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찾습니다"…스위스 한인 입양인 손창일

"뿌리를 찾습니다"…스위스 한인 입양인 손창일

2020.04.24. 오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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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마이클 피셔입니다. 4살로 추정될 때 스위스로 입양됐습니다. 한국 이름은 손창일입니다.

1970년 봄
아픈 몸으로 버려진 아이

[손 창 일/ 스위스 한인 입양인]
저는 1970년 4월 4일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인천시 중구 가정집 앞에 누군가가 저를 두고 간 것으로 추정해요. 발견 당시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진) 구순구개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왼편에 마비 증상도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검은 눈의 이방인
'내 뿌리는 어디에…'

[인터뷰: 손 창 일/ 스위스 한인 입양인]
스위스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가족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스위스 가족이 저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었죠.

그래서인지 자라면서 늘 나는 누구인지, 내 뿌리는 어디인지 궁금했어요. 한국 가족을 만나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위스에서도 가족을 찾으려고 시도했어요. 입양 아동의 친가족을 찾는 TV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었죠. 그런데 제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너무 적어서 무산됐어요. 유럽에서는 친가족을 찾을 때 적어도 태어난 날과 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야 하는데, 저는 가지고 있는 정보가 없었죠.

돌고 돌아 한국에 내린 뿌리
"친어머니를 보고 싶습니다"

[손 창 일/ 스위스 한인 입양인]
최근 한국에 정착했어요. 이곳에 살면서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고 싶어요. 지금까지 몰랐던 모국의 새로운 면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죠.


감사하게도 친가족을 찾게 된다면 저를 포기해야 했던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지금 가족 모두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하고요. 만나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신체 특징이 있다면 오른쪽 어깨 밑에 보시는 것처럼 네 개의 점이 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가족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우리 가족.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네요. 언젠가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습니다. 가족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그저 꼭 한번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럼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가족을 찾습니다-

손 창 일

-1970년 4월 4일 인천시 중구의 가정집 앞에서 발견
-발견 당시 생후 6개월 미만으로 추정
-구순구개열과 왼쪽 마비 증상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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