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은 본래 '무당'을 의미하는 말?

'단골'은 본래 '무당'을 의미하는 말?

2016.10.03. 오전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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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유난히 손님이 많은 가게, 도대체 뭐가 다르길래 장사가 잘되는 걸까요?

손님: 안녕하세요~ 복숭아 한 봉지 주세요~ 
사장님: 어머니가 복숭아 알레르기 있지 않아요? 
손님: 아 맞다. 어쩜 이리 잘 아세요? 기억력도 좋으시다니까.
사장님: 포도가 아주 달아요. 저 믿고 한 번 사 봐요. 손님 오셨으니까 하나 더 드릴게요. 여기요.
손님 : 내가 이 맛에 여기 온다니까~ 

[정재환] 
비결은 바로 사장님의 단골 관리였네요. 

여러 번 찾은 손님은 꼭 기억하고, 푸짐하게 챙겨주는데요.   

손님들도 믿고 살 수 있어서 대만족입니다. 

[조윤경] 
네. 이렇게 늘 거래하는 손님이나 정해놓고 가는 장소를 '단골'이라고 하는데요. 

본래 '무당'을 의미하는 말로 18세기 문헌에 처음 등장합니다.  

[정재환]
그래요? 무당을 의미해요? 짐작도 못 했네요.

[조윤경] 
무당에는 신이 내려서 된 '강신무(降神巫)'와 부모로부터 무당의 신분을 물려받은 '세습무(世襲巫)'가 있는데요.

강신무(降神巫)는 북부지방, 세습무(世襲巫)는 남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남부 지역인 전라도에서 세습무(世襲巫)를 '단골'이나 '단골레'라고 불렀습니다. 

[정재환]
그런데 무당을 뜻하는 '단골'이 왜 '자주 찾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게 됐을까요?

[조윤경]
전라도의 세습무(世襲巫)인 '단골'은 찾아오는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점쳐주거나 굿판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손님들은 특정 '단골'을 정해놓고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정재환]
아하~ '단골'이라고 불렸던 '무당'을 정해놓고 찾는 풍속에서 나온 말이군요.  

[조윤경]
맞습니다. 역시 이해가 빠르시네요. 

세월이 흐르면서 '무당'이란 의미는 빠지고 점차 정해 놓고 찾는 곳, 자주 찾아오는 사람이란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단골'입니다.  

[조윤경]
정해놓고 자주 가는 장소나 거래하는 손님을 뜻하는데요.

과거 전라도의 세습 무당을 가리키는 말로, 특정 무당을 정해놓고 찾아가는 풍습에서 유래됐습니다. 

[정재환] 
사업이 번창하기 위해선 단골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요. 

원리는 단순합니다.  

[조윤경]
한 번 찾아온 고객을 기억하고 항상 친절하게 대하기. 눈에 띄는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론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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