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파리의 땅 밑…하수도 박물관

[세상교과서] 파리의 땅 밑…하수도 박물관

2015.12.12.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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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땅 밑에 있는 박물관, 상상해 보셨나요?

프랑스에는 실제로 땅 밑에 박물관이 존재하는데요.

관광명소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함께 가보시죠.

[기자]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의 시내, 시청 맞은편에는 파리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 박물관이 있습니다.

박물관 건물이라고는 작은 매표소가 고작, 입구 또한 폭 좁은 계단이 전부인데요.

계단을 따라가면 만나게 되는 것은 파리의 하수도, 이름하여 '하수도 박물관'입니다.

[리오넬 데케, 하수도 박물관 담당자]
"하수도 박물관은 처음부터 있었어요. 하수도 공사를 했을 때부터 사람들이 이곳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거든요. 그래서 2015년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 방문을 허용하고 있죠."

하수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1800년대 프랑스는 오물과 각종 하수 때문에 골치를 앓자 지금의 하수도를 계획합니다.

당시 담당자였던 오스망 시장은 '인체의 내장 기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거리보다 더 많은 하수도를 만들었는데요.

[리오넬 데케, 하수도 박물관 담당자]
"거리마다 하수도가 깔려 있는데요. 사실 길보다 하수도가 더 많아요. 파리에는 1400km의 길이 있는데요. 하수도 길이는 2,400km입니다. 이유는 간단한데요. 필요에 따라서 한 길에 2,3개의 하수도가 있어요."

파리의 하수도는 석재로 시공해 단단하고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곳곳에 보이는 파이프는 하수관과 전기 배선, 가스 배관입니다.

지상에 전신주가 하나도 없는 파리는 모든 통신망 또한 하수도에 절연재로 연결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발밑에는 실제 하수물이 흐르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하수 처리 과정뿐 아니라 파리 하수도의 구조와 역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베르나, 캐나다 관광객]
"물이 사용된 후에 어떻게 처리 되는지 알게 되었어요. 아주 흥미로웠어요. 파리는 큰 도시니까요."

[베티, 미국인 관광객]
"잘 설명이 되어 있어서 더 흥미로웠어요.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게 되었어요. 정말 올만 하죠. 비싸지도 않고요."

하수도 곳곳에는 지상과 똑같이 거리 이름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가 없는데요.

게다가 하수구 청소법과 맨홀에 귀중품이 빠졌을 때 찾는 방법 같이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도 알려주고 있어 재미를 더합니다.

[알렌산드라, 관람객]
"흥미로우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들이라서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유럽의 평범하지 않은 박물관들을 보아왔는데요. 이런 곳은 처음이에요."

무엇보다 이곳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실제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한데요.

주인공 장발장이 부상 당한 마리우스를 업고 피신시킨 곳이 바로 이곳 하수도였습니다.

실제 작품에 묘사된 하수구의 내용은 고증 자료로 쓰일 만큼 생생하다고 하는데요.

이후 이곳은 소설 레미제라블의 하수도이자 세계에서 가장 잘 된 하수도이며 실제 사용되고 있는 하수도로 관광 명소가 됩니다.

[리오넬 데케, 하수도 박물관 담당자]
"그 소설은 모든 언어들로 번역이 되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이 파리의 하수도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죠."

땅 밑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파리, 하수도.

파리를 제대로 여행하고 싶다면, 평범하지 않은 박물관을 관람하고 싶다면, 이곳이 적격이지 않을까요.

단 냄새 때문에 식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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