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들과 댄스가 만나면?

할매들과 댄스가 만나면?

2011.02.1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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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흔히 '관광버스 춤'이라고 하죠.

어르신들이 술 한잔 드시면 추는 막춤과 현대무용이 만났습니다.

어떤 모습일까요?

김수진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마을회관에서 춤추는 할머님,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않고 박력있는 춤솜씨를 자랑합니다.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논 앞, 할머니는 수줍은 춤사위를 선보입니다.

옆에서 애써 음악을 못 들은 척 하는 할아버지는 무뚝뚝한 걸까요, 부끄러워 하시는 걸까요?

현대 무용가 안은미 씨는 전국을 돌며 길에서 마주친 할머니 수십 명의 춤을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인터뷰:안은미, 현대무용가]
"음악 들고 저희가 앞에서 짧게 10분 공연하고, 길거리에서도 많이 했거든요. 그럼 어머님들이 어느 순간 눈동자가 움직이시면서 이미 마음이 오고 계시죠."

추수를 마친 들판에서, 잡아온 고기를 손질하던 포구에서 고된 일을 마친 즐거움을 표현하던 막춤은 젊은이의 몸으로 건너와 무용이 됐습니다.

무용복은 바로 빨간 내복과 '몸빼바지'.

'뽕짝'리듬에 맞춰 신명의 정서를 표현합니다.

거친 역사의 풍랑 속에 인연도 잃고, 때때로 만나는 이들을 가족처럼 보듬는 몸짓은 타향살이의 고달픔을 나타내는 듯 합니다.

[인터뷰:안은미, 현대무용가]
"거기 있는 모든 동작들이 춤사위라든가 이런 게 할머니 영상 쭉 찍은 걸 보면서 제가 주기도 하고 무용수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조화롭게 나가는 거죠."

뽀글뽀글 파마머리 가발에 몸빼바지를 입고 불쑥 나타난 젊은 무용수들에게 할머니들은 기꺼이 마음을 열어줬습니다.

동네 경로당은 순식간에 신나는 무도장으로 변신했습니다.

멋진 춤솜씨를 보여준 할머니들은 젊은이들과 함께 공연 무대를 꾸밀 예정입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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