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사이드_마약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도시재생의 기적 일군 코무나 13

글로벌인사이드_마약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도시재생의 기적 일군 코무나 13

2025.09.21. 오후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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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언덕에 빽빽하게 늘어선 건물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

콜롬비아의 대도시, 메데인.

그 중심을 이루는 16개 행정구역 가운데 '코무나 13'입니다.

이곳의 명물을 꼽는다면 단연 강렬한 주황 지붕을 얹은 에스컬레이터인데요,

6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384미터를 오르는 에스컬레이터는 30여 분이 걸리던 언덕길을 단 6분 만에 오를 수 있게 해줍니다.

정상에 다다르자, 수많은 여행객이 빚어내는 활기찬 소리가 반겨줍니다.

하루 평균 4천여 명이 찾을 만큼 이곳은 메데인의 대표 명소가 됐습니다.

[스테파니아·그레고와르 / 관광객 : 정말 예쁘고, 예술가들과 예술 작품들이 많은 곳이에요. 음식도 맛있고, 다채로워서 멋지다고 생각해요.]

[아드리아나 / 콜롬비아 메데인 : 코무나 13은 아주 알록달록해서 정말 마음에 들어요. 많은 분들이 메데인 코무나 13에 오셔서 예수상도 보고 이곳의 다양한 매력을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거리 한복판에선 눈을 사로잡는 비보잉 공연이 이어지고, 상점가 한편에선 개성 넘치는 댄스 무대가 펼쳐집니다.

[더 파워 오브 라이트 / 코무나 13 댄스팀 : 저희는 댄스팀 '더 파워 오브 라이트' 입니다. 저희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이곳에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약 3년째 매일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코무나 13의 정체성은 거리를 채운 다채로운 벽화에서도 드러나는데요,

화려한 벽화의 이면에는 깊은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2000년대 초, 마약으로 얼룩진 이 지역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이어지며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벽화는 2002년 코무나 13에 깊은 상흔을 남긴 '오리온 작전'을 기억하기 위해 그려졌습니다.

벽화 속 주사위는 작전이 실행된 날짜, 그리고 코무나 13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토포 / 코무나 13 예술가 : 과거 코무나 13은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금지된 지역이었어요. 하지만 다채로운 색상, 음악 그리고 춤이 코무나 13의 새로운 면을 아주 빠르게 보여주기 시작했죠.]

비폭력 저항의 수단으로 택한 예술 활동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말, 한 청년의 손끝에서 새롭게 세워진 예수상.

콜롬비아 전통 판초를 걸친 이 조형물은 3D 프린터로 제작돼,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호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하라미조 / 메데인 관광엔터테인먼트 국장: 이 지역이 정말 특별한 건, 지금 도시 최고 관광 명소가 된 이곳의 원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코무나 13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이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은 코무나 13.

밤이 깊어갈수록 거리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반짝입니다.

단절을 연결로 극복하며 이제는 도시 재생의 상징이 된 콜롬비아 메데인의 코무나 13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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