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도 표정이 있다

돌에도 표정이 있다

2010.07.1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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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인상석'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사람 얼굴 모양의 돌을 일컫는 말인데요.

자연의 힘으로 새긴 인간의 희로애락을 장아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우울하고, 놀라고, 화나고, 웃고.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는 노인과 뭉크의 절규를 닮은 얼굴도 있습니다.

괴기스럽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돌이 만드는 갖가지 표정을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얼굴이 움직거립니다.

장성용 씨가 반평생 동안 모아온 인상석 2천6백 여 점입니다.

모은 돌에 받침을 만들고 모자를 씌워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장 씨의 하나뿐인 팔.

돌은 거의 모두 남한강 일대에서 주워 모은 것입니다.

1974년부터 미사리에서 돌을 줍기 시작한 장 씨는 강바닥에 있는 돌들이 모두 건축자재로만 팔려나가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특히 돌 안에 돌이 들어있는 석중석은 남한강 일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장성용, 돌 수집가]
"돌이 이제 바위가 깨져서 바다에서 또 강에서 구르고 모래에 맞고 물길에 닳아서 이런 작품들이 생겼는데, 이게 하루 아침에 된 것이 하나도 없거든요."

가방을 메고 하루 40kg이 넘는 돌을 줍다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게 된다는 장 씨.

몇 천 년을 굴러온 돌을 보며 조그만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됐다고 말합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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