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스페셜] 2015 농어촌 희망 프로젝트 '농비어촌가' : 다문화, 희망을 쓰다

[YTN 스페셜] 2015 농어촌 희망 프로젝트 '농비어촌가' : 다문화, 희망을 쓰다

2015.10.2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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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80만 시대.

이제 한국은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

다문화가족의 성공적인 농촌 사회 정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한 시기 농어촌 다문화의 오늘을 만나본다.

매주 금요일 이곳에서는 국적 취득을 준비하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부이치 하이밍(베트남), 사회통합교육 수강생]
(어디 아파?)
"점심시간에 스파게티를 먹었더니 소화가 잘 안 되네."

한국어 수업은 총 4단계로 진행된다.

[부이치 하이밍(베트남), 사회통합교육 수강생]
"재미있어요.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제니퍼(필리핀), 사회통합교육 수강생]
"6개월 공부를 하다가 임신을 해서 그때부터 공부를 못 했어요. 이번에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지금은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결혼 이주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의사소통이다.

[정연화, 고창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 이민자분들이 한국에 오시면 원래는 2년이 지나면 국적을 딸 수 있게 되어있어요. 그렇지만 한국어가 안되거나, 아니면 가정의 여건이 받쳐주지 않으면 국적을 따고 싶어도 못 따는 친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국적을 용이하게 딸 수 있도록 하는 법무부의 교육이 사회통합교육입니다. 그래서 국적을 딸 때 뭔가 추가 점수를 받을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결혼 이민자분들이 좋아하십니다."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약 이백여 개.

이곳에서는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자녀 발달 지원 교육, 다문화 강사 교육, 봉사활동과 자조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평을 받고 있다.

2015년 현재 국내의 다문화가족은 약 82만 명.

그 가운데, 자녀 숫자만 약 20만 명에 이른다.

다문화가족은 이제 농어촌지역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농촌 지역 사회를 유지하고 활력을 증진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요. 농업 후계 인력 역할을 담당하고, 미래의 후계 인력을 양성하는 그런 역할도 하죠. 그다음에 다문화 가정의 결혼 이민자들이 여러 국가에서 왔는데 그런 측면에서 한류를 확산시키고 수출을 증대시키는 이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네팔에서 온 딜 쿠마리구릉 씨.

결혼 5년 차에 접어든 이주여성이다.

결혼 전에 미리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문화를 익히며 나름대로의 이주 준비를 했던 딜 씨.

하지만 그녀가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고부갈등도, 의사소통 문제도 아니었다.

[딜쿠마리구릉(네팔), 결혼 이주 여성]
"처음에 공장 같은 곳에서 몇 개월 정도 일을 했어요. 거기 가니까 사람들이 반말 같은 거 많이 하는 게 안 좋았어요. 그래서 그만뒀어요.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고 다 좋은데 한 가지 안 좋은 점이 다른 나라에서 오면 다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점 그거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경제적으로 상황이 열악한 이런 경우가 많고 각종 사회보장제도도 혜택을 못 받고있는 그런 실정이고요.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언어, 의사소통의 문제라든지, 문화적 차이 이런 문제 때문에 부부 관계라든지, 고부 관계, 그다음에 자녀 양육이라든지 이런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생기고 있죠."

다문화가족이 정착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는 다양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

최근에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 적응과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산후 산모조리사 교육, 퓨전 요리 전문가 양성 등 차별화된 직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전문직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안나경, 당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현재 결혼 이주 여성들의 취업처가 단순 노무직에 집중되어 있고요. 해체 가정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 이주 여성들이 자녀 부양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요. 그래서 맞춤형 전문 취, 창업 교육을 통해서 결혼 이주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자립과 독립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교육을 끝내면 취업과 창업까지 연계한다.

결혼이주여성 개개인의 출신 국가, 소질,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이른바 맞춤형 직업 교육이다.

[레티하 (베트남), 취업 교육 수강생]
"많이 팔았어요. 나중에 가게 같은 거 하면 잘할 것 같아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주로 사회성 부족과 학교 내 따돌림.

다문화가정과 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학교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문화적 차이와 편견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자녀 발달 지원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고창군에서는 다문화 어린이 축구단을 운영해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운영 2년째. 현재 다문화 아동과 비 다문화 아동의 비율은 칠 대 삼 정도다.



[김 제임스(필리핀), 다문화가족]
(이름이 뭐예요?)
"김 제임스요. 필리핀에서 태어났어요."
(저 친구의 엄마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잘 모르겠어요. 다문화가정이 아닌 친구도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비 다문화가정 친구들이) 있기는 해요."

다문화 아동은 자신감과 사회적응력을 키우고, 비 다문화 아동은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대한 유연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신동운, 모로모로 축구단 감독]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비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처음에는 많이 서로 가깝게 지내지 않았어요. 근데 이 운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더 가깝게 됐고 아이들의 성격이나 모든 것에 변화가 많이 왔습니다. 성격도 밝아지고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과정이 너무나 좋아졌어요."

아이들은 협동과 조화의 중요성을 몸으로 익힌다.

친구의 엄마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전북 완주에서는 직업교육과 사회 봉사활동을 함께 연계해 결혼이주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지역 사회 적응을 동시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왕팅팅(중국), 한울터 봉사단]
"보통 한국 분들은 결혼이주여성이라고 하면 혜택을 많이 받는다는 시선으로 보는데 근데 우리는 혜택만 받는 게 아니라 한국의 소외 계층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거예요."

매주 금요일 이곳의 결혼이주여성들은 마을 기업에서 빵이나 쿠키를 만들어 지역 내의 보육원이나 복지관을 방문한다.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김나연, 완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 이주 여성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인식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국으로 시집을 왔고 한국 남성들은 어려운 환경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과 결혼을 했다고 하는 좀 부정적인 시각들을 갖고 있다가 다문화가정 엄마들이나, 가족들, 자녀들과 어울리고 나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끝내고 나서 보면 그런 인식들이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각 지자체들은 해마다 지역 내 다문화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다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은 물론, 그 자녀와, 시부모까지 다문화가족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기영, 함평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기는 시골이잖아요. 농촌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이런 행사를 하면 결속력이 생기더라고요."

고부갈등과 가정폭력 등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문화가정 내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내 다문화가정들의 소속감도 커지고 있다.

[윤현숙, 다문화가족]
"처음에는 말이 안 통해서 좀 불편했지요. 지금은 (며느리가) 한국말도 잘하고 착하고 순해요."

추수가 한창인 농번기.

결혼 2년 차 초보 다문화가족인 최은석 씨의 집 앞마당이 분주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이웃 사촌들이 최은석 씨 부부의 정착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최은석, 다문화가족]
"여기 아랫집 있고, 우리 집 있고, 지금은 (근처에) 여섯 집 정도가 붙어있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만나고 주말에는 거의 매일 만난다고 보면 되고요."

이 마을의 다문화가정들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조직한 자조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최은석 씨 부부는 이런 선배 다문화가족들과의 만남으로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생겼던 갈등들을 비교적 잘 극복했다고 말한다.

이제 다음 달이면 예쁜 둘째 아이를 맞게 되는 최은석 씨 부부.

두 사람의 바람은 특별하지 않다.

[최은석, 다문화가족]
"다문화가 특별한 가정이 아니고 다 함께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니까 그런 것에 대해 인식을 시켰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일반 가정 친구들하고 다문화가정 친구들하고 편견 없이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라고 해도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다문화주의적인 시각에서 봐서 결혼이민자도 우리의 동료, 파트너라고 인식하는 이런 게 필요할 것 같고요. 생애 주기라든지, 가족의 사회, 경제적 특성 등을 고려해서 맞춤형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혼이민자들의 사회, 문화적 역량을 좀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농어촌은 지금 다문화사회라는 미래의 한국을 미리 경험하고 있다.

농어촌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 통합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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