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와 노출의 함수 관계 [최강희, 영화 저널리스트]

여배우와 노출의 함수 관계 [최강희, 영화 저널리스트]

2012.05.31.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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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화에서 배우들의 노출연기는 늘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기 마련이죠.

특히 여배우들의 경우엔 노출에 따른 부담이 커서 한번 노출 연기를 하면 '파격'이라는 수사가 늘 따라 붙습니다. 오늘 영화이야기에서는 여배우와 노출 연기의 함수 관계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 기자 나오셨습니다.

[질문]

인터넷에 여배우 이름을 검색하면 거의 예외 없이 노출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뜨던데요, 그만큼 노출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이겠죠.

[답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여배우는 늘 당대 대중들의 관음증적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여배우들은 그걸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작품에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노출 연기를 하기도 하고요, 어떤 여배우들은 웬만하면 노출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죠.

여배우들 입장에선 노출 연기가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9년작인 '해피 엔드'라는 작품인데요.

그때까지 상당히 청순한 이미지를 선보여왔던 전도연 씨가 이 영화에서 상당히 수위 높은 노출 연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 뒤로 한동안 CF 섭외가 뚝 끊겼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죠.

한편으로는 여배우의 벗은 몸을 보고 싶어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배우가 벗으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런 우리 사회의 이중적 잣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질문]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잘 알려진 여배우들은 노출 연기를 꺼리지 않습니까?

[답변]

그래서 충무로에선 주로 신인급 여배우들이 노출 연기에 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신인 여배우들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노출 연기를 선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2010년 개봉했던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에서도 영화 중간에 아주 거친 베드신이 등장하는데, 영화계에서는 신인급이랄 수 있는 김인서 씨가 그 역할을 맡았었구요, 또 최근작 가운데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이라는 작품에서 파격 노출신을 선보였던 오인혜씨와 안지혜 씨 모두 신인급 여배우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에 출연했던 오인혜씨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상당히 파격적인 노출 의상을 입고 등장하면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까지 오르는 관심을 집중시켰는데요.

당시 영화사 측에선 영화를 알리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면서 내심 반기는, 그런 분위기였는에요.

정작 지난해 말에 개봉한 영화는, 조용히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여배우의 노출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 상당한 수위의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든 영화 '은교'의 경우에도 여주인공이 완전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고은 씨라는 것도 그런 면에서 여배우와 노출의 함수 관계를 설명해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죠.

[질문]

그만큼 여배우들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선택일텐데, 요즘은 그래도 꽤 지명도 높은 여배우들이 노출 연기에 도전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바 있는 전도연 씨가 노출 연기에 따른 부작용을 연기로 정면 돌파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후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라든가 '너는 내 운명', 비교적 최근작인 '하녀'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맥락 안에서 노출이라든가 베드신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A급 여배우들은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서 노출 연기를 잘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2006년작이죠,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 나왔던 김혜수씨 같은 경우는 풀 누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만, 부분적인 뒷모습이었고요.

손예진 씨도 '무방비 도시'에서, 수애 씨는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에서, 아주 수위가 세진 않았지만 기존의 이미지를 뒤엎는 베드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만, 파격이라는 수사가 붙긴 좀 힘든 수위의 노출이었습니다.

얼마전에 개봉한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나온 임수정 씨도 살짝, 아주 살짝 노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도 꽤 지명도 높은 여배우들이 노출 연기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던데요.

[답변]

그런 경우엔 주로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길목에 놓인 여배우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러니까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본격적인 성인 배우로 거듭나는 하나의 계기로 노출 연기를 선택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2008년 말에 개봉했던 '쌍화점'에서 송지효 씨가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였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겠고요.

또 '미인도'라는 작품에서 남장한 여성 화가 역을 연기했던 김규리 씨도 삼십대로 넘어가는 즈음에 베드신 연기에 도전한 경우입니다.

다음주에 개봉하는 김대승 감독의 '후궁: 제왕의 첩'에 출연한 조여정 씨도 유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1981년 생이니까 올해 만 서른 한 살입니다.

역시 배우 생활의 하나의 전환점을 만든다는 점에서, 춘향이로 나왔던 '방자전'에 이어 이번 작품에까지 수위 높은 노출 연기에 도전했습니다.

[질문]

여배우들의 노출 연기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도 그 전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떻습니까.

[답변]

그 전에는 앞서 전도연 씨의 사례처럼 노출과 관련해 여배우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위험을 무릅써야 했는데, 최근에 다양한 여배우들의 과감하게 노출 연기를 선보이면서, 배우로서의 하나의 연기 패턴이라는 시선이 어느 정도는 고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한번 노출 연기를 선보이면, 그런 역할만 계속해서 섭외가 들어온다고 여배우들이 토로할 정도로, 여전히 노출에 대한 여배우들의 부담감은 만만치 않은 것 또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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