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해보니] '소울류'와 '액션류' 사이...'검은 신화 오공' 어느쪽?

[게임해보니] '소울류'와 '액션류' 사이...'검은 신화 오공' 어느쪽?

2024.10.11.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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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0일 중국의 첫 트리플A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이 출시됐다. 출시 전 체험판도 없었고 4년전 트레일러와 스크린샷이 전부여서 글로벌 게이머들은 기대반 우려 반이였다. 하지만 출시 후 3일 만에 1천만 장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 게임 시장을 강타했고, 한 달 만에 2천만 장 판매고 올렸으며 스팀 기준 약 300만 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판매량 90% 이상이 중국이라고 알려졌지만, 싱글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높은 수치다. 반면 게임을 평가하는 '메타크리틱' 점수는 현재 81점으로 판매량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다. 소울류의 특징인 난이도 높은 보스전과 액션 어드벤쳐 특징인 스킬과 전투 시스템으로 무장한 이 게임을 1회차를 클리어해 본 입장에서 확인해 봤다.

중국 고전미를 총망라한 배경 그래픽과 보스 디자인
오프닝부터 거대한 크기의 적군인 '사천왕'과 '이랑진군', 군대 '천정군'을 보여주며 스케일로 압도하려는 제작사의 의도가 보였다

중국 서유기의 서사를 배경으로 제작한 이 게임은 총 6장으로 구성 되었으며 중국의 동양미를 최대한 표현했다. 관음선원이 자리하고 있는 숲속 '흑풍산', 사막지대인 '황풍령', 겨울 숲 배경의 '소서천',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는 '화염산' 등 각 지역 특색을 확실하게 반영하였다. 특히 각 장마다 특정 지역에 놓여있는 명상 자리를 통해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좌선'을 하게 되면 절에서 들을법한 고요한 음악과 함께 절경을 보여주는데 힐링과 적막한 느낌을 동시에 받는다. 웅장한 배경 그래픽과 더불어 몬스터와 보스 캐릭터 디자인을 각자의 개성에 살려 만들었다. 각 보스는 해당 장에 맞는 컨셉과 용, 호랑이, 말 등 동물의 특장점을 적용한 다양한 디자인이 인상 깊었다.

호쾌한 액션과 타격감, 빠른 전개
5타 강공격에 데미지가 쏠려있어 강공격을 무리하게 연결하다 되려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타격감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타 게임에 무기인 총과 칼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나무와 쇠로 만든 둔탁한 곤봉을 사용한다. 타격 시 둔탁함을 느꼈지만 진행하면서 느낀 곤봉 타격감은 준수하였다. 약공격으로 시동되는 콤보는 5타에서 강공격을 시전하며, 별도 모으기를 통한 강공격을 시전할 수 있다. 강공격이나 차지 강공격의 느낌은 통쾌했지만, 강공격을 위해 4타까지 콤보를 이어놓은 상태에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려 어쩔 수 없이 회피를 눌러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 아쉬웠다. 이 밖에도 차지 게이지를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곤봉돌리기, 몬스터를 처치하여 혼백 흡수를 통해 변신할 수 있는 '빙의술'의 공격방식이 있다. 위 공격방식은 여타 게임에 비해서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 어쩌면 강공격과 차지공격, 빙의술 등의 타격감을 위해 전투를 디자인 했나 싶을 정도로 호쾌했다.

액션게임의 중심, 다양한 스킬과 특화된 도술
캐릭터의 기본성능을 향상하는 근기부터 봉술, 묘술, 변신 등 다양한 스킬트리를 통해 성장 할 수 있다.

게임 특징 중 하나는 고유 도술 스킬인 '신통력'이다. 상대를 일시정지 시키는 '정지술', 잔상을 남겨 투명체가 되는 '기화술', 소울류의 특장점인 패링과 흡사한 '바위 육신'과 손오공의 분신을 여러마리 소환하는 '분신 변형술'등 보스와 적을 처치할 때 도움 되는 다양한 스킬들이 존재한다. 각 스킬의 능력치를 올리기 위한 스킬트리도 존재하여 나의 전투 스타일을 잘 고려해 전투에 맞는 스킬을 올려 보스전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또한 세트 아이템 구성 시 패시브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이 소울류로 불렸던 높은 난이도의 보스전을 쉽게풀어주는 비기가 된다. 이미 어렵다고 알려진 보스전은 다양한 스킬트리와 법보, 변신등을 통한 공략이 퍼져있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 동양미적 배경과 액션, 다양한 스킬과 아이템등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불편하거나 미약한 부분이 존재한다.

모든 맵에 투명벽이...자유도 제한
넘어갈 수 있어 보이는 이러한 낮은 돌담 마져도 투명벽에 막혀 들어갈 수 없다.

맵을 탐험하다 보면 여러갈래 길이 나오게 되는데, 배경으로 넘어갈 수 있을것 같은 맵도 투명 벽으로 가로막혀 있다. 이는 오픈 월드를 표방한 게임치곤 의아한 부분이다. 특히 투명벽 사이에 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경우나 다른 길로 들어간 부분, 보스전을 하다 구석 투명 벽에 밀려 다시 진입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었다. 특이한 점은 투명 벽을 기대하고 전진하다 낙사하는 경우도 있다. 탐험 지역을 구분하는 모호함은 아쉬운 대목이다.

의미 없이 넓은맵, 시간 할애에 비해 적은 보상
꼼꼼하게 탐험하기엔 맵이 너무 넓고 보상조차 몇 되지 않는다.

탐험에 중요한 맵과 나침반이 없다. 이러다 보니 전 맵을 탐험하다 보면 의미 없는 장소들이 많이 존재하며, 특정 맵은 엇비슷하게 생긴 부분들이 많고 이정표로 삼을만한 주요 건물이 없는 황량한 공터라 공략 없이 즐기는 유저라면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이 할애 된다.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아이템과 보스들이 숨어 있어 넓은 맵을 꼼꼼하게 탐색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보스에서 보스로, 무한 보스러시에 피로감
서브 퀘스트 보스 '부판', 연속되는 보스전과 스케일을 보면 부담감이 생긴다.

극초반을 제외하곤 모든 맵이 1:1 보스전을 위한 스토리다. 더불어 '혼백'을 지급하는 엘리트 몬스터도 존재하는데 처치가 일반보스 못지않게 어렵다. 맵을 탐험하다 보면 다양한 몬스터 처치하며 얻은 경험치로 스킬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데, 이것에만 집중하기엔 기본 몬스터 숫자가 많지 않으며, 스토리 전개를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계속 보스전을 치뤄야 한다. 이러한 전개는 유저로 하여금 지속적인 압박감과 피로감이 쌓인다.

익숙한 서유기지만 알 수 없는 서유기

매 장마다 최종 보스를 처치하면 애니메이션 일러스트와 함께 각 장 내용을 담은 서사를 표현한다. 서유기라는 고전 소설을 각색한 부분에 있어 대충은 알지만, 서유기 세부 스토리를 따로 학습해야 할 정도로 모르는 내용이 많다. 서유기 내용에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유저라면 흥미롭겠지만, 그렇지 못한 유저들과 특히 서양 유저들에겐 내용을 이해하기가 굉장히 난해하다. 스토리를 따라가기엔 학습이 부족하고, 지속되는 보스전에 압박감에 사로잡혀 결국 무아지경 상태로 바뀌게 된다.
'검은 신화 오공'은 중국 설화 서유기를 배경으로 손오공의 후예인 '천명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임 초반 천상의 생활을 거부한 손오공에게 천계는 이랑진군과 사천왕, 군사를 보내 손오공을 처치하였다. 손오공은 싸움 끝에 패배하고 돌로 봉인되지만, 봉인되기 직전 육신을 세상에 흩어 뿌리게 되고, 그 육신을 후손인 천명자가 찾아다니며 손오공이 지나간 여정을 체험하는 후속 스토리이다. 다수 여론 중 '게임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구매를 망설이는 유저도 많지만, 모든 보스전은 충분히 풀어나갈 빌드와 스킬 사용법이 존재한다. 소울류의 긴장감과 액션 어드벤쳐의 호쾌한 전투를 장점을 적절히 활용해 제작한 점은 눈여겨 볼만 하다. 중국의 첫 트리플A 게임인 만큼 중국 게임산업이 글로벌에 던지는 출사표로 글로벌 게임산업에 지속적으로 회자 될 게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YTN digital 여준욱 (y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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