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종차별 항의 시위 격화…동포사회는 지금?

美, 인종차별 항의 시위 격화…동포사회는 지금?

2020.06.06. 오후 8:2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김은경 / LA 리포터]
거리를 뒤덮은 사이렌과 헬리콥터 소리.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이 전격 투입된 LA 코리아타운 주요 길목 곳곳에 무장 군병력과 경찰의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폭력 시위로 격화되면서 지난달 31일 LA 도심에서는 약탈과 방화가 이어졌습니다.

한인타운에서도 상점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재산피해가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상가 역시 피해당한 곳 중 한 곳인데요. 이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를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구본택 / 식당 운영 : 여기 울타리 쳐서… LA 폭동 때 여기 불내고 그래서 건물주가 겁먹고 울타리 치겠다고 하는 상황이에요.]

지난 1992년 LA 폭동을 기억하는 동포들에게는 이번 사태가 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로라 / 한복 업체 운영 : 예전에 4.29(LA 폭동)를 경험했던 느낌이 있어서 미리 영업 종료 하면서 빨리빨리 집으로 가긴 했지만 그 심리 상태는 정말 불안합니다. (시위대가) 이쪽으로 몰릴까 봐 정말 수면제를 먹어도 수면제가 말을 안 들을 정도로 밤에 잠을 못 잤습니다.]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도록 입구마다 합판을 덧대고 영업 중지에 들어간 한인 상점들.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영업손실을 겪었던 동포들은 이번 사태가 길어질까 두려울 뿐입니다.

[구본택 / 식당 운영 : (코로나19로) 사실상 6~7월 이후로 어떻게 될지가 불안했는데 영세민들은. 근데 또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갈는지 모르겠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황이 되니까 깜깜하죠.]

미국 내 한인 피해 상황이 커지면서 LA 동포들은 한인 비상순찰대를 조직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전로라 / LA 한인회장 : (동포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저희가 타운 순찰대를 발족했습니다. 위험에 처하신 분들도 좀 도와드리고 수상한 활동이 있는 곳은 저희가 경찰에 또 알리고 그러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게 됩니다.]

[안미향 / 애틀랜타 리포터]
미국 동남부 지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유리창 곳곳이 깨진 이곳은 애틀랜타 동포가 운영하던 식당입니다.

계산대 금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진열대 안 음료수도 군데군데 비었습니다.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2시간 떨어진 앨라바마 주 버밍햄에서도 40년 넘게 운영된 한인 의류 가게가 방화로 모두 타버렸습니다.

[이영준 / 버밍햄 전 한인회장 : 약탈뿐만 아니라 방화가 있었습니다. 그 비즈니스 안에서 아래층에 있는 모든 물건이 전소되는 그런 불상사가 있었죠. (그 가게만) 40년 이상 하셨던 분이시고요.]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에서 시작된 평화 시위가 야간 시간대, 일부 지역에서는 과격양상으로 바뀌면서 약탈과 방화 피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폭력과 약탈로 시위가 변질되면서 애틀랜타 한인회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종훈 / 미 동남부 한인외식업협회장 : 비디오를 설치물이라든가 재고라든가 이런 걸 미리 다 찍어놓으시고 그날 당일 영업을 안 하시는 걸 고려하라고 하고….]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로 시름 했던 동포들은 설상가상 터진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