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슬픔, '억장(億丈)이 무너지다'

극심한 슬픔, '억장(億丈)이 무너지다'

2016.10.03.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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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남편을 잃은 후 밀양으로 이사 온 여자, 힘든 일을 잊고 이곳에서 새롭게 정착하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삶의 기쁨이었던 아들이 유괴당하는 일이 벌어지는데요. 

처절한 애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들이 시신으로 발견되자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조윤경] 
이럴 때, '억장이 무너지다'만큼 딱 맞는 표현이 있을까 싶습니다.

극심한 슬픔 때문에 가슴이 몹시 아프고 괴롭다는 뜻인데요. 

오랫동안 공들여온 일이 아무 소용없이 되어버리거나, 견디기 어려울 만큼 절망적인 상황일 때 쓰는 표현입니다. 

[정재환]
'억장이 무너진다' 대신에 '가슴이 무너진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렇다면 이 억장은 가슴을 뜻하는 걸까요?

[조윤경]
아닙니다. 억장(億丈)은 본래 한자인 억장지성(億丈之城)의 줄임말입니다. 

[정재환]
억장지성(億丈之城)이요? 어렵네요. 무슨 뜻이죠?

[조윤경]
'억'은 숫자를 뜻하는 말이고, '장'은 길이를 재는 단위로 1장은 10자에 해당되는데요. 

억장지성(億丈之城)을 풀이해보면 '아주 높게 쌓은 성'이란 뜻입니다. 

[정재환]
아하~ 그러니까 '억장이 무너진다'는 것은 '억장이나 되는 높은 성이 무너진다' 이런말이군요.

[조윤경]
애써 쌓은 성이 무너지는 엄청난 일이 발생하면, 사람은 극심한 절망과 슬픔에 빠지게 되는데요.

그때 겪는 비통한 상태를 표현한 말입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억장이 무너지다'입니다.

[조윤경]
견디기 힘든 슬픔과 절망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괴롭다는 뜻인데요. 

높은 성이 무너지는 것만큼 엄청난 일이 벌어져, 마음이 고통스럽다는 의미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태풍이 북상하면 우리 농가의 피해가 만만치 않죠.

한 해 동안 재배한 농작물의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농민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조윤경]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이겠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농가마다 태풍 피해에 단단히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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