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든 약자에게 '봄'을 건네는 영화감독 윤미아

일본 모든 약자에게 '봄'을 건네는 영화감독 윤미아

2019.06.02. 오전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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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아 / 재일동포 3세, 영화감독 : 인간은 슬픔을 극복하고 이렇게 힘차게 살 수 있다는 걸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 생각해줬으면 해요.]

지난 3월, 한국에서 상영된 일본 영화가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피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봄은 온다>.

감독은 재일동포 3세, 윤미아 씨입니다.

[윤미아 / 재일동포 3세, 영화감독 : 이 영화를 통해서 연출이 하나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 지역을 덮친 대지진과 쓰나미로 만5천여 명이 숨지고 2천5백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에서는 15만여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윤미아 씨는 이들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윤미아 / 재일동포 3세, 영화감독 : 일본에서 적지 않은 소외감을 느껴왔고 한국에 와서도 소외감을 느끼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생각이나 시각이 영화에 반영되었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무의식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기억의 퇴색을 막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던 일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2016년부터 미아 씨는 피해 지역을 찾아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1년 반 동안 주민 100여 명을 만나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윤미아 / 재일동포 3세, 영화감독 :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는 앞만 보고 강하게 사는 사람밖에 안 나온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약하고 힘든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있지 않으냐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 가서 그들의 작은 행복이나 희망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낯선 조국이었던 한국 관객과의 만남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윤미아 / 재일동포 3세, 영화감독 : 역시 한국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라고 할까요. '나의 진짜 나라'라는 생각이 있어서. 여기서 이 영화를 상영해준다는 게 기쁘고 또 불안하기도 했어요. 재일동포이지만 한국어를 할 수 없어서 그런 점이 너무 아쉽고 미안하고. 올 때마다 한국 사람에게 미안합니다. 이번에 (영화 상영을 통해서) 관광이 아닌 부분을 볼 수 있었던 게 저한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미아 씨는 지진 피해자를 비롯해 일본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사람을 보듬고자 합니다.

재일동포여서 느끼는 소외감을 더 이상 아무도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윤미아 / 재일동포 3세, 영화감독 : (일본이) 자신과 다른 가치관이나 문화를 배제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본에는 지금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가 있고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있고. 일본에는 다른 가치관을 적대시하고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걸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만든 사람의 것이 아니고 보는 모든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재일동포인 동시에 일본 시민으로서 소수자를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윤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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