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목조각 선구자 양두환

한국 목조각 선구자 양두환

2007.09.20.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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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 목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 양두환의 잊혀진 예술혼이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초대됐습니다.

조각가 양두환은 한국 현대조각의 걸음마 단계에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인의 전통과 토속적 특징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범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60년대 후반 조각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천재적 감성을 불태웠던 조각가 양두환.

뛰어난 재능을 뒤로 한 채 33살에 요절한 양두환의 작품들이 30여년 만에 빛을 봤습니다.

풍성한 가을걷이로 흐뭇한 표정의 어머니가 떡두꺼비 같은 아들과 함께 섰습니다.

36년 전 국전에서 문공부장관상을 받은 이 작품은 한민족의 다산과 풍요의 전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7·4 남북공동성명으로 남과 북의 화해분위기 속에 둘레 7미터, 키 5미터 짜리 팽나무로 만들어진 역작입니다.

이 작품은 분단이라는 민족적 비극 때문에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이 처한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슬기, 관람객]
"그 시대에 이렇게 했다는 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목조같은 경우에도 정교하게 하나 하나 잘 파여 있고 느낌이 잘 살아 있는 것 같아요."

목조각은 원래 불상에서만 각광을 받았습니다.

양두환 선생은 나무의 양감과 질감을 잘 살려 유기적인 생명력을 불어 넣음으로써 목조각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전뢰진, 대한민국예술원 미술분과회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현대 목조각이 이렇다' 하는 것을 제시했고 무엇보다 자기 모교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조선대학교 개교 61주년과 미술관 개관 18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양두환 특별전에는 조각과 크로키, 서양화 등 그가 남긴 작품 74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윤태, 조선대학교 미술관장]
"후학들이 작품세계를 미리 미리 계획하고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를 정리하고 도전, 실천하는 그런 바탕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진도에서 태어나 뒤늦게 미술공부를 시작했지만 늘 한 손에는 크로키북, 다른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치열한 예술혼을 떨쳤던 양두환 특별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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