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주고 공감 얻는 코미디 영화들 [최광희, 영화 저널리스트]

웃음 주고 공감 얻는 코미디 영화들 [최광희, 영화 저널리스트]

2011.08.18.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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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요즘 날씨가 계속 비가 오거나 흐려서 기분까지 눅눅해지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럴 때 영화 보면서 한바탕 웃는 것도 기분 전환에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극장가에 웃음에 공감까지 얹어주는 코미디 영화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 기자와 함께 영화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우리나라 관객분들이 코미디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올 여름엔 좀 뜸한 거 같아요?

[답변]

한국영화 가운데서는 좀 뜸하죠,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코미디 코드보다는 볼거리로 승부하는 액션 영화들이 많아진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외국영화 가운데서는 코미디 영화들이 꽤 되는데요. 말씀하신대로 웃음과 함께 관객들이 그래 그래, 나도 그래, 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들이 적지 않습니다.

[질문]

어떤 작품들인지 만나볼까요? 극장가에 가 보면 한국영화 아니면 할리우드 영화인데, 이번에 인도 코미디 영화가 개봉한다면서요?

[답변]

<세 얼간이>라는 작품입니다.

2009년작인데, 그동안 주로 인터넷에서 이른바 어둠의 경로로 유통되다가 이번에 뒤늦게나마 정식 개봉하게 됐습니다.

역대 인도 영화 흥행 순위 1위, 개봉도 하기 전에 국내 네티즌 평점 1위라는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타임지 선정 발리우드 영화 베스트 5에도 포함됐을 정도로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임페리얼 공대라는 명문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1등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스파르타식 교육 시스템 안에서 학생들은 공부하는 기계로 변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은 란초라는 엉뚱한 녀석이 나타나는데요.

란초는 기발한 발상으로 선배들과 주입식 교육에 물든 교수들을 골탕 먹이면서 학교 안에 파장을 일으킵니다.

원칙주의자 총장은 란초와 그의 두 친구들을 쫓아낼 구실을 찾게 됩니다.

<세 얼간이>는 일등 아니면 인정하지 않는 각박한 경쟁 사회 속에서 무엇이 진정한 가치인지를 코미디의 틀로 담아내면서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는데요.

인도 영화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질문]

세 얼간이, 제목이 참 의미심장하네요.

그런가 하면 미국 코미디 영화들도 있죠?

[답변]

두 편의 코미디 영화가 다음주 개봉합니다.

한 편은 남성들, 특히나 술 좋아하시는 분들이 공감할만한 코미디입니다. <행오버 2>라는 작품이구요, 또 한편은 30대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만들어질만한 작품인데요,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이라는 영화입니다.

[질문]

행오버, 라면 숙취라는 뜻이잖아요, 그거하고 관련이 있나요?

[답변]

아주 관련이 많습니다.

<행오버 2>는 한마디로 술 때문에 패가망신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되는 세 명의 남자 이야깁니다.

절친한 친구 사이인 주인공 세 남자 가운데 한 명이 태국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친구들을 태국으로 초청하죠. 그리고 딱 한잔만 하자고 했던 게 엄청난 음주로 이어지고,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까맣게 잊어 버린 채 방콕 시내의 허름한 호텔 방에서 지독한 숙취와 함께 깨어납니다.

시쳇말로 필름이 끊긴 건데요. 일어나 보니 신부의 10대 동생이 사라져 버리고, 엉뚱하게도 원숭이 한 마리가 남겨져 있는데요.

이들은 간밤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신부의 동생 찾기 여정에 나서게 됩니다.

<행오버 2>는 지난 2009년 나왔던 <더 행오버>라는 작품의 속편인데요. 1편은 국내 개봉하지 않았습니다만,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습니다.

1편에선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역시 술 때문에 벌어진 엉뚱한 해프닝을 보여줬는데요, 이번 속편은 방콕의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술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 세 남자의 웃지 못할 상황을 코믹한 호흡으로 펼쳐 보입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 가운데 한번쯤 너무 과음해서 기억이 사라져 버린 경험들 한번쯤 있으실텐데요.

그런 분들이 키득대면서 맞아 맞아 하면서 보실만한 그런 영화입니다.

[질문]

또 한편의 영화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이죠?

제목이 색다른데요, 이 영화는 어떤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나요?

[답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은 여성들 간의 묘한 질투심을 다루고 있는 영화인데요.

평생 같이 늙을 것 같았던 친구가 어느날 덜컥 결혼을 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갖게 됨직한 심리를 유쾌한 코미디 영화로 풀어 냈습니다.

주인공은 애니라는 여성인데요, 제과점 사업도 망하고 하는 일마나 잘 풀리지 않아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던 와중에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릴리안이 결혼 선언을 하게 됩니다.

애니는 릴리안의 다른 친구들과 더불어 결혼식 들러리로 나서게 되고 결혼 파티 준비를 함께 해나가는데요.

이 과정에서 릴리안의 부자 친구가 호화스러운 결혼 준비를 해주고, 애니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콤플렉스에 빠지게 되죠.

결국 엉뚱한 짓을 일삼하다가 릴리안과의 사이도 틀어지고,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이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은 로맨틱 코미디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로맨스 라인보다는 젊은 여성들의 우정과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코미디 영화라 다소 과장된 설정을 담고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특히나 젊은 여성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화 소개 보면서 <섹스 앤 더 시티>를 떠올리실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결혼식을 둘러싸고 여섯 명의 여성들이 펼치는 이른바 진상 코미디가 세련된 뉴요커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섹스 앤 더 시티>라는 작품과는 또 다른 감성의 큰 웃음을 안겨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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