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주년, 비슷한 듯 다른 쓰임

주기·주년, 비슷한 듯 다른 쓰임

2022.04.18. 오전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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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앵커 박석원

올해는 4.19 혁명 62주년이자, 혁명의 도화선이 된 故 김주열 열사의 62주기이기도 한데요.

62주년과 62주기.

이렇게 기념일이나 주요 행사 때면 어김없이 몇 주년, 몇 주기라는 표현이 사용되죠.

그런데 간혹 이 두 표현이 잘못 섞여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비슷한 듯 다른 쓰임, 지금부터 알려드립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가볍게 퀴즈 하나 풀어볼까요?

올해는, 미국에서 9.11 테러라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지 21년이 되는 해인데요.

여기서 문제! ‘9.11 테러 21주년’과 ‘9.11 테러 21주기’ 중 맞는 표현은 뭘까요?

1번 21주년, 2번 21주기, 3번 둘 다 맞다.

마음속의 답을 정하셨나요? 정답은...

네, 1번입니다. 21주기는 틀린 표현입니다.

안타까운 참사인데, 주기가 맞는 게 아니냐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주기는 누군가 돌아가신 분을 기릴 때 쓰는 표현으로, 사람이 죽은 뒤 그 날짜가 해마다 돌아오는 횟수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여기서 ‘기’는 기일, 즉 제삿날을 뜻하는 것으로, 주기는 사람에 한정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사건이나 사고 등에는 쓸 수 없는 거죠.

앞서 문제에 나온 ‘9.11 테러’는 사건의 이름이죠.

그래서 주기를 쓸 수 없고요.

다만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 예를 들어 ‘9.11 테러 희생자’라고 한다면 21주기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주년은 우리가 사용하는 ‘돌’과 같은 말인데요.

아기가 태어나서 1년이 지나면 첫돌 잔치를 열고 그 다음해 두 돌이 되는 것처럼, 주년은 일 년을 단위로 돌아오는 돌을 세는 표현입니다.

기념일로 생각하면 쉬운데요.

간혹 주년에 축하의 의미가 포함됐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건 아니고요.

주년은 중립적인 의미로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에 사용할 수 있어요.

주기와 주년의 쓰임,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죠.

주년은 사건·사고·기념일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고 주기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흠~저희 말모이도 내년 4월이면 1주년이 될 텐데요.

이왕이면 2주년, 3주년까지 쭈욱 달려보겠습니다. 함께 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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