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코미디 '보랏' 미국 흔들다! [김혜선, 필름 2.0 기자]

엽기 코미디 '보랏' 미국 흔들다! [김혜선, 필름 2.0 기자]

2006.11.22. 오후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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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매주 수요일 이시간 한주간 영화계 소식 전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필름 2.0 김혜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카자흐스탄 하면 우리나라와는 상당히 먼 나라처럼 느껴지는데요.

이 나라를 다룬 코미디 한 편이 요즘 미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요?

도대체 어떤 영화입니까?

[답변1]

정확히는 '보랏 -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라는 제목의 영화인데요.

1,800만달러의 저예산 영화지만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보랏'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TV 리포터 보랏이 미국을 여행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네 번째 가는 창녀의 오빠인 TV 리포터 보랏은 뉴욕에서 우연히 TV에 나온 섹시 스타 여배우 파멜라 앤더슨을 보게 되는데요.

때마침 고향에서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뻐하면서 파멜라 앤더슨을 새 아내로 삼기 위해 캘리포니아까지 미 대륙 횡단을 하며 겪는 기상천외한 소동극입니다.

837개라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박스 오피스 1위를 한 건 이변 중 이변입니다.

거의 미국 극장가를 발칵 뒤집어 놨다고 할 정도입니다.

[질문2]

줄거리를 들으니 다소 노골적이고 선정적일 것이라는 느낌도 드네요.

흥행 요인이 뭔가요?

[답변2]

이 영화는 일종의 ‘컬처 쇼크’를 다룬 가짜 다큐멘터리인데 그 ‘컬처 쇼크’의 면면이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엽기적라는 사실입니다.

주인공 보랏의 거침 없는 발언들이 특히 그렇구요.

영화는 반유대주의, 여성혐오, 인종차별, 호모포비아 등을 쏟아내면서 미국 사회의 야만성과 부도덕함을 조롱하는데요.

미국 현지 언론들은 '금년을 통틀어 '보랏'보다 더 지독하고, 품위 없고, 그로테스크하며, 정치적인 것은 무시하고 막 나가는 영화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어떤 영화들보다 훨씬 많이 웃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죠.

현재 세계 각국에서 흥행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영화가 미국을 조롱하는 한편 중앙아시아의 국가 카자흐스탄을 강간과 근친상간이 넘치는 미개한 나라로 묘사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극중 보랏의 고향으로 설정해 촬영을 한 루마니의 마을 주민들이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관객을 문화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며 상영을 금지했습니다.

[질문3]

국내에도 개봉합니까?

[답변3]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매진사례를 기록한 뒤에 12월 개봉을 예정했었는데요.

현재는 보류 중입니다..

'보랏'의 흥행 이변과 파장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아직 판단이 안 서기 때문입니다.

[질문4]

미국 영화계 거장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있죠?

알트만 감독,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만들었었죠?

[답변4]

'내쉬빌', '매쉬', '고스포드 파크' 등을 만들었던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81세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알트먼 감독은 다섯 차례 아카데미상 감독상 후보에 올랐고,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도 받은 인물.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지만 유럽에서만 인정받았으며 그의 진가를 아는 배우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감독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배우들의 집단 앙상블 연기를 통한 사회와 문화의 풍자가 주를 이뤘는데요.

1925년생이니 천수를 누린 셈이지만 20세기를 풍미한 거장의 죽음이라 쓸쓸한 여운을 줍니다.

[질문5]

요즘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에 실업에 속앓이 하는 소시민들 참 많은데요.

이런 보통 사람들의 분노를 스크린에 옮긴 코미디 영화가 제작중이라죠?

[딜문5]

감우성, 김수로 주연의 영화 '쏜다' 인데요.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라페스타에서 영화 '쏜다' 촬영현장 공개가 있었습니다.

'주유소 습격사건', '라이터를 켜라', '신라의 달밤'의 흥행 시나리오 작가였고, '바람의 전설'로 데뷔한 박정우 감독의 두 번째 영화입니다.

정리 해고와 이혼 등으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어느 소시민이 억눌린 분노를 터뜨리며 우연히 파출소에서 만난 동료와 함께 하루 동안 짜릿한 일탈을 벌이는 내용의 코미디입니다.

감우성씨가 정직한 소시민 박만수 역을, 김수로씨가 까칠하고 불량한 동료 백수 역을 맡았습니다.

한밤중 도심을 달리며 좌충우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밤샘 촬영을 한 날이 영화의 마지막 촬영이었다고 합니다.

내년 2월 개봉 예정입니다.

[녹취:김수로, 영화배우]
"친한 사람들과 영화를 찍으니까...흥행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녹취: 감우성, 영화배우]
"감독님만의 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요...이해하고 만들어가고.."

[질문6]

얼마 전에 영화 '괴물'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 있었는데요.

홍콩의 흥행작 '무간도'가 미국판으로 나왔다면서요?

[답변6]

유위강 감독이 연출했던 '무간도'를 '갱스 오브 뉴욕'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리메이크 했구요.

양조위의 역할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유덕화의 역할은 맷 데이먼이 각각 연기하고 있습니다.

[질문7]

'무간도'와 내용이 달라졌나요?

[답변7]

줄거리와 틀은 유사합니다.

배경은 범죄가 창궐한 남부 보스턴이고요.

역시 범죄 조직에 위장 잡입한 보스턴의 신참 경찰과 경찰 내에서 범죄조직의 첩자로 성장한 남자가 서로의 꼬리를 잡기 위해 애쓴다는 내용이죠.

영화는 '무간도'의 토대 위에서 '비열한 거리'부터 '갱스 오브 뉴욕'까지 미국적 누아르를 만들어왔던 거장 마틴 스콜세지 세계를 멋지게 세워놓고 있습니다

어두운 범죄의 그림자, 쫓고 쫓기는 긴장, 인간을 조롱하는 운명의 장난이 모두 담겨 있구요.

거장 스콜세지의 명예를 두텁게 하는 동시에 오락적으로 훌륭한 쾌감까지 선사한다.

[질문8]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인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영화들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아주 독특한 일본 영화 한 편이 이번 주 선보이죠?

[답변8]

2004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이자 같은 해 부천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반향을 일으킨 이시이 카즈히토 감독의 '녹차의 맛'이라는 영화입니다.

평화로운 도쿄 외곽 마을에 사는 가족의 기이한 일상을 그리고 있는데요.

최면술사 아버지, 애니메이터인 엄마, 고교생 아들, 이상한 환상에 사로잡힌 딸, 전직 만화가 할아버지, 실연 당하고 낙향한 뮤지션 삼촌 등 으로 구성된 가족들에게 각자 자기만의 세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그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싱그러운 상상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정말 가슴 따뜻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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