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기상이변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2011.02.23.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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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 겨울은 삼한사온의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죠.

기상관측사상 104년 만에 찾아온 추위라고 합니다.

특히 동해안에는 100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1m 이상 쌓여서 고생했는데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고요.

지구촌은 최근 부쩍 잦아진 홍수와 가뭄, 한파와 폭염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올들어 호주에서도 사상 최악의 홍수로 200만 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는데 지구온난화현상이 주요 원인이라는 근래의 기상이변은 어쩌면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환경을 파괴한 만큼 인류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한다는 자연의 경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YTN포커스 오늘은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를 모셨습니다.

[질문]

서두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삼한사온 찾아보기 힘들었고 추위가 너무 길었어요.

그런데 요새는 따뜻해져서 12도 정도 봄 날씨가 지속되는데 폭설이 내렸고 또 작년에 추석 연휴 첫날에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눈폭탄 얘기를 두고 태백산맥 지형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크게 보면 지구온난화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일기 현상 하나하나 원인을 다 밝힐 수는 없습니다.

복합적인데, 많은 재해 현상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아마 지구온난화와 관련있지 않느냐.

이번에 동해안 폭설은 우리가 바다에 동풍이 불 때 태백산맥에 바람이 부딪치면서 눈이 오는 건 늘 있어왔던 현상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이 왔느냐,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는 양이 커집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전에는 조그마한 트럭으로 움직이던 것이 이제는 큰 트럭으로 변하는 거죠.

싣고 있는 물이 많아지니까 태백산맥에 걸려서 눈이 올 경우에도 과거보다 더 많이 엄청나게 오는 것입니다.

[질문]

제트 기류 얘기 많이 합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니까 북극권 등 추운 데가 오히려 예전에 비해서는 덜 춥다, 제트기류가 추운 공기를 꽉 가둬놨는데 이상이 생겨서 가두지 못해서 흘러흘러서 여파를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요. 오히려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중위권 지역들이 상대적으로 추워졌다는 이야기.

제트기류, 전문가들은 아시겠지만 어렵거든요. 어떤 현상인지 풀어주시죠.

[답변]

지구 위에는 공기라는 유체가 흐르고 있다. 태양에서 오는 빛이 적도 지방에는 많이 비치는 반면 극지방에는 비치는 양이 굉장히 적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극지방이 춥고 적도 지방이 굉장히 따뜻합니다.

그런 온도 차이에 의해서 바람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게 됩니다.

온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강한 바람이 되고, 온도 차이가 약해지면 약합니다.

겨울에는 제트기류가 강하고 여름에는 약해지는 이유가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대기가 따뜻해지고, 공기뿐만 아니라 바닷물도 따뜻해집니다.

표층 해류가 따뜻해진 것이 대서양 쪽을 통해서 북극으로 흘러들어가죠.

과거에는 얼음으로 덮여 있어서 그 밑에 따뜻한 공기가 있고 그 위에 찼는데 자꾸 밑에서부터 녹아들어가니까 얼음 뚜껑이 열립니다.

밑에 있는 열기가 공기로 가게 되고, 원래는 아주 찬 공기가 북극에 자리잡아야 하는데 더운 공기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 남북간의 온도차가 약해지고, 그만큼 제트기류가 약해집니다.

약해지는 것이 바람만 약해지는 것이 아니고 강할 때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다가 약해지면 사행을 하게 됩니다, 남북으로.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고무줄 늘어진 것처럼 늘어지게 되는데 늘어진 쪽으로 원래 북쪽에 있어야 할 찬 공기가 흘러내리게 됩니다.

그게 지난 겨울에 우리나라 쪽에도 흘러내렸고 유럽 쪽에도 흘러내려서 기록적인 추위가 왔죠.

[질문]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빙하기도 있었습니다만 만 년 동안 1도 안팎의 변화. 최근 100년 사이 0.74도 표면 온도가 올라갔다는 이야기 있고요.

어느 기상관측 관계자 말씀에 따르면 아니다, 최근 50년 사이에 지구의 95% 정도가 2, 3도 정도 올라간 것을 우리가 관측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만큼 더워졌다는 얘기죠. 해수 표면도 올라갔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온난화 현상이 얼마나 심각하고 어떤 여파를 미치는지 간략하게 압축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자연적인 현상으로는 만 년에 1도 정도 올라갔습니다.

그러면 100년에 0.01도죠.

그런데 100년에 1도 가까이 됐습니다.

자연적으로 변하는 속도의 거의 100배 가까이가 인간의 활동에 의해서 움직여가고 있는 겁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고 있는 거죠.

자동차 운전하는 것으로 치면 사고날 정도로.

그래서 영국의 스턴이라는 경제학자는 이런 식으로 가면 금세기 말에는 지구 전체 온도가 3-5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그렇게 되면 지구상의 생태계 30-50%가 멸종할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멸종은 과거 고생대에 85% 정도 생물이 멸종했습니다.

그 다음에 공룡 시대, 6500만 년 전에 빙하기가 오면서 70% 생물종이 멸종했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30~50% 멸종은 거기에 버금가는 일입니다.

[질문]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살펴보죠.

남해안 지역 고기 잡히는 것을 보면 난류 어종 잡힌다고 해요.

10년 동안에 1.7도 정도 바다 온도가 올랐고, 아열대성 기후로 우리나라가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나와있습니다.

그러면 제주도의 경관도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어떻게 보면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요?

[답변]

전반적으로 점차적으로 더워져서 따뜻해지는 쪽으로 가리라 보고 있습니다.

남해안이 과거 제주도처럼 변할 수도 있고 그런데 기후학자들이 보기로는 금년 겨울처럼 한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가끔은 한파가 몰아닥치는 전체적으로는 따뜻해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그렇게 볼 수 있는데 바다 속은 잘 안 보이거든요.

실제로 제주도 특산물인 자리돔 등은 부산 비롯해서 남해안에 더 많이 살고 있다.

감귤도 이미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가 시작됐고요.

그런 것으로 보면 엄청난 산업의 변화가 따르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질문]

엘니뇨 얘기를 많이 합니다.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처음에는 못 보던 생선도 나오니까 축복이라고 했는데 변화 진폭이 커지면서 자연재해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엘니뇨는 기본적으로 무역풍을 약화시키고 태평양이 대기와 교류하면서 홍수도 일으키고 가뭄도 일으키고 습도의 변화를 일으킨다,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데 어렵거든요.

진단해 주십시오.

[답변]

아마 우리 생활에 가장 크게 영향 미치는 현상이 열대 태평양의 온도 변화입니다.

하나는 엘니뇨, 하나는 라니냐, 반대 현상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원래는 페루 앞바다가 찬 바닷물이 올라오고 인도네시아 쪽은 따뜻한 바닷물이 형성돼 있습니다.

페루 앞바다가 세계적인 어장이거든요.

왜냐하면 찬 바닷물이 올라오면서 바닥에 있던 부유영양물을 가져오게 되고 거기에 엄청난 어류가 살고 또 고기를 먹는 조류가 살고 그렇게 생태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마찬가지로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문제가 되느냐 하면 과거에는 이런 현상이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은행에 저축이 많으면 수입에 변동 있어도 영향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축이 적을 때는 그달 그달 수입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마찬가지로 엘니뇨 현상이 오면 페루나 브라질에 비가 많이 오고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은 가물게 됩니다.

그러면 농사가 되지 않고. 또 반대 현상은 인도네시아 쪽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것 입니다.

그것은 라니냐라고 해서 페루 쪽은 가물게 되고, 이쪽은 홍수로 난리가 나게 됩니다.

아마 금년 여름 브라질 가뭄 끝에 대홍수가 왔고 또 호주에서도 가뭄 끝에 대홍수가 와서 물난리가 났는데 그것은 여러 학자들이 작년 시작된 라니냐 현상의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상당한 타격을 주니까 곡물값 급등에 여파를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현상이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하십니까?

[답변]

열대 지방에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기상기후적 관점에서 보면 영향 미치는 정도를 3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후 변동이 있는 나머지 2/3는 또다른 요인, 예를 들면 북극 문제라든가, 또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눈이 덮이는 것들이 영향을 미치거든요.

1/3 정도 미칩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적인 규모가 됐고 열대 지방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간접적으로 기후가 아닌 다른 형태로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열대지방에서 기상학적으로 30%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아주 자유롭지 못한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질문]

아시아개발은행이 최근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수십 년 후에는 아시아 지역에 가뭄, 홍수, 기근, 산불 때문에 국경을 넘는 인구가 수백만 명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거든요.

역시 기상 재해이고 재앙인데 미리 알면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답변]

우선 날씨가 더워진다고 난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적도 지방에도 다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까.

문제는 변하는 속도와 두 번째 저희가 불안감을 갖는 것은 뭐냐 하면 여러 가지 재해 현상 커지고, 거기에 따라서 이제는 식량 부족이 아니고 식량 안보를 나라마다 생각하게 되고요.

또 수자원이 굉장히 중요한데 수자원 공급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

연평균 강수량은 같은데 비가 올 때 홍수로 한번에 와 버리면 가둬놓고 쓸 능력이 없어지거든요.

비가 오지 않는 가뭄 문제, 에너지 문제 등 결부돼서 우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해지는 거죠.

그래서 그 세 가지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좀 더 나은 쪽으로 몰려가게 되고 국경을 넘게 되면 난민이 됩니다.

어디까지 해석해야 할지 모르지만 사실 탈북자 문제도 정치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희 기후학자들은 기후 문제로도 보고 있습니다.

이북의 먹거리가 약해지고, 수자원 공급이나 여러가지 에너지 공급 열악해지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을 떠나는 현상의 하나로도 볼 수가 있죠.

그래서 거기에 대비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준비가 충분히 있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우선은 국제적으로 그런 기후 난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체계가, 협약이 나와야 하고 국내적으로는 현재 재해구호협회 등 구호 단체가 국내에 한정돼 있거든요.

과연 우리 경제 규모에서 국내에만 머물 것인지 국제화시켜서, 한국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질문]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걱정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국제적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 문제는 잘 사는 나라와 개발도상국 시각이 엇갈리죠.

공통적인 국제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협약은 아직은 안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은 대기중에 탄소 배출을 막자는 데에는 같은 입장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조만간 뭔가 도출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시는지요?

[답변]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단순한 온실 가스 문제가 아니고 윤리 문제가 따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산업 혁명으로 온실가스를 사용하게끔 한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들이고 피해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입게 되는 것 입니다.

주로 환경을 나빠지게 한 나라는 선진국이고 피해 입는 나라들은 대부분 전혀 산업화와 관계 없었던 개발도상국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런 윤리 문제에서 누가 얼마나 어떻게 보상할까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 문제는 쉽게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렵지 않겠나 보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조금이라도 줄인만큼 우리가 사라지는 생태계를 한 종이라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가 절약하고 녹색 생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문]

하나뿐인 우리 지구 보존하자는 데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그런데 눈앞에 당장 닥쳐있는 각국의 이해 관계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프레온가스 규제하고 녹색혁명 부르짖고 있는데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까?

[답변]

달라지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기후학자들은 답답합니다.

지금 조치를 해서 절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산업혁명 이전으로 줄인다고 해도 이미 배출된 가스에 의해서 기후는 천 년 동안 변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하는 것이 5년 뒤에 조치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으로 득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빨리 합의해서 실천에 옮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정책 제언 하나 부탁드립니다.

[답변]

우리나라 경제가 한반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세계에 미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중간에서 무역뿐만 아니고 기후 변화에 취약한 나라에 도움 줄 수 있다는 것을 여러 형태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의 모범 국가로 보여지는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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