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의 발견]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 마을

[신한국의 발견]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 마을

2015.02.08. 오전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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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군 파로호 북쪽.

평화의 댐 바로 아래 지역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마을 가구 수는 고작 4가구인 비수구미마을입니다.

사람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겨울을 이겨냅니다.

[인터뷰:김영순, 비수구미 마을 주민]
"동네 사람들 다 모여서 음식 해먹고 불 피워놓고 남자들은 밥하고 여자들은 빙어 잡고 그렇게 겨울에는 빙어낚시 때문에 재미있어요."

겨울이 즐거운 오지마을 사람들.

강원도 화천 비수구미마을입니다.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을 가진 비수구미 마을.

요즘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인터뷰:장윤일, 강원도 화천군 동촌리]
"최근에는 여기에 눈이 오니까 설경이 좋아요. 높은 곳에서는 설경이 좋고 산을 내려오면서는 트레킹 길에 썰매를 하나씩 사 갖고 오시더라고요. 썰매 타고 내려오느라고요 여기까지 썰매를 타고 내려와요 그래서 개울, 강에 나가서는 빙어 낚시를 하고 여행객들이 얼음 썰매를 타고 그런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1980년대만 해도 낚시꾼 몇몇을 빼고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오지입니다.

40여 년 전 결혼을 하며 남편과 이곳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는 김영순 할머니.

아무 것도 없었던 이곳에서 할머니는 낚시꾼이 들어오면 밥을 해주며 자녀들을 키웠다고 합니다.

[인터뷰:김영순, 비수구미 마을 주민]
"뗏목이라고 하죠. 그걸로 노를 저어서 (낚시꾼들을) 실어 나르면 왕복에 천 원 받았어요. 천 원 벌려고 싣고 가요 그래서 갈 때 또 실어오고 밥 갖다 달라고 하면 (배 타고) 밥 배달하고요. 옛날에는 돈 힘들게 벌었어요. 그렇게 힘든 걸 몰랐던 이유 중에 하나가 아이들을 어쨌든 가르쳐야 하니까요 빈손으로 여기 들어왔으니까요."

몇 해 전 까지만해도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육지 속의 섬이었던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힘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김영순, 비수구미 마을주민]
"어떨 때는 막내 아이가 안 떨어지려고 울어요. 그런 어린 아이를 떨어 뜨려 놓고 올 때 마음이 아팠지요 진짜 여기서 아이들 공부 가르칠 때는 눈물로 가르쳤어요. 갔다 올 때 열 번 가면 한 번을 기분 좋게 오는 날이 없어어요."

오지마을 살이에 힘들었던 시간들.

하지만 부부는 여전히 이 오지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영순, 비수구미 마을주민]
"늙으니까 친구가 좋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친구가 영감 밖에 없잖아요. 영감하고 둘이 싸우다가 자기 전에 풀어져서 얘기하고 나가면 친구가 더 없어요. (영감한테도) 나 밖에 없지요."

부부 둘만이 지냈던 집.

그런데 얼마 전부턴 큰 아들 내외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도시 생활을 접고 이곳 고향에 들어온 겁니다.

[인터뷰:장복동, 비수구미 마을주민]
"아버님 어머님도 계시고 여기가 제가 태어난 곳이고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곳은 모든 게 자연스러우니까요."

학업 때문에 아이들은 방학이 지나면 다시 시내로 돌아가지만 방학기간만큼은 온 가족이 비수구미 마을에 모여 생활합니다.

아이들에겐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인터뷰]
"춥지?"
(안 추워요.)

썰매만 있으면 어디서든 근사한 썰매장이 되는 마을.

도시에선 체험할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인터뷰:장복동, 강원도 화천군 동촌리]
"자연에 묻여서 있다는 거 자기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의 겨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도시 사람들도 이곳의 매력에 푹 빠져듭니다.

[인터뷰]
"아빠랑 함께 와서 재미있고요. 텐트에서 자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도시와 동떨어진 느낌이 정말 좋아서요. 다시 한 번 찾게 됐습니다."

화려한 즐길거리도 볼거리도 없는 오지마을.

하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가족들의 얼굴엔 연신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인터뷰:김영순, 비수구미 마을주민]
"이제 무슨 낙이 있겠어요 자식, 손자들 오는 거죠. 재미있게 시간 보내고 먹고 그게 재미있어요."

비수구미 마을, 그곳 오지마을에선 소박한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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