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과속단속 예산

거꾸로 가는 과속단속 예산

2004.05.2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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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과속에 의한 교통사고는 대부분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현재까진 무인 단속카메라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인데요.



하지만 지난해부터 뚜렷한 이유도 없이 관련 예산이 크게 줄어서 정부와 정치권이 교통사고 예방에 소극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기동취재팀 이상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설치된 무인단속 카메라입니다.



과속은 물론 신호 위반도 잡아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파란 신호등이 켜져도 멀리서 부터 속도를 줄입니다.



이처럼 무인 단속 카메라는 사고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지난 2천 1년에 고정식 무인 감시카메라가 새로 설치된 150곳의 경우를 보면 한 해동안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32% 감소했고, 사망 건수는 무려 66%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과속 단속 카메라는 이동식과 고정식을 합해 2천7백여대!



[인터뷰:박석규 경찰청 교통안전과]

"사고다발지점에 설치해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750대 정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과속 단속 카메라를 계속 늘리려는 경찰청의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올해 무인카메라 설치계획은 이동식과 고정식을 합해 3백대로 지난해의 752대에 비해 60%나 줄었습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회가 교통사고율을 낮추는데 소극적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손해보험협회]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일본, 영국등의 4배 수준이다. 이에따른 사회적 비용은 연간 8조원 교통사고를 10% 줄이면 8천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이미 97년부터 무인카메라를 도입했으면서도 사고 예방 효과를 정확히 분석하지도 않고 해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예산만 늘리려는 정부의 자세도 문제입니다.



미국의 경우 워싱턴 D.C에 무인카메라를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1년 동안 사고예방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삼성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일준 박사]

"선진국의 경우 지속적으로 무인 장비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 사고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이달말에 무인카메라 증설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예산을 제대로 배정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가입 5년만인 지난 2001년에서야 OECD 가입국가 중 교통사고 최다발국이라는 오명을 간신히 벗어났습니다.



그렇지만 교통사고 사망률 등 주요지표는 일본 등 선진국에 여전히 크게 뒤처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의식도 중요하지만 당국의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교통사고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없을 것입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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