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맞는 새해

산사에서 맞는 새해

2013.01.0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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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새해, 어떻게 맞이하셨습니까?

전국 해맞이 명소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는데요.

고즈넉한 산사에서 차분하게 새해를 맞는 기분은 어땠을까요?

설악산 백담사에 지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기와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인 내설악 백담사.

고즈넉한 사찰은 어느덧 깊은 겨울에 잠겼고, 동안거에 들어간 스님들로 산사엔 적막만이 가득합니다.

간간이 찾는 산행객만이 추위를 피해 겨울 산사에 하룻밤 몸을 맡깁니다.

[인터뷰:오태승,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제가 올해 마흔 아홉, 내년에 쉰이 되는 기념으로 해돋이 보러 이곳에 왔는데 마음이 새롭고, 기분도 차분해집니다."

인적 드문 겨울 사찰에서는 이름 모를 산새도 손님이 아닌 어엿한 주인.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멧돼지 가족도 백담 계곡을 따라 경내로 내려오고, 고운 미소의 법당 보살은 차마 내치지 못하고 이들을 맞이합니다.

깊은 산 속에서는 유난히 해가 빨리 떨어집니다.

무쇠종의 큰 울림이 산 전체에 퍼져 나가고, 희미한 법당 불빛이 창호지 문 틈으로 스며듭니다.

목탁 소리와 함께 백두대간 내설악도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합니다.

선승들만의 수행으로 여겨졌던 참선을 통해 새해를 시작하는 사람들.

늦은 밤까지 함께 종을 치며 한 해를 정리하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인터뷰:이은아, 충남 천안시 성정동]
"새해를 맞아 정갈한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어서 가족들과 왔습니다. 정신없이 노는 것보다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한 치 쉴 틈 없이 새벽까지 이어진 사찰에서의 하루는 동해 최북단까지 이어졌습니다.

황금빛 기운이 가득한 일출과 함께 새해 다짐을 마음에 새깁니다.

[인터뷰:김유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출 보면서 108배 하면서 올해 좋은 대학 붙을 수 있게 빌었어요."

내설악 산사체험을 통해 한 해의 묵은 흔적을 내려놓은 사람들.

밝게 빛나는 동해 일출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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