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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으로 알려진 스페인 남부의 관광도시 그라나다.
안경주 씨는 이곳에서 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한식당도 아니고 현지 식당과도 다른 조금 특별한 '한식 타파스'를 내놓는 식당입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똑같은 음식을 평생 한 식당에서 계속하는 건 저도 지루한데 타파스는 제가 계속 바꿀 수가 있어요. 그래서 시장에 가서 이거 지금 해볼까 하면 재료 사서 만들어보고 그럴 수 있는 거라서 저도 재밌고 손님도 재밌고.]
빵 위에 음식을 올려서 술병의 덮개로 쓰다가 주류와 같이 먹는 음식으로 '뚜껑'이라는 뜻을 가진 타파스,
지금은 식사 전 맥주나 와인 등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을 타파스라고 부르는데요.
그라나다의 식당에서는 음료를 시키면 타파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안경주 씨는 부추전, 만두, 라면, 호떡 등 다양한 음식을 타파스로 내놓고 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타파스로 해보니까 한국 음식이 너무 다양하니까 반응을 보고 괜찮으면 메뉴로 다시 팔기에 너무 좋아요.]
타파스로 선보였던 메뉴 중 반응이 좋았던 것을 정식 메뉴로 내놓기도 합니다.
한식이 낯선 현지 손님들도 음료와 함께 부담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새로운 맛을 찾는 현지인들에게 이만한 식당이 또 없습니다.
[아니타 / 식당 고객 : 이 식당에서는 한국식 타파스를 많이 줘요. 전부 다 너무 맛있어요. 안 좋았던 적이 없이 전부 맛있어요.]
[호아킨 / 식당 고객 : 타파스가 아주 좋아요, 스페인 음식과 한식의 좋은 조합이에요. 새로운 음식을 접목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지요. 현지 문화에 외지의 음식 맛을 알리는 거죠.]
지난해 2월, 코로나 시대에 문을 열며 한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 손님을 기대하기는커녕 봉쇄령까지 내려져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처음 문을 열 때의 각오는 (손님이) 안올 까봐 두려운 마음에 '내가 2년 동안 손님 한 명도 없어도 버틴다' 그런 마음을 가졌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2월에 손님 없을 때는 여유 있었어요. 한분 두분 와도 깜짝깜짝 놀랐었으니까. 상황이 진행되는 거 보면서 이게 간단한 감기가 아니고 독감이 아니구나, 사태의 심각성을 처음에 문을 닫을 때도 저는 못 느꼈거든요.]
한국에서 20년 동안 금융업계에 종사하던 경주 씨는 여행으로 찾았던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의 인연으로 스페인으로의 이주를 마음먹었는데요.
제2의 인생을 위해 준비한 것은 농사.
한국에서 책, 인터넷, 귀농 학교까지 다녀가며 농사를 배워 스페인에 와서 10년 넘게 농사를 지었습니다.
도시에 살며 씨앗 심는 법조차 모르던 터라, 그동안 해온 공부가 무색하게도 직접 부딪쳐가며 농사를 배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제가 한국에서 씨앗 한번 심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싹을 틔우려고) 수건에다가 적셔서 씨앗도 한 이틀은 불렸다가 그걸 넣어요. 그걸 랩에 쌌어요. 비닐하우스를 만든 거죠. 작은. 그리고 스페인 봄볕에 내놨어요. 그러면 그 안이 뜨거워져서 이슬이 맺히더라고요. 흡족해서 잘됐다, 이러고 밤이 되면 좀 춥잖아요. 저는 잘 때 제가 껴안고 잤어요. 그렇게까지 해서 그다음에는 정말 어려운 고추 싹을 틔우고 나니까 싹이 나는 그런 것들을 완전히 습득을 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은 결실들을 가치 있게 소비하기 위해 직접 식당까지 열게 된 것입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저는 제가 농산물을 만들었을 때 안 팔리니까 돈이 안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기분이 좀 나쁘더라고요. 얘 가치를 몰라주는 거 같은 거예요. 이걸 소비해주고 아껴줄 수 있고 제 몫을 하게 하는 건 제가 스스로 식당을 할 수밖에 없어요.]
깻잎, 쪽파 등 스페인에서 구하기 힘든 한국 채소를 직접 키워 요리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한풀 꺾인 요즘은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손님부터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단골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경주 씨의 가게를 즐겨 찾고 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우리 집에 맨 처음에 오픈해서 왔던 연령층이 10대 20대 정도? 그래서 기존에 한식을 먹었거나 먹어봤고 한글을 배우거나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케이팝 팬들, 그런 사람들이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연령층이 올라가요. 그거는 팬데믹 이후에 한국의 위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제가 느낄 수가 있고요.]
[박세임 / 식당 고객 : 문화 홍보대사처럼 정말 외교관이 따로 없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뭔가 씨앗을 내고 뿌리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 성장해가는 모습, 그게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빔밥부터 양념치킨까지 그때그때 좋은 재료와 어울리는 메뉴로 매일 새로운 음식을 내놓는 안경주 씨.
지금은 농사를 잠시 쉬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시작하며 식당을 함께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그에겐 이곳에서 이루고 싶은 더 큰 꿈이 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제가 20대 때 제가 다니던 직장의 사보에서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들에 대한 소개를 정기적으로 했었어요. 저는 그때 그 사보를 보면서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싶어, 이런 걸 외국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 언젠가는 농업도 지금 식당도 꿈이 이루어졌듯이 농업도 언젠가 꿈이 이루어질 거고 전시도 꿈이 이루어질 거고 그렇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식에 이어 한국 공예품의 아름다움까지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경주 씨.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꿈 또한 멋지게 이룰 앞날을 기대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안경주 씨는 이곳에서 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한식당도 아니고 현지 식당과도 다른 조금 특별한 '한식 타파스'를 내놓는 식당입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똑같은 음식을 평생 한 식당에서 계속하는 건 저도 지루한데 타파스는 제가 계속 바꿀 수가 있어요. 그래서 시장에 가서 이거 지금 해볼까 하면 재료 사서 만들어보고 그럴 수 있는 거라서 저도 재밌고 손님도 재밌고.]
빵 위에 음식을 올려서 술병의 덮개로 쓰다가 주류와 같이 먹는 음식으로 '뚜껑'이라는 뜻을 가진 타파스,
지금은 식사 전 맥주나 와인 등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을 타파스라고 부르는데요.
그라나다의 식당에서는 음료를 시키면 타파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안경주 씨는 부추전, 만두, 라면, 호떡 등 다양한 음식을 타파스로 내놓고 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타파스로 해보니까 한국 음식이 너무 다양하니까 반응을 보고 괜찮으면 메뉴로 다시 팔기에 너무 좋아요.]
타파스로 선보였던 메뉴 중 반응이 좋았던 것을 정식 메뉴로 내놓기도 합니다.
한식이 낯선 현지 손님들도 음료와 함께 부담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새로운 맛을 찾는 현지인들에게 이만한 식당이 또 없습니다.
[아니타 / 식당 고객 : 이 식당에서는 한국식 타파스를 많이 줘요. 전부 다 너무 맛있어요. 안 좋았던 적이 없이 전부 맛있어요.]
[호아킨 / 식당 고객 : 타파스가 아주 좋아요, 스페인 음식과 한식의 좋은 조합이에요. 새로운 음식을 접목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지요. 현지 문화에 외지의 음식 맛을 알리는 거죠.]
지난해 2월, 코로나 시대에 문을 열며 한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 손님을 기대하기는커녕 봉쇄령까지 내려져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처음 문을 열 때의 각오는 (손님이) 안올 까봐 두려운 마음에 '내가 2년 동안 손님 한 명도 없어도 버틴다' 그런 마음을 가졌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2월에 손님 없을 때는 여유 있었어요. 한분 두분 와도 깜짝깜짝 놀랐었으니까. 상황이 진행되는 거 보면서 이게 간단한 감기가 아니고 독감이 아니구나, 사태의 심각성을 처음에 문을 닫을 때도 저는 못 느꼈거든요.]
한국에서 20년 동안 금융업계에 종사하던 경주 씨는 여행으로 찾았던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의 인연으로 스페인으로의 이주를 마음먹었는데요.
제2의 인생을 위해 준비한 것은 농사.
한국에서 책, 인터넷, 귀농 학교까지 다녀가며 농사를 배워 스페인에 와서 10년 넘게 농사를 지었습니다.
도시에 살며 씨앗 심는 법조차 모르던 터라, 그동안 해온 공부가 무색하게도 직접 부딪쳐가며 농사를 배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제가 한국에서 씨앗 한번 심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싹을 틔우려고) 수건에다가 적셔서 씨앗도 한 이틀은 불렸다가 그걸 넣어요. 그걸 랩에 쌌어요. 비닐하우스를 만든 거죠. 작은. 그리고 스페인 봄볕에 내놨어요. 그러면 그 안이 뜨거워져서 이슬이 맺히더라고요. 흡족해서 잘됐다, 이러고 밤이 되면 좀 춥잖아요. 저는 잘 때 제가 껴안고 잤어요. 그렇게까지 해서 그다음에는 정말 어려운 고추 싹을 틔우고 나니까 싹이 나는 그런 것들을 완전히 습득을 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은 결실들을 가치 있게 소비하기 위해 직접 식당까지 열게 된 것입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저는 제가 농산물을 만들었을 때 안 팔리니까 돈이 안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기분이 좀 나쁘더라고요. 얘 가치를 몰라주는 거 같은 거예요. 이걸 소비해주고 아껴줄 수 있고 제 몫을 하게 하는 건 제가 스스로 식당을 할 수밖에 없어요.]
깻잎, 쪽파 등 스페인에서 구하기 힘든 한국 채소를 직접 키워 요리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한풀 꺾인 요즘은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손님부터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단골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경주 씨의 가게를 즐겨 찾고 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우리 집에 맨 처음에 오픈해서 왔던 연령층이 10대 20대 정도? 그래서 기존에 한식을 먹었거나 먹어봤고 한글을 배우거나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케이팝 팬들, 그런 사람들이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연령층이 올라가요. 그거는 팬데믹 이후에 한국의 위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제가 느낄 수가 있고요.]
[박세임 / 식당 고객 : 문화 홍보대사처럼 정말 외교관이 따로 없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뭔가 씨앗을 내고 뿌리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 성장해가는 모습, 그게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빔밥부터 양념치킨까지 그때그때 좋은 재료와 어울리는 메뉴로 매일 새로운 음식을 내놓는 안경주 씨.
지금은 농사를 잠시 쉬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시작하며 식당을 함께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그에겐 이곳에서 이루고 싶은 더 큰 꿈이 있습니다.
[안경주 / 한식당 운영 : 제가 20대 때 제가 다니던 직장의 사보에서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들에 대한 소개를 정기적으로 했었어요. 저는 그때 그 사보를 보면서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싶어, 이런 걸 외국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 언젠가는 농업도 지금 식당도 꿈이 이루어졌듯이 농업도 언젠가 꿈이 이루어질 거고 전시도 꿈이 이루어질 거고 그렇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식에 이어 한국 공예품의 아름다움까지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경주 씨.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꿈 또한 멋지게 이룰 앞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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