 몰락하신 가장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살기 어려워지면 인심이 사나워지거든요.

[앵커]
그걸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하시는군요. 다른 많은 분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그리고 민주주의가 위협받았다 그리고 소통이 안 됐다. 이런 분들을 심각하게 느끼거든요.

그런 부분도 그것하고 연관이 돼 있는 겁니까, 아니면...

[인터뷰]
연관이 되어 있죠. 경제가 나빠지니까 민심이 사나워진다는 것은 배가 갈 때 물이 줄어드는 것 즉 민심이 줄어들면 바닥의 암초에 걸리는 겁니다. 민심이, 지지가 많으면 잘 가요.

최태민 일가의 그늘이 박 대통령을 덮었다는 것은 우리가 선거 전에 알았지 않습니까. 그게 물 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었는데 민심이 낮아지니까, 지지가 낮아지니까 충돌한 거죠.

[앵커]
그러면 이런 난국에서 이제 대한민국을 새롭게 이끌어가야 될 리더십을 우리가 뽑아야 되지 않습니까, 한 달 뒤면. 어떤 리더십이 제일 대한민국에 필요할까요?

[인터뷰]
일단은 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에 맞는 최소한도 그것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기본 조건이고 두 번째는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해서 잘 대처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하죠.

[앵커]
그런 후보들이 지금 보이십니까? 지금 어쨌건 각 당의 후보들은 다 확정됐거든요.

[인터뷰]
완전한 후보는 나오기가 힘들죠. 그러니까 그중에서 그래도 가장 나은 후보를 선택하고 그런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적다면 전략적 투표를 하고 그게 민주주의 시민들의 기본적인 태도 아니겠어요.

[앵커]
전략적 투표라고 하니까 요즘 그 얘기가 많이 나거든요. 특히 보수 유권자들이 이번에 전략적인 투표를 할 것이냐, 누구에게 할 것이냐라는 부분들을 많이 언급하는데요.

선생님께서도 보수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 첫 번째. 두 번째,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두 가지를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먼저 말씀드리죠. 전략적 투표는 합리적인 판단이니까 당연한 것이고 늘 나옵니다. 그리고 할 것이냐. 이미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갑자기 높아진 것은 우리가 보수라고 불리는 분들의 전략적 선택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선생님 보시기에는 보수 후보들, 보수 유권자들이 그런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데는 아까 말씀하신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라고 하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런 것들을 전략적인 판단, 선택을 통해서 그걸 지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인터뷰]
그렇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가장 강력한 후보인데 그분들을 놓고 아마 전략적 선택이 이루어지겠죠.

[앵커]
선생님도 지금 전략적인 고려를 하고 계신가요, 개인적으로?

[인터뷰]
늘 하죠. 그리고 안철수 후보가 결국은 부상할 것이라고 예견한 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언제부터요?

[인터뷰]
꽤 오래됐습니다.

[앵커]
오래 전부터요? 그분들은 어떤 근거로 그렇게 예측을 하셨나요, 그때?

[인터뷰]
전략적 투표를 한다고 얘기했죠. 그러니까 이렇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가장 강력한 건 누구나 인정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분께서 강력한 걸 바탕으로 해서 오른쪽으로 움직였어요.

선거 때는 좌우에서 중간으로 모이니까. 그런데 촛불집회를 계기로 이재명 시장이 왼쪽에서 갑자기 인기가 올라갔어요. 그래서 문재인 후보께서 회군을 하신 겁니다.

집안단속 해야겠다고. 단속을 하고 나니까 원래 자신이 진출하고 싶어했던 중원에 안희정 지사가 자리를 잡은 거예요.

그래서 막혔죠. 그래서 경선에서 이겨가지고 다시 오른쪽으로 돌려고 보니까 그 자리를 안철수 후보가 차지한 겁니다.

그래서 오른쪽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지지세가 확장되지 않는다는 현상이 나온 거죠. 그러니까 안철수 후보가 가로막기 때문에 같은 형국이에요.

그러니까 안철수 후보는 점점 상황이 유리해진다고 보고 그러니까 보수 세력이 내는 후보한테 표가 잠식되지 않으면 자기가 이긴다고 보는 것이죠.

[앵커]
저희가 이번 대선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마는 오늘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보수진영의 지성인 복거일 소설가 얘기를 듣고 있고 내일은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내왔던 도올 김용옥 교수한테 들을 예정입니다.

서로 다른 시각들을 들으시는 겁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정치평론가는 아니십니다마는 안철수 후보가 가운데를 선점했고 오른쪽 것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시는데 그런데 이런 딜레마가 있지 않습니까.

안철수 후보의 지금 지지기반 중 하나가 호남인데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고 그런데 그렇게 되면 문재인 후보 쪽에서 얘기하는 대로 사실상 보수 후보처럼, 보수를 대표하는 후보처럼 되면 호남이 그 지지를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인가 그러면 그 지지를 잃었을 때 지금 같은 지지율의 기반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안철수 후보는 이미 길목을 딱 잡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적극적으로 무엇을 할 필요가 없죠. 적극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보수 유권자들이니까요. 앉아 있으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략에 대해서 문재인 후보가 마땅한 전략을 내세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여쭤본 건 그런데 가만히 있다 보면 진보진영 쪽에서 있었던 안철수 지지표가 있지 않습니까, 호남으로 대표되는. 그걸 잃어버릴 수 있지 않느냐는 걸 여쭤본 거거든요.

[인터뷰]
가만히 있는데 잃어버릴 리가 있나요?

[앵커]
그건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인터뷰]
대체로 유지가 되겠죠.

[앵커]
오히려 오른쪽으로 자꾸 가려는 그런 걸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인터뷰]
그렇게 하는 것은 이치상 맞지 않지 않습니까. 되도록이면 오히려 왼쪽으로 가서 더 많은 표를 끌어모으는 것이 합리적 아니에요.

어차피 오른쪽은 자기 텃밭이니까. 지금 안철수 후보가 굉장히 유리한 지점을 차지한 겁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가 거기에 대응할 만한 전략을 찾아내기가 저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을 하죠.

[앵커]
그래도 찾는다면 어떤 전략을 하는 게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문재인 후보 쪽에서.

[인터뷰]
위기에 닥쳐서 패배가 필연적이라면 아예 안철수 후보보다 훨씬 오른쪽으로 와서 통합을 기치로 내걸어가지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걸맞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되겠죠. 하나의 베팅을 하는 거죠.

[앵커]
예컨대 어떤 공약을 내걸면 그게 움직일 수 있을까요, 마음을?

[인터뷰]
지금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이 안보 문제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그 문제가 나올 때마다 얼버무렸거든요.

그거에 대해서 고해성사하고 잘못됐다고 하고 그럴 가능성이 있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앵커]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아까 그래서 촛불집회 얘기도 하셨었는데요. 혹시 태극기집회도 나가보셨습니까?

[인터뷰]
태극기집회 안 나갔습니다. 저는 글 써야죠.

[앵커]
글 쓰셔야 되니까요.

[인터뷰]
네. 태극기집회에 나간 분들의 의사를 제 나름으로 대변하는 글을 열심히 썼습니다.

[앵커]
생각은 같으신 겁니까, 태극기집회에 나가는 분들하고.

[인터뷰]
태극기집회에 대해서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안 한 것은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절차상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나간 겁니다.

촛불 쪽에서는 탄핵을 하라 이렇게 요구를 한 거거든요. 태극기집회에서 주류는 그런 얘기를 안 했습니다.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라 그랬거든요.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을 공정하게 진행하지 않은 것이 큰 문제입니다.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절차적으로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건 어떤 부분을 지칭해서 말씀하시는 건가요?

[인터뷰]
소추서가 헌법재판소에 닿아가지고 주심재판관이 결정된 뒤에 이분이 한 첫마디가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사전에 나온 얘기를 무시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어서 따라서 형사소송 절차만이 아니라 민사소송 절차도 따르겠다고 하셨어요. 이건 법을 위반한 겁니다. 헌법재판소법에 형사소송을 따르도록 돼 있어요.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은 본질이 다릅니다. 형사소송은 국가가 절대적 권력으로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박탈하려는 시도예요.

당연히 힘이 약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특권이 많이 부여됩니다. 피고인이 특권을 누려요. 그러니까 그런 상황을 보면 주심재판관께서 박근혜 피고인에게 형사소송에서 허용되는 특권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거예요.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많은 문제가 나왔습니다.

[앵커]
촛불집회 민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인터뷰]
저는 건강하게 봤어요. 언론에서 퍼진 얘기를 가지고 반응을 안 한다면 이상하잖아요. 그러니까 힘이 넘치니까 그것이 밖으로 나오죠. 젊은층이 나왔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분들의 판단이 다르고 또 나중에 역사가 잘못됐다고 판단할 수는 있어도 뭐가 잘못됐다고 했는데 그냥 앉아 있지 않고 거리로 나온다는 건 건강한 징조죠.

[앵커]
우리 사회가 대한민국이 5월 9일 대선 지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그러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어둡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그렇게 치유할 수 있는 기회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절차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온 판결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응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좀 아쉽죠.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일단 판결을 내리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새롭게 출발하자는 게 우리 사회의 원리거든요.

판결이라는 게 무조건 승복해야 됩니다. 속에서 도저히 승복을 못해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공식적으로는 받아들여야겠죠. 힘은 들겠지만 그래도 한데 뭉쳐서 나아가야겠죠.

[앵커]
선생님이 대체역사라고 하는 가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일. 그런데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그런 소설, 비명을 찾아서도 그런 소설이었고요.

이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날, 그날 이렇게 됐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가상의 상황을 짧은 소설이라고 하나요.

그걸 쓰셨던데 어떤 마음으로 쓰신 거고 이렇게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그걸 소개해 주십시오.

[인터뷰]
지도자는 늘 보통 사람보다 비범하게 행동을 해야 됩니다. 자리가 높으니까. 그러면 자기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 나왔을 때 그래도 국민들이 기대하는 그러한 행동을 해야 되겠죠.

그건 일단 승복한다는 표시를 하고 그리고 청와대에 오래 머무시면 안 됩니다. 미적거린다는 인상을 주잖아요. 그러니까 통보를 받자마자 청와대에서 나오셔야죠. 그런데 그것이 좀 아쉬워서 제가 소설을 썼습니다.

특히 중요한 건 청와대에서 걸어나오셔야 됩니다. 국민들에게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거든요. 검은차 타고 나오시면 안 돼요. 이승만 대통령께서 4월혁명 뒤에 나오실 때 걸어나오셨습니다.

차는 뒤에 따라오고 종로까지 나오셔서 그때 본 분들이 그래요. 다 환호했어요. 그리고 손 붙잡고. 이화장까지 걸어가신다고 고집하셨는데 안 그래 가지고 차를 타셨죠. 중요합니다.

그게 쇼맨십이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그런 지도자를 원하거든요. 그게 좀 아쉬웠죠.

[앵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읽는 지도자가 필요할 테고 보수 논객이시니까. 지금 보수에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하다 못해 전략적인 선택을 고려해야 될 정도로 보수의 지도자가 있느냐, 차세대라도.

그리고 다음 대선에는 내세울 후보가 있느냐. 선생님 눈에는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까?

[인터뷰]
저는 원희룡 지사를 좋아합니다.

[앵커]
갑자기 특정인의 이름이 직접 나와서 좀 당황스럽기는 합니다마는 원희룡 지사요.

[인터뷰]
안 나오셨잖아요.

[앵커]
왜 좋아하십니까?

[인터뷰]
제주도 잘 하고 제주도 잘 이끌고 그리고 유연성이 있어요. 그리고 딱 한 분인데 그 한 분에게서 상당히 사람에게 친근감을 주는 게 있더라고요. 정치가 중에 친근감 있는 사람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성품입니다, 사람도요.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이번에 부상한 건 그런 걸 많이 터득했잖아요.

[앵커]
그런 걸 터득한 것 같습니까, 안철수 후보가?

[인터뷰]
네. 저는 안철수 후보가 저번에 패배하고서 실의에 빠지고 지지율이 안 오르고 했을 때 그냥 무너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걸 딛고 일어섰잖아요.

그러니까 배우는 겁니다. 정치라는 것이 흥망성쇠가 무상하다는 것도 배웠고 그다음에 자기가 약점이 무엇인가를 배웠고. 그래서 대통령이 되면 잘 할 분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대통령이 되면은 다시 배워야 됩니다.

부통령을 한 분도 대통령이 되면 당황해요. 책임이 크고 자기가 예전에 갖지 못한 정보들을 갖게 되고 그리고 원체 상황이 바쁘게 돌아가니까 지식을 빨리 습득하지 않으면 대처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은 배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분이 되는 것이 하나의 조건이 아닌가 싶은데 안철수 후보는 이번에 짧은 과정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분이라는 걸 보여줬어요. 저는 거기에 기대를 겁니다.

[앵커]
지금으로서 제일 유력한 주자는 문재인 후보인데요. 지금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고요, 현실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문재인 후보가 가진 장점, 이런 점은 잘할 것이다 하는 것도 생각해 보신 게 있습니까?

[인터뷰]
위기에 몰렸을 때 그러니까 코너에 몰린다고 하죠. 잘 빠져나와요. 그건 중요합니다.

저는 레이건 대통령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큰 잘못이라 다른 정치인 같으면 치명적이 될 수 있는데 묘하게 잘 빠져나오거든요.

그래서 레이건 대통령을 테프론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문재인 후보에게도 그게 적용되는 것 같아요.

말을 자주 바꾸시잖아요. 그런데도 별로 그게 흠이 안 돼요. 그래서 작은 나라의 지도자는 그와 같이 어려운 구석,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도 잘 빠져나올 수 있는 그런 능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건 문 후보에게서 제가 찾은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앵커]
지금 우리나라가 말씀하신 작은 나라, 과거 구한말 때와는 비교할 수는 물론 있습니다마는 그때처럼 미, 중, 러 4강들한테 둘러싸여서 게다가 지금은 또 북한이라는 변수가 생겼고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반도 정세인데 선생님이 바라보시는 한반도 정세의 내일. 한반도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다는 전망은 어떤 겁니까?

[인터뷰]
우리 자체의 힘으로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것은 결국 중국과 러시아, 미국에 달렸죠. 그러니까 며칠 있으면 회담도 되니까 거기서 결과를 보면 조금 더 가늠할 수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래요.

결국 우리가 이렇게 좌우 분열이 심하면 제대로 능동적으로 좋은 전략을 고를 수 없다는 겁니다.

[앵커]
예컨대 중국한테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사드 보복하는 중국한테.

[인터뷰]
사드 보복은 우리가 초래한 면이 커요. 중국에서 애초에 시비를 걸 때는 그냥 던져본 겁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늘 그렇게 던져봅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에게 먹혔어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외교부장이라는 낮은 실권이 전혀 없는 사람이 얘기를 했다가 먹힐 것 같으니까 시진핑 주석이라는 절대적 권력자가 나선 겁니다.

이제는 그분의 체면이 걸린 거기 때문에 우리는 당분간 그 보복을 받아야 됩니다. 우리가 미리 단결해서 사드는 미군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문제니까 동맹국의 군대한테 우리가 무기를 선택해가지고서 이건 들여와도 되고 안 들어와도 된다고 할 수 없다.

중국에 대해서 간결하게 강력하게 얘기했으면 끝나는 겁니다. 그걸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됐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의 시민적인 단결력을 확보하고 강대국에게 할 말 다 하면 돼요.

그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그 점에서 우리가 이번에 반성할 점이 크죠.

[앵커]
미국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미국은 꽤 다른 나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미국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우리나라가 미국 덕분에 독립을 했고 미국이 지원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생긴 거 아닙니까. 6.25사변 때 우리가 미국 덕분에 살아남았잖아요.

경제 부흥도 실은 미국의 원조로 지탱된 거 아닙니까. 지금도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 미국이 도와줘요.

그러면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고마워해야 될 텐데 거기에 대해서 반미 감정이 큰 상황은 우리 스스로 자해하는 거죠.

그러니까 미국에 대해서는 우리가 세계 제일 가장 강한 국가라는 것 외에 우리에게 잘해 주고 필요한, 앞으로도 영원히 필요할 국가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돼요.

그리고 지지를 얻어야 되죠. 그게 이승만 대통령께서 20년, 25년 동안 미국에서 독립운동하실 때 늘 내세우고 추구한 외교전략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조선을 잊지 않는 한 조선에 희망이 있다.

미국 사람들이 조선을 잊는 순간 우리나라는 독립할 길이 없다는 것을 그분이 늘 주장했거든요.

[앵커]
북한은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김정은 정권은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김정은 정권도 그래요. 거기는 중국의 양해와 미국의 자제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늘 강경한 길로밖에 갈 수가 없어요. 그래야 자기들의 패가 강해니까. 북한 정권도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앵커]
계속해서 강대강 대결로 나갈 것이라고 보시는군요.

[인터뷰]
그렇죠. 독재자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거든요.

[앵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됩니까, 우리는?

[인터뷰]
해 온 대로 하면 돼요. 미국의 지지를 얻고 일본과 협력해서 중국에 대해서는 도덕적으로 북한을 돕는 것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계속 강력하게 제기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 그러면서 북한을 제재 속으로 몰아넣은 뒤에 그다음에 북한 정권에게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하면 되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YTN 뉴스인이 마련한 특별기획 오늘은 보수진영의 논객 복거일 소설가, 작가에게 들었고요. 내일은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내는 도올 김용옥 교수에게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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