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보고 싶어요"…한인사회 힘 모아 전세기 탄 동포들

"가족 보고 싶어요"…한인사회 힘 모아 전세기 탄 동포들

2020.08.22. 오후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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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중국 정부가 외국인 입국을 통제하면서 몇 달 동안 한국에 발이 묶인 동포들 중 일부가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한인사회가 동포들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추진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의 사연을 중국 박승호, 박준 리포터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세기를 타고 온 동포들을 태운 버스가 호텔 앞에 서고, 마침내 몇 달 동안 못 본 가족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당장 달려가 안아주고 싶지만 몇 미터 떨어져 박수와 손 인사로 상봉의 기쁨을 대신합니다.

지난 3월, 갑작스레 이뤄진 중국의 입국제한 정책에 가족과 떨어져 힘든 시간을 보낸 동포나, 중국에 남았던 가족 모두 이 순간이 꿈만 같습니다.

[이대용 / 중국 상하이 : 저부터 부임하고 7일 후에 만나자고 했는데 코로나가 급작스럽게 2월에 확산하면서 지금 7개월째 헤어진 상태에서 일단 아이들이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고 집사람도 생활적인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요.]

14일간 시설 격리가 이뤄지지만, 격리 뒤엔 그리던 가족과 만나고, 사업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내봅니다.

중국 상하이시가 우리 동포들의 복귀를 위한 전세기 운항을 허가하기까지 상하이 한국상회는 지난 몇 달을 노력했습니다.

교민 밀집 지역 뿐 아니라 상하이 지역 내 방역 활동과 방역용품 지원 등을 통해 우호 관계를 쌓고 전세기 운항 신청에 필요한 접촉창구를 찾아 협조를 요청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중국 입국 절차는 다소 완화됐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항공권 가격과 비싼 항공편조차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하기 어려워 전세기만이 대안이었기 때문입니다.

1차 전세기로 기업인과 주재원, 가족 등 100여 명이 들어왔지만, 아직도 많은 동포들이 한국에 발이 묶인 상태.

이들을 위해 2차, 3차 전세기 운항도 준비 중입니다.

[박상윤 / 상하이 한국상회(한국인회) 회장 : (상하이로) 돌아오고자 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분들의 심정이 저한테 전달이 돼서 정말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이 분들이 빨리 상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YTN월드 박승호입니다.

[기자]
상하이와 1,400km 떨어진 선전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선전 상공회가 준비한 전세기를 통해 동포 150여 명이 중국에 돌아왔고, 14일 호텔 격리 기간 동안 세심한 지원이 이어졌습니다.

선전 상공회 직원들은 격리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과 도시락을 준비하며 동포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특히 매일 전달되는 한국 음식은 격리 생활에 지친 동포들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임동원 / 선전 동포 (호텔 격리) : 이 주변에 마땅한 한식당이 없어서 먹는 것에 많은 불편함을 겪었는데요. 이런 불편함을 매일 한 번씩 도시락을 배송해주시고 해결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세기의 운항 비용과 검역, 방역, 격리까지 상공회가 책임져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었지만, 어린 자녀가 함께 격리 중인 가정까지 고려해 선전시를 설득한 끝에 협조를 얻어냈습니다.

14세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격리 5일째부터 아이와 부모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유상민 / 중국 선전 (자가격리) :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음식도 음식이지만 저희 아이들이 집에서 원래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동포들과 9월 새학기를 앞두고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유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우영 / 선전상공회장 : 아직도 초청장을 발급받지 못한 기업인과 교민들을 위해 선전시 정부와 현재 초청장 단체 발급 요청을 하고 있고 9월 말, 10월 초에 특별기를 취항할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가 전세기를 준비 중인 한인 사회는 최근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중국이 동포 입국을 늦추지 않을까 우려하며 고국이 2차 확산을 막고 위기를 극복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중국 선전에서 YTN월드 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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