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서 먹는 끼니 '자리끼'

잠자리에서 먹는 끼니 '자리끼'

2017.09.26. 오전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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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 어머니는 주무셔?

아내 : 응. 방금 잠드셨어.

남편 : 자리끼는 챙겨드렸지?

아내 : 어머, 내 정신 좀 봐. 여기다 두고. 자리끼 챙겨드려야겠다.

[정재환]
요즘 친구들은 자리끼라는 말이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조윤경 씨는 들어보셨나요?

[조윤경]
아니요~ 저도 요즘 친구들이라 들어봤을 리가 없죠.

[정재환]
하하~ 요즘 친구들인 척하시는 것 같군요.

아무튼, 말이죠. ‘자리끼‘란 자다가 깨서 마시기 위해 잠자리 머리맡에 준비해 두는 물을 말합니다.

[조윤경]
맞습니다. 저희 할머니도 자리끼를 꼭 머리맡에 두고 주무셨죠.

[정재환]
아니, 자리끼를 모른다면서요?

[조윤경]
제가요? 그렇게 얘기했었나요? 하하~

그것보다 저는 자리끼가 어디서 나온 말인지 더 궁금합니다.

[정재환]
‘자리’는 ‘잠자리’의 준말이고요. ‘끼’는 한 끼,두 끼 할 때의 끼로 ‘끼니’의 옛말입니다.

[조윤경]
아하~ 그럼 잠자리에서 먹는 끼니라는 뜻으로 풀이가 되는데요. 물도 끼니가 되나요?

[정재환]
네, 물도 끼니처럼 새벽녘 쓰린 속을 달래주기도 하고, 목이 마를 때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음식으로 여겼던 거죠..

[조윤경]
그렇군요. 그런 뜻이 있었네요. 그런데 옛날에는 왜 물을 머리맡에 두었을까요?

[정재환]
예전에는 부엌이 멀리 떨어져 있었고요.

전기도 없어서 밤중에 물을 마시러 부엌까지 가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자리 머리맡에 물을 준비해뒀다고 하죠.

[조윤경]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자리끼’입니다.

[정재환]
잠자리의 준말인 ‘자리’와 ‘끼니’의 옛말인 ‘끼’가 합쳐진 말로 자다가 깼을 때 마시기 위해 잠자리 머리맡에 준비해 두는 물을 말합니다.

[조윤경]
어머니가 매일 밤 할머니 자리끼를 챙겨주시던 게 기억나네요.

[정재환]
그렇죠. 자리끼는요. 예전 집안 어르신을 챙겨드리던 자식들의 효심을 보여주는 낱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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