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發光)!

발광(發光)!

2004.01.0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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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 입장하고 계십니다."



1월 3일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는

대통령과 장·차관들이 참석하는 국정 토론회가 열린다.



참여 정부 들어 세번째다.



대통령의 말씀을 들어보자.



"변화의 속도를 한번 꼭 점검해 보고

혹시 조절할 것 있으면 조절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연초부터 그것도 토요일에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지난 한해 동안 로드맵이라는 것을 무수히 생산했습니다."



로드맵은 자동차 운전자가 보는 지도로

청사진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참여 정부의) 로드맵에 대해서 냉소적인 얘기가…"



대통령은 '냉소'의 두가지 예를 소개한다.



하나는 '지도만 있고 여행은 없다'



다른 하나는 '참여 정부는 나토(NATO, Not Action Talking Only)정부'



"실제로 상당히 한 것 같은데

성적표를 받아 보니까 시원치 않습니다."



대통령 생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납득할 수 없는, 승복할 수 없는 시비를 당하고

청와대 수석들한테서(까지) 그런 비판을 들을 때는

정말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비판'을 했던 수석들은 이 말을 듣고 얼마나 난감할까?



"공직 사회는 포위된 조직이다!"



납득할 수 없는 시비와 비판의 원인이 이제부터 나온다.



"쉽게 함락되진 않지만 포위돼 있습니다."



무엇이 공직 사회를 포위하고 있단 말인가?



"미디어의 차단이나 왜곡으로부터 (이를) 극복하고

어떻게 (국민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



바로 언론이다.



"또 어떤 것은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해도

비추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이 된다는 것이죠."



이제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다수 언론이 주목하게 되는 발언을 한다.



"비춰지지 않으면…"



않으면?



"스스로 발광해야 합니다."



1월 5일자 조간 종합 신문 중 상당수가

기사 제목을 '공직사회 스스로 發光해야'라고 뽑았다.



요즘 제목에는 한자를 잘 쓰지 않지만

한글로 '발광'이라 하기에는 '發狂'이 연상될까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이런 연유로 제목에서 '발광'이 당연히(?) 배제된 한글 전용 신문 한겨레도

기사 안에서는 '발광'에 한자를 병기하는 '파격'을 감행해야 했다.



한겨레 일반 기사에서 한자를 본 기억이 없다.



'발광(發光)'이 기사 제목이 되고 안되고가 옳고 그름을 가르지 못한다.



각 언론이 갖는 독특한 '발광(發光)의 방식'일 뿐이다.



'발광(發光)의 방식'은 또 기사 제목의 크기로도 드러나는데

역시 '조·중·동'이 큼직했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발광(發光)이 슬슬 궁금해진다.



돌발영상 PD 노종면 [dolb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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