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생가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생가

2009.11.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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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내고장 산책 오늘은, 한국 시문학의 선구자인 정지용 시인의 고향 충북 옥천을 찾아갑니다.

정지용 생가와 지용문학관 그리고 시비공원 등 시인을 기리는 문학공간이 잘 마련돼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김동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 그리어.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줍던 곳.

내고향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토속적인 우리 말의 멋과 맛을 진하게 우려낸 정지용 시인의 생가로, '향수'를 비롯한 주옥같은 명작 130여 편을 탄생시킨 곳입니다.

선생이 자랄 때 있었던 감나무와 아그배나무가 여전히 자라고 있고, '향수'에 나오는 실개천도 그대로 흐릅니다.

실개천은 얼룩배기 황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해슬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었고 선생의 시심을 일으킨 곳이었습니다.

[인터뷰:정초하, 대전시 오정동]
"마치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거든요.그 분의 시정신이 우리 마음속에 마치 강물처럼 흘러오는 그런 느낌.."

생가 인근에는 정지용문학관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선생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문학사의 전개 속에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어린시절의 공간을 시로 녹여낸 선생의 시 정신과 문학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시가 어떻게 변화 발전했는가를 한 눈에 볼 수 있고,그 흐름 속에서 선생이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이수암, 지용문학관장]
"시문도 발표하시고 또 문학독본을 통해서 문학이라는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실려고 애를 쓰신 분입니다."

[인터뷰:이기정,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많은 시들을 둘러볼 수 있었고요.더구나 어렸을 때 느꼈던 시정을 잘 써주셔서 포근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어요."

최근 조성된 '향수 30리' 시비공원도 선생의 시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볼거리입니다.

선생의 대표작과 역대 지용문학상 수상작을 시비로 만들어 꾸민 공원으로 30여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시비 모양과 재료가 가지가지인데다 대청호와 산책길, 나무와 산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에 시 한 수가 저절로 나올듯 합니다.

[인터뷰:복연금, 한국미술협회 회원]
"아름다운 가을 끝자락 풍경이 펼쳐져 있는 이곳에서 그 정지용시인이 향수라는 시를 지을수 밖에 없던 환경이 이곳에 있었구나하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 '향수 30리' 시비공원에는 정지용 선생의 '창' 이란 싯구에서 색다른 공간을 유추해 연출한 대형 조형물도 설치돼 있습니다.

충북 옥천군은 지난 1989년부터 전국적인 지용문학제를 개최해 지용선생의 시세계를 더욱 빛내고 있습니다.

꿈속에서도 잊지 못했던 지용 선생의 고향 충북 옥천이 문학체험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YTN 김동우[kim11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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