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 외국 정상 35명 전화 통화 도청" [김원배, 뉴욕 특파원]

"미국 국가안보국, 외국 정상 35명 전화 통화 도청" [김원배, 뉴욕 특파원]

2013.10.2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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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35명의 외국 정상들 전화 통화를 도청했다는 보도가 터져나오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김원배 특파원!

미국이 35명의 외국 정상들 전화를 도청했다는 보도는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기자]

영국의 일간 신문인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가디언은 미국 정보기관들의 개인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미국 정부의 비밀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의 보도 내용을 정리하면 먼저 미국 국가안보국이 35명의 외국 정상들 전화 통화를 도청했다는 것입니다.

외국 정상들 전화 번호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미국 관리가 국가안보국에 200개의 외국 유력 정치인들 전화번호를 넘겼는데 이 가운데 35개가 정상들 전화번호였다는 것입니다.

국가안보국은 백악관과 국무부 그리고 국방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외국 유력 정치인들의 전화를 도청하자고 부추겨 전화번호를 넘겨받았다고 가디언은 보도했습니다.

[앵커]

미국이 도청한 35명의 외국 정상들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도 포함돼 있습니까?

[기자]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 부분이 가장 궁금한 점이지만 아쉽게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스노든이 제공한 비밀 문서에는 도청당한 외국 정상들의 이름은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다죠?

[기자]

도청 파문의 당사자인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뤼셀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미국과 다른 동맹국간에 신뢰가 복원돼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또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존 에머슨 독일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깊은 유감과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메르켈 총리 이전에 도청 의혹이 제기됐던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도 EU 정상회의에서 불법 도청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EU 정상들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을 성토하고 대책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백악관은 분명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오늘 브리핑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정보 활동에 대해 공개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미국은 모든 나라들이 하는 방식으로 외국 정보를 수집합니다."
(We are not going to comment publicly on every specified, alleged intelligence activity. As a matter of policy we have made clear that the United States gathers foreign intelligence of the type gathered by all nations.)

이에 앞서 어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통화하면서 현재 전화를 엿듣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과거에 도청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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