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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오전
서울 신당동 청구초등학교에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 내외가 투표를 할 때 이런 일이 있었다.
김총재가 먼저 기표를 마치고 나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막 넣으려는 순간인데 기자들은 '그림'이 안된단다.
"(여사님과) 함께 하시죠."
김총재 부인인 박영옥 여사는 아직 기표소 안에 있다.
"엉뚱한 데 찍을 거 같아∼"
김총재의 농담에 모두들 웃었지만 대망의 10선 문턱에서는 무엇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오후 6시
각 방송에서는 일제히 선거 결과에 대한 예측이 쏟아진다.
"한국 갤럽에서 정당별 득표율을 예측한 결과를 내놨는데요..."
한국 갤럽의 예측 결과는 열린우리당이 42.8%, 한나라당 32.6%, 민주노동당 14.7%, 민주당 5.7%, 그리고 자민련은 1.9%로 꼴찌다.
자민련만 놓고 보자면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를 배정받기는 틀렸다.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이 3% 이상이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 예측조사로는 둘다 어렵다.
자민련 비례대표 1번인 김종필 총재가 낙선한다는 소리고 그가 염원해 온 10선의 꿈도 물거품이 됨을 의미한다.
투표함을 열어 보니 예상대로 자민련의 지역구는 4석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정당 득표율은 다르다.
밤 10시 10분, 정당 투표 개표율 3.3% 상황에서 자민련은 무려 3.4%로 나타나고 있다.
비례대표 배분법을 대입해 보니 이대로라면 자민련이 2석을 얻게 된다.
여기서 '자민련 3%'에 엮여있는 또 하나의 함수 관계가 형성된다.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당초 8-9번까지 당선이 점쳐지던 민주노동당은 자민련이 3%를 넘길 경우에는 7번까지만 당선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 비례대표 8번은 '불판론'의 주인공인 노회찬 선대본부장...
자민련이 3% 이상 득표해 김종필 총재가 10선 고지에 오르게 되면 노회찬 본부장은 고배를 마셔야 하는 '시소(seesaw)'의 관계가 개표 중반 재밌는 관전 포인트로 등장한 것이다.
'시소' 한쪽엔 김종필 총재가, 다른 한쪽엔 노회찬 본부장이 앉아 있는 셈이다.
수십억원짜리 개표 방송은 화려함에 눈이 팔려 제대로 주목하지도 부각시키지도 못했지만 신(新)과 구(舊), 진보와 보수...
각본에 없이 연출된 기막힌 싸움이다.
밤 11시 30분, 개표율 27.8%
자민련 정당 득표율은 3.2%로 조금 낮아진다.
한시간 뒤 개표율이 50%에 육박한 시점에서 자민련의 득표율은 다시 3.1%로 떨어진다.
조금씩 낮아지는 수치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지만 개표 방송은 별 괌심 없다는 듯, 다 끝났으니 잠이나 자라는 듯 당선자만 쉴 새 없이 틀어댄다.
추리를 하면서 봐야하는 개표 방송이란...
결론은 노회찬 승!
새벽 2시 반을 기점으로 자민련의 득표율은 3% 아래로 떨어지고 이후 회복하지 못한다.
자민련의 최종 득표율은 2.8%
불과 0.2%가 부족하지만, 표를 갈아 마실 수도 없고...
민심은 3김 시대의 마지막 상징이자 대표적 보수 정치인에게 10선의 영광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명랑한' 얼굴의 진보 정치인을 선택했다.
돌발영상 PD 노종면, 장민수 [dolb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서울 신당동 청구초등학교에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 내외가 투표를 할 때 이런 일이 있었다.
김총재가 먼저 기표를 마치고 나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막 넣으려는 순간인데 기자들은 '그림'이 안된단다.
"(여사님과) 함께 하시죠."
김총재 부인인 박영옥 여사는 아직 기표소 안에 있다.
"엉뚱한 데 찍을 거 같아∼"
김총재의 농담에 모두들 웃었지만 대망의 10선 문턱에서는 무엇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오후 6시
각 방송에서는 일제히 선거 결과에 대한 예측이 쏟아진다.
"한국 갤럽에서 정당별 득표율을 예측한 결과를 내놨는데요..."
한국 갤럽의 예측 결과는 열린우리당이 42.8%, 한나라당 32.6%, 민주노동당 14.7%, 민주당 5.7%, 그리고 자민련은 1.9%로 꼴찌다.
자민련만 놓고 보자면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를 배정받기는 틀렸다.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이 3% 이상이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 예측조사로는 둘다 어렵다.
자민련 비례대표 1번인 김종필 총재가 낙선한다는 소리고 그가 염원해 온 10선의 꿈도 물거품이 됨을 의미한다.
투표함을 열어 보니 예상대로 자민련의 지역구는 4석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정당 득표율은 다르다.
밤 10시 10분, 정당 투표 개표율 3.3% 상황에서 자민련은 무려 3.4%로 나타나고 있다.
비례대표 배분법을 대입해 보니 이대로라면 자민련이 2석을 얻게 된다.
여기서 '자민련 3%'에 엮여있는 또 하나의 함수 관계가 형성된다.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당초 8-9번까지 당선이 점쳐지던 민주노동당은 자민련이 3%를 넘길 경우에는 7번까지만 당선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 비례대표 8번은 '불판론'의 주인공인 노회찬 선대본부장...
자민련이 3% 이상 득표해 김종필 총재가 10선 고지에 오르게 되면 노회찬 본부장은 고배를 마셔야 하는 '시소(seesaw)'의 관계가 개표 중반 재밌는 관전 포인트로 등장한 것이다.
'시소' 한쪽엔 김종필 총재가, 다른 한쪽엔 노회찬 본부장이 앉아 있는 셈이다.
수십억원짜리 개표 방송은 화려함에 눈이 팔려 제대로 주목하지도 부각시키지도 못했지만 신(新)과 구(舊), 진보와 보수...
각본에 없이 연출된 기막힌 싸움이다.
밤 11시 30분, 개표율 27.8%
자민련 정당 득표율은 3.2%로 조금 낮아진다.
한시간 뒤 개표율이 50%에 육박한 시점에서 자민련의 득표율은 다시 3.1%로 떨어진다.
조금씩 낮아지는 수치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지만 개표 방송은 별 괌심 없다는 듯, 다 끝났으니 잠이나 자라는 듯 당선자만 쉴 새 없이 틀어댄다.
추리를 하면서 봐야하는 개표 방송이란...
결론은 노회찬 승!
새벽 2시 반을 기점으로 자민련의 득표율은 3% 아래로 떨어지고 이후 회복하지 못한다.
자민련의 최종 득표율은 2.8%
불과 0.2%가 부족하지만, 표를 갈아 마실 수도 없고...
민심은 3김 시대의 마지막 상징이자 대표적 보수 정치인에게 10선의 영광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명랑한' 얼굴의 진보 정치인을 선택했다.
돌발영상 PD 노종면, 장민수 [dolb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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