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37년...이색 퇴임식

평교사 37년...이색 퇴임식

2008.09.2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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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40년 동안 교편을 잡았던 한 교사가 정년 퇴직을 하는 날까지 마지막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떠나는 순간까지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었다는 선생님의 열정이 제자들과 동료 교사들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JBC 전북방송 김남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재학생과 교사, 졸업생들이 한자리에서 특강을 받습니다.

특강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정읍여고 강당.

특강의 주인공은 정읍여고에서 수학 교과를 담당했던 조희태 선생님.

40년에 육박하는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정년퇴임식에서 재학생들을 상대로 마지막 수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조희태, 전북 정읍여고 수학 교사]
"마지막 수업을 하게된 동기는 내가 평소에 수학만 가르치다 보니 나의 신조 같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시도했는데 (학생들이) 더운 날씨에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들어 주어서 흐뭇했습니다."

교직을 그만 두는 날까지 수업이 하고 싶어 퇴임식까지 강의를 준비하게 됐다는 노(老)교사.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검정고시와 초중등 고시를 잇따라 패스하면서 전북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습니다.

37년째 교직생활을 접는 마지막 강의를 듣기 위해 퇴임식에는 졸업생들만 40여명이 옛 은사를 찾았습니다.

[인터뷰:박주영, 전북 정읍여고 교장]
"조희태 선생님께서는 열과 성의를 다해서 사랑의 교육을 하셨고 스승으로서 올바른 길을 걸어 오셨기 때문에 (동료)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뜻을 모아 이같은 퇴임식을 갖게 됐습니다."

교직생활중 학생들에게 받은 경건상과 칭찬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노교사의 퇴임사속에는 교사의 길은 교단에서 가르치는 학문이 전부가 아니라 교실 밖에서도 참다운 길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가르침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JBC뉴스 김남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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