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새품격 '제로톱'

축구의 새품격 '제로톱'

2012.07.0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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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유로 2012'에서 최대 화제는 스페인이 선보인 '제로톱 전술'이었습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 포항도 제로톱 전술을 적용한 후로 승승장구있죠.

요즘 축구계의 가장 핫한 전술 '제로톱'에 대해서 '즐겨야 이길 수 있다'에서 정리 해 봤습니다.

제로톱 전술이란 전문 공격수를 두지 않거나 미드필더를 '가짜 공격수'로 위장 배치한 4-6-0 포메이션을 말합니다.

스페인은 제로톱 전술로 유로2012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4대 0으로 대파했습니다.

사상 첫 유로 2연패이자 월드컵 우승을 포함한 메이저 대회 3연패의 신기록입니다.

스페인의 비밀병기 ‘제로톱 전술’은 상대 공격을 초반에 봉쇄하는 ‘원천 봉쇄’의 수비 전술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의 델보스케 감독은 전문 스트라이커를 활용하지 않고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실바 등 뛰어난 미드필더를 이용해 이탈리아의 피블로를 차례로 막았습니다.

후반 13분에는 첫 골을 넣은 다비드 실바를 대신에 공격수 페드로가 투입했고, 후반 29분에는 '가짜 9번' 역할을 맡았던 파브레가스를 대신해 '진짜 9번' 토레스가 투입했습니다.

그 이후 두 골이 더 나오면서 제로톱 전술은 스페인에게 유로2012 우승컵을 안겨줬습니다.

제로톱 전술은 유로2012에서 처음 나온 전술이 아닙니다.

이미 세리에A의 AS로마가 2005-2006시즌 선보인 적 있었습니다.

또, 맨유의 퍼거슨 감독도 한때 이 전술을 차용해 짭짤한 재미를 본 적도 있습니다.

루니, 호날두, 테베스를 수시로 공격과 미드필더를 넘나들게 해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장악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광래 감독도 대표팀에 제로톱 전술을 도입하려다 후반 체력저하라는 약점만 드러낸 채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는 제로톱의 성공적인 모범 사례입니다 동료 미드필더진과의 유기적인 패스 그리고 위치 변경!

또, 찬스를 만드는 창의적인 플레이까지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진을 보유한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K리그 포항도 최근 ‘제로톱’을 선언했습니다.

포항의 제로톱은 궁여지책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나마 골을 터트려주고 있던 지쿠와 아사모아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조찬호와 김진용 등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오래입니다.

원톱으로 나설 선수가 바닥나자, 공격수를 투입하지 않는 황선홍식 제로톱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포항은 지난달 17일 치른 서울전에서 처음으로 제로톱으로 1대 0 승리했습니다.

그 뒤로 황 감독은 제로톱으로 승부를 건 4경기에서 3승 1패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제로톱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 준 경기는 지난 1일 열린 수원전이었습니다.

포항은 강팀 수원을 5-0으로 대파하는 이변을 만들어냈습니다.

수원이 창단 이후 K리그에서 당한 최다 점수 차 패배였습니다.

포항은 이 경기로 하위권에 처져 있던 순위가 상위 스플릿으로 분류되는 8위까지 껑충 올라섰습니다.

같은 제로톱이지만 스페인은 제로톱 패스 위주의 점유율 축구를 구사합니다.

반면 k리그 포항은 속도 위주로 템포를 살리는 플레이를 하는 한국식 맞춤 제로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축구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패싱게임의 정점인 제로톱 전술!

한국형 제로톱 전술의 가능성!

주목 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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