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행복지수 '꼴찌'…아동을 위한 세상이란?

어린이 행복지수 '꼴찌'…아동을 위한 세상이란?

2025.05.04. 오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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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은 다양한 문화 속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며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아동 교육과 돌봄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더 나아가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우선 아동권리보장원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잠깐 소개해주실까요?

[정익중 / 아동권리보장원장]
2019년에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공기관입니다. 아동의 임신 출산에서부터 자립 지원까지 생애 전 주기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아동'하면 떠올리는 굉장히 다양한 아동 양육 시설에서부터 입양, 가정 위탁, 보호 출산, 실종 예방, 아동 학대 예방, 자립 지원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고요.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헷갈리실 수 있어서 저희는 그냥 '우리 시대의 방정환 선생님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원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아동의 돌봄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익중 / 아동권리보장원장]
혼자서 생활할 수 있으면 돌봄이 필요 없겠죠. 돌봄을 충실하게 받지 않으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런 걸 아동기 부정적 생애 경험이라고 하거든요. 이후에 성인기가 돼서 정신건강의 문제라든지 신체적 건강의 문제라든지 사회생활의 문제라든지 결혼 생활 등 굉장히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돌봄이 어린 시절 안정적으로, 그리고 충분하게 제공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돌봄이 제공되지 않는 것을 저희가 방임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방임은 학대의 일종으로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원장님께서 보시기에 이런 아동의 돌봄과 교육과 관련해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나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정익중 / 아동권리보장원장]
교육 문제 얘기하면 다 한숨부터 쉬실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4세 고시, 7세 고시 이런 것들로 대표되는 경쟁적 교육 환경 때문에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일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놀 권리, 쉴 권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불행한 상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아동의 행복도가 가장 낮은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있어서 이런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빨리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어린 시절의 놀이라는 것은 사회생활이거든요. 사회에서 생활해야 될 때 필요한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을 놀이를 통해서 배우기도 하고 쉴 권리를 통해서 회복을 하기도 하고…. 어른들은 항상 '워라벨' 얘기를 하시잖아요. 아이들도 똑같이 워라벨이 필요하지 않을까 놀이에 대한 인식도 개선해야 될 거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이 학원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놀 시간도 없고요, 놀 공간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8만 개 정도의 놀이터가 있는데 그중에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놀이터는 한 1만 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희 아동 전체 숫자가 787만 명인데 그 아이들이 지금 만 개의 놀이터에서 같이 놀고 있다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놀이 공간도 부족하다…. 그러니까 총체적으로 놀 권리와 관련해서 굉장히 부족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정책을 만들어 나갈 때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참 좋겠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면도 없지 않아 있을 것 같거든요. 아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들은 없을까요?

[정익중 / 아동권리보장원장]
저희(아동권리보장원)는 아동 위원회라고 있고 70명에서 한 100명 정도의 아동 위원들께서 활동하고 계시거든요. 정책이나 행사나 이런 부분들에서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계시고 그분들의 의견을 듣고 저희가 반영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들을 필요 있겠어,' '뭘 알겠어,' 이렇게 생각하시기보다는 아주 훌륭한 아이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성장할 기회를 준다면 저는 충분히 당사자로서 자기가 필요한 거 요구하지 않을까 그리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많은 내용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아동의 돌봄과 교육과 관련해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다른 나라의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익중 / 아동권리보장원장]
외국 같은 경우에는 '커미셔너'라는 이름으로 아니면 '옴부즈퍼슨'이라는 이름으로 아동권리 옹호관이라는 분들이 계시고…. 그런 분들이 (우리나라에도) 계신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저희가 투표권이 18세로 내려온 게 최근의 일인데 전 세계적으로 지금 16세까지 투표권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든지 독일이든지 미국이든지 뭐 미국은 전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다양한 국가에서 선거권을 내리고 있습니다. 연령을 하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선제적으로 선거권 연령을 하향하는 그런 조치를 이제 고민한다면 참여권 문제에 대해서도 선도적으로 해나가는 국가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저희가 100년 전에는 아동 권리와 관련해서 가장 앞서 나가는 국가였거든요. 방정환 선생님이 아동 권리 선언을 한 게 세계에서 1년 앞섭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따지면 우리나라가 좀 선도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을 더 찾아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죠. 특히 신체적·정서적으로 많은 발달이 이루어지는 아동기의 돌봄은 무척 중요한데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정말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돌봄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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