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마련의 첫걸음 '풍차 돌리기' 적금

목돈 마련의 첫걸음 '풍차 돌리기' 적금

2017.01.10.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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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심삼일이라고 하죠? 신년 들어 재테크 계획 세웠던 분들 많을 텐데요.

지금쯤 꽤 많은 분들이 당초 결심과 달리 계획에서 멀리 벗어나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저만 그런 건가요?)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엔 재테크의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는 '적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적금에도 기술이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와 함께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서, 우리가 그냥 재테크 재테크 하는데요, 실제 이게 뭔지 말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힙니다. 그냥 돈 많이 버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되나요?

[인터뷰]
네. 재테크라는 건 재(財) 와 테크(technology)의 합성어인데요, 부를 축적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용어 자체는 일본에서 들어온 겁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후반 ‘財テク(자이테쿠)'라는 말이 널리 쓰였는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재테크란 말로 정착된 겁니다.

다만, 이 때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재테크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모으는 기술이라는 겁니다. '벌다'와 '모으다'의 차이인데요.

즉, 재테크는 돈을 효과적으로 잘 모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우리들은 재테크 방법이 워낙 다양하고 어려워서 번번이 실패하게 된다, 이런 말 많이 하는데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정확히 맞지는 않습니다. 보통 재테크라고 하면 크게 3가지를 말하는 데요, 절약, 저축, 투자입니다.

효과성으론 절약이 최고입니다. 한 달에 100만 원 쓰는 걸 50만 원으로 줄이면 월 50% 수익률이 발생하니까요.

저축과 투자의 차이점은 원금보장 여부입니다. 저축은 이자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본인의 원금을 지킬 수 있고, 반면 투자는 고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높은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종종 재테크 방법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고 하지만, 개념적으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축에서는 예금과 적금이 있고요, 투자로 가면 주식, 부동산, 채권, 실물, 파생상품 투자 정도 거든요.

이렇게 개념 정리를 하고 접근하시면 재테크가 가깝게 느껴질 것 같은데요, 오늘은 재테크의 기본인 저축에서, 다시 또 기본 중 기본은 적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앵커]
적금, 그냥 은행 가서 가입하고 매달 열심히 부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실은 성공적인 적금의 핵심은 꾸준함인데요.

오늘 이 시간엔 그 꾸준함을 도와줄 수 있는 일명 '풍차돌리기'라는 방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풍차돌리기는 처음 적금을 시작하는 달에 1개 통장을 개설하고 다음 달은 2개, 그 다음 달은 3개, 이런 식으로 달마다 새로운 적금을 늘려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러면 1년이 지나면 12개의 적금 통장이 생기게 될 텐데요, 1년 후부터는 이 적금들이 차례로 만기를 맞고 이제 목돈이 들어오게 됩니다.

[앵커]
얼핏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 것 같긴 한데 사례를 통해 설명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네. 좋습니다. 일단 어떤 사람이 있는데, 매달 120만 원 정도를 적금할 수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전통적인 방식은 그냥 매달 120만 원씩 적금을 넣으면 되겠죠.

하지만 풍차 돌리기를 하면요, 이 사람은 첫 달에 1년 만기 10만 원짜리 적금을 듭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통장 1에 돈을 납입하면서 이제 10만 원짜리 적금을 한번 더 가입하죠.

그리고 셋째 달에는 이 통장 1, 통장 2를 유지하면서 다시 10만 원짜리 적금을 또 듭니다.

이렇게 1년이 되면 한 달 적금액 10만 원짜리 통장 12개가 생기는데요.

그리고 13개월째가 되면 (통장1)이 만기가 되면서 120만 원과 이자수익이 생기는데, 그럼 이제 이 돈을 1년 만기 정기 예금에 넣거나 혹은 10만 원 또는 20만 원짜리 정기 적금에 다시 가입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이제 좀 그 방식을 알겠는데요, 왜 이런 풍차 돌리기를 하는 겁니까. 이게 어떤 장점이 있는 것이죠

[인터뷰]
일단 최대 장점은 종잣돈 만들기의 따분함을 해소해준다는 걸 들 수 있는데요.

금액을 천천히 높여서 저축하면 재미도 있고, 소비를 줄이는 고통을 자연스럽게 덜 수 있습니다.

가령 앞선 사례에서 매달 120만 원씩을 적금 붓는다고 생각하면 심리적 부담이 상당하지 않겠습니까.

두 번째 장점은 리스크가 분산돼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 적금 전체를 깨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가령, 1년만 버티게 되면 120만원(+이자)이 담긴 통장의 만기가 돌아오고, 이후 만기 통장이 계속해서 찾아오니까 말이죠.

물론, 그래도 부족할 수 있지만, 이때도 통장 몇 개를 깨더라도 120만 원씩 넣었던 적금통장 하나를 통째로 깰 때보다는 손해가 덜합니다.

세 번째 장점도 있습니다. 요즘처럼 금리 상승 시기엔 적금통장 개설 시점을 늦추면서 이자율 상승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당장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동기를 준다는 게 정말 풍차돌리기의 장점인데요.

다만, 통장 12개를 제대로 돌리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리고, 적금 같은 저축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꾸준함입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투자를 통해 대박을 떠트렸다는 말에 초연해져야 하고요.

올 한해, 적금을 선택하신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철진 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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