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 11년 만의 출근

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 11년 만의 출근

2020.01.07. 오전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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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규 / 금속노조위원장]
우산을 씌워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게 연대라고 알고 그렇게 실천해왔습니다. 비 맞겠습니다. 출근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서럽죠? 출근하는데 꽃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받고 출근하는데 나에게 들어갈 현장은 아직 확정돼 있지 않습니다.

얄궂게 당연히 100% 임금 받아야 되는데 휴직이란 이름으로 70% 준다고 합니다.

신문에는 그나마 70% 주는데 조용히 기다려 달라. 쌍용차 사측은 공식적으로 회사 관계자의 말은 송구스럽다고 얘기했습니다.

미안하다, 사과한다. 그 말보다 46명의 복직 대기자들이 들어야 될 말은 반갑습니다, 그동안 고생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 쌍용차 함께하는 데 46명의 복직 대기자들이 꼭 필요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는 받겠습니다라는 말이 회사 관계자 입에서 나와야 됩니다.

어렵지만, 어렵지만 그래도 함께 살자고 외쳤던 쌍용차 조합원들과 쌍용차 노사 관계가 원만히 해결됐기에 기쁜 마음으로 이 소식을 듣고자 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비가 와서 좀 일찍 왔고 복직 대기자 한 분의 목도리를 유독 기자분들한테 소개하겠습니다.

대학교 3학년 딸이 복직 축하로 한 땀 한 땀 딴 하얀색 목도리를 목에 두른 한 복직 대기자가 있을 겁니다.

유독 쌍용차 조합원들이 다른 분들보다 가족에 대한 독특한 정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40대, 50대 가장들이 버텨야 될 가장 아픈 마음을 가졌던 그 복직 대기자는 딸내미가 한 땀 한 땀 따준 복직을 기원하면서 아버지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회사로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마음으로 목도리를 땄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그분은 또 그런 말을 저한테 얘기했습니다. 차를 바꾸고 싶다. 2002년도 렉스턴 차가 이제 터질 만해서 복직 기념으로 차를 살 예정이었는데 어제 카센터에 가서 17년된 차를 고쳤다고 합니다.

복직이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부서 배치가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쌍차를 아끼는 마음에 소소한 느낌이 목도리와 낡은 렉스턴 차에서 보여집니다.

이토록 46명은 간절했습니다. 이토록 46명 플러스 가족들은 간절하게 가장의 복직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서러움을 안고 출근합니다.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자들은 반드시 복직이 무기한 연기돼온 책임과 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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