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처벌...미국은 어떻게? [박향헌, 미국 LA 지방검찰 검사]

성범죄자 처벌...미국은 어떻게? [박향헌, 미국 LA 지방검찰 검사]

2012.10.06. 오전 11: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미국에서는 22년 전 9살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죄자에 대해 곧 사형이 집행된다고 합니다.

엄중한 처벌로 성범죄의 문제점을 알리고 재발을 막자는 취지인데요.

최근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 LA 지방검찰 박향헌 검사를 전화로 연결해 성범죄를 뿌리뽑기 위한 대안들을 들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질문]

미국의 경우 성범죄에 대해 대단히 엄한 형량을 적용한다고 들었습니다.

형량을 정할 때 범죄 사실의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고 판단하게 됩니까?

[답변]

미국에서도 성추행과 성폭행은 형량을 정할 대 많이 보는 것은 성추행이나 성폭행 전과가 있는지 만약에 있다면 형량이 당연히 높아지겠죠.

그리고 성범죄나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할때 납치를 했는지 고문이나 신체 상해를 입혔는지또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주택 침입을 했는지, 또 이물질을 투입시켜서 강간이나 집단 성폭행을 했는지 또 피해자가 14살 이하의 경우인지 무기나 무력을 사용했다거나 묶었다거나 구속했을때, 피의자가 2명 이상일 때 약물 투입을 했을때, 이런 등등 여러가지 상황을 보고 형량을 정할 수 있습니다.

[질문]

한국은 성범죄에 대해 서양에 비해 비교적 관대하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술에 취했다거나 우발적이었다거나 하는 요소들을 참작해 가벼운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이런 한국적인 인식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술에 취했다거나 우발적이었다 하는 것은 미국이나 서양에서도 많이 쓰이는 이유죠.

다만 미국에서는 자발적으로 마신 술이나 약물로 인해서 계획에 없던 성범죄를 저질렀다해도 형량을 감하는데는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술문화가 어떤 사회나 단체생활을 하는 큰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술에 취해서 한 행동에 대해서는 관대해 진 것 같습니다.

[질문]

성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성범죄자들을 지켜보셨는데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습니까?

[답변]

아동이 있는 집에 가까이 가서 살거나 또는 친하게 친숙하게 가족들과 잘 지내고 애들도 잘보는 사람인 것처럼 가까워지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서 성추행의 기회를 엿보다가 기회가 닿았을 때 어린아이가 혼자 있는 이런 경우를 틈타서 성추행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구요.

성폭행의 경우에는 아동이나 어른 상관없이 여러번 성폭행을 같은 피해자나 아니면은 여러사람을 했지만 들키지를 않고 발각되지 않고 있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질문]

우리나라에서는 성인 여성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본인이 직접 고소를 해야만 하는 '친고죄' 조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취지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신고를 꺼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답변]

친고죄는 한국문화나 사회가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도 그렇지만 성폭행이나 성추행 피해자들의 사생활은 꼭 보호받아야 됩니다.

고소를 취하한다고 해서 사생활이 보호된다는 보장이 전혀없고 또 보호된다는 법칙이나 증거도 사실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고소를 취하한다 하더라도 계속 이분들은 고통받고 평생 나쁜기억들과 상처들로 아파하게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신 피의자는 형량도 깎이고 사회생활도 보장이 된다는 그런 느낌을 제가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제도 인것 같아요.

[질문]

최근 성범죄 전과자가 전자팔찌를 찬 채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알려져 허술한 관리 체계가 여론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감시와 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답변]

성범죄자들의 거처와 사진들을 공개해서라도 주민들로 하여금 자신과 우리 아동들을 보호 할수 있게 그런 시스템이 되어있어야 하고요.

성범죄자들을 감시와 관리가 중요하겠지만 재범을 하지 않도록 교육과 재활의 노력도 굉장히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 특히 아동보호시설이나 복지시설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잘 되어서 피해자들이 성범죄 성추행 이런 것을 고발을 했을때 그분들이 피해나 우발적으로 다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범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잠깐 관심을 갖는데 그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향헌 검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