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스페셜] 2015 농어촌 희망 프로젝트 '농비어촌가' : 농어촌, 은빛 희망을 품다

[YTN 스페셜] 2015 농어촌 희망 프로젝트 '농비어촌가' : 농어촌, 은빛 희망을 품다

2015.11.21.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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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농어촌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농어촌 고령화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을 예방하고 또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한 시기 농촌 고령화의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찾아본다.

강원도 횡성군에서는 보건소, 복지회관 등 지역 내 의료, 복지 시설을 한데 모은 종합보건복지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이곳에서는 노인 대학의 노래 수업이 열린다.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주 1회 지역 내 총 10곳의 복지회관에서 노인 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노래교실과 웃음치료, 건강 강좌, 미술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각종 문화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지역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선물하는 것이 목적이다.

[손옥자 (75세)]
"오늘 만든 건 약장으로 쓰려고요. 약을 많이 먹잖아요. 나이가 들었으니까."

[이정순, 횡성종합보건복지타운 강사]
"일단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하시고, 아무런 생각 없이 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하세요. 그리고 예전에 안 해보셨던 거니까요."

횡성군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지역 전체 인구의 약 24%.

하지만 이는 농어촌 전체의 고령화 상황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치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

하지만 농촌 지역은 지난 2010년부터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도시 지역에 비해 약 20년가량이나 앞서있다.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우선 소득 측면에서는 국민 기초생활보장이라든지 국민연금 등의 사회 보장의 혜택을 전혀 못 받는 경우가 많고, 보건 의료 측면에서는 농촌이 도시보다 거의 한 20년 앞서서 초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니 보건 의료비 이런 것들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고, 만성 질환도 많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낡은 주택을 보수하거나 부서진 곳을 수리하는 것도 노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충청남도 서천군은 LH 공사와 함께 65세 이상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령자용 보금자리 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총 107세대. 독거노인과 2인 가구 노인들 중 경제 사정이 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공개 공모를 통해 입주자를 결정했다.

[김기순 (69세), 고령자 보금자리 주택 입주자]
"개인주택에서 살 때는, 뭐가 고장이 나도 우리가 고칠 줄을 모르니까 항상 수리 업자를 불러야 하잖아요. 관리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그런 문제가 없잖아요. 관리사무실에서 다 해주니까."

임대료 측면에서도 부담을 줄였다.

700만 원대의 보증금에 월 임대료는 7만 원 선 사망이나, 전출 등의 사유가 없으면 무기한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김기순, 류현곤 씨 부부에게 고령자용 주택단지에 입주는 삶의 새로운 활력을 준 계기가 되었다.

[이명근,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기조실장]
"고령자분들이시다 보니까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하시는 것이 좋겠다. 공동 주택에서 주거 생활을 영위하시면서 문화 및 여가 시설은 노인 복지관을 이용해서 여가 시설,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한 문화시설을 이용하시고요."

고령자용 주택과 노인복지회관, 병원과 요양시설까지 노인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있는 곳.

단지 내 거주자뿐 아니라 서천군 지역 내의 노인들이 모든 복지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인 통합 복지 타운이다.

특히 마을 내 노인 복지관은 각종 복지 서비스와 교육, 건강관리 시설 등을 철저히 갖춰 지역 노인 복지 서비스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무료다.

[한춘자 (76세)]
"주택 환경이 좋고요. 몸이 아프면 병원과 요양원이 있고 또 복지관에 나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배울 수 있고..."

[백윤기 (75세)]
"노인이 (이런 곳에) 와서 하루 소일할 것이 있다는 게 제일 좋은 거죠. 다른 데 가 봤자 그렇잖아요. 그런데 자기 취미대로, 여기에 오면 여러 가지 과목이 많아서 자기 취미대로 뭐든지 할 수가 있어요."

취미 여가 지원, 평생교육, 건강 생활 지원 등 복지관에서 연중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수는 약 140 개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400여 명에 이른다.

[류현곤 (72세)]
"우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요. 또 그림을 하나하나 그리면서 성취감이 생기고, 존재감이 생겨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존재감이 생겨요."

마을 내에 위치한 노인 요양 병원 이곳의 직원 중 약 90명가량은 입원 환자와 개별적으로 일대일 결연을 맺고 있다.

최근 이 노인병원은 지역사회 봉사단체, 학교와도 연계해 병원 직원들만 참여했던 결연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봉사자들은 정기적으로 노인들을 찾아와 식사를 돕고, 대화를 나눈다.

질병으로 인해 노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고립감과 고독감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내 봉사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이다.

[이명근,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 기조실장]
"복지의 수요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거든요. 그런데 정부 예산의 규모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노인 요양 병원과 요양 시설은 수익이 날 수 있는 기관이에요. 그 수익을, 복지관이라는 곳은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보니까 그런 기관에 선순환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늦가을 아침부터 낙엽 청소가 한참인 한 농촌 마을 이곳은 거주 주민 모두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주민 모두가 65세 이상이지만 마을 분위기는 비교적 활기차고 건강하다.

이곳은 바로 군에서 운영하는 주민 주도형 건강 증진 마을.

주민 스스로 생활 습관과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 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지자체나 보건소에서 각종 건강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은 후, 스스로 건강 개선 모임을 조직하고 활동한다.

매주 3회씩 열리는 기체조 모임이 가장 인기다.

[김미정, 함안군 건강증진담당]
"결국 지역 주민들은 스스로 변화해야 하거든요. 우리가 다가가서 뭔가를 해주는 것은 그냥 도와주는 것이고 동기부여거든요. 그런데 결국에는 본인들이 해야 하는 것이죠."

산책 모임, 걷기 동아리 같은 간단한 형태의 자조모임들은 모두 주민들 스스로가 운영하고 있다.

노인층에게 새로운 취업 기회를 주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외감, 고독감 같은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손맛 사업단. 이름 그대로 노인들의 '손맛'을 살려 수익활동에 연계한 사업이다.

주 3회. 총 4시간을 근무하는 노인 직원들.

만두나 떡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돈을 버는 것만큼 일하는 기쁨도 크다.

매출이 일정하지는 않기 때문에 일단 매달 30만 원씩의 고정적인 급여를 받고, 남은 수익이 있으면 연말에 정산하여 직원 수대로 나누어 가진다.

[이은애, 횡성종합보건복지타운 사무국장]
"농촌 어르신들은 평생 농사를 지어오셨잖아요. 그러다 보니 연금이나 이런 것들이 별로 없으시고, 현금이 없으세요. 그러다 보니 기초 노령 연금 받는 것 외에는 현금 수입이 거의 없으신데 자녀들한테 손 벌리기는 또 미안해하시니까 노인 일자리를 통해서 이십만 원에서 삼십만 원 정도의 수입이지만 그걸 통해서 자녀들에게 당당하게 용돈 달라는 말을 안 하고 생활하실 수 있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 건강해질 수 있는 그런 일자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 농촌은 현재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사회적 안전망과 노인 복지 시스템을 튼튼하게 세우는 중이다.

우리의 농어촌이 고령화의 파도 앞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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