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팅갈 민따 마앞"...검열 당할까 '암호' 쓰는 인니 청년들 [지금이뉴스]

한글로 "팅갈 민따 마앞"...검열 당할까 '암호' 쓰는 인니 청년들 [지금이뉴스]

2025.09.17.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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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갈 민따 마앞 투루스…"

최근 소셜미디어(SNS)서 외계어를 한글로 적은 듯한 낯선 글이 잇따라 올라온 가운데, 이같은 글들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정부의 온라인 검열을 피하기 위해 한글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일부 인도네시아 청년들은 SNS에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작성할 때 인도네시아어 발음을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옮겨 적어 공유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과도한 온라인 검열이 이어지면서 자국어로 작성되는 정부 비판 글들이 곧장 삭제됐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한 누리꾼은 "그냥 사과하고 국민들 말 좀 들으면 되는데 그게 뭐 그리 어렵나"라는 글을 한글로 "팅갈 민따 마앞 투루스 등으린 락얏 아파 수샇냐"라고 작성했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인도네시아 누리꾼 사이에서 1만 2천 회 이상 리트윗되고 2만 회 이상 '좋아요'를 받았으며, 천 1백 개 이상의 답글이 달렸습니다.

이 밖에도 "정치인들을 믿을 수 없다"는 구호가 한글로 적혀 이미지 형태로 확산했습니다.

일부 시위 영상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테이크 다운(TAKE DOWN)'이 삽입돼 가사 속 메시지가 시위대의 분노를 대변하는 상징처럼 쓰이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반정부 시위는 국회의원 580명이 매달 5천만 루피아(약 430만 원)에 달하는 주택수당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는 자카르타 월 최저임금인 540만 루피아(약 45만6천 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경제난과 실업난에 시달리던 국민의 분노를 촉발했습니다.

시위가 이어지던 지난달 28일에는 경찰 장갑차가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해 방화와 약탈이 이어지면서 1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의회가 논란이 된 국회의원 주택수당을 포함해 여러 특혜를 폐지하고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에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뒤 시위는 진정된 상황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6일 빈곤층에 쌀 10㎏씩을 지급하고, 호텔과 음식점 등 관광업 종사자에게는 개인 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16조2천300억 루피아(약 1조3천640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습니다.

디지털뉴스팀 기자ㅣ이유나
오디오ㅣAI 앵커
제작 | 이 선
출처ㅣSNS

#지금이뉴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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