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국도 아닌데 수치스러워"...분통 터진 우크라 '탄식' [지금이뉴스]

"패전국도 아닌데 수치스러워"...분통 터진 우크라 '탄식' [지금이뉴스]

2025.08.18.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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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통째로 양보하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 협상 요구안을 두고 우크라이나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패한 것도 아닌데 사실상의 항복 요구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푸틴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도록 '레드카펫'을 깔아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7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의 할냐 얀첸코 무소속 의원은 러시아 측 협상안에 대해 "단지 푸틴이 원한다는 이유로 싸우지도 않고 영토를 그냥 양보하라는 것"이라며 "애초부터 터무니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강제점령한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 장악을 위한 시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계기로 루한스크는 대부분 점령했지만 침공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네츠크주 일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현재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도네츠크주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슬로비안스크 등을 양보하는 경우 종전에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제안에 대해 크라마토르스크 출신인 한 우크라이나 시민은 가디언에 "러시아가 이 도시를 포함해 나머지 도네츠크 지역을 가져간다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패배를 의미한다. 이는 사회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젤렌스키가 이런 문제를 일방적으로 해결할 권한은 없다. 영토 포기는 정부의 정치적 자살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3개월 전 도네츠크 최전방에서 싸우던 아버지가 전사했다는 한 대학생은 미국 CNN방송에 "동부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모든 국경선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아버지의 꿈이었다. 그게 나의 꿈이었고 아버지의 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사수하는 군인들을 가리켜 "용감한 사람들이 매우 많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땅을 지키고 있다. 그런 땅을 푸틴에게 준다는 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키이우 시민은 CNN에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우리는 푸틴을 믿지 않는다"고 푸틴 대통령을 향한 불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우리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보여줄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린 자유로운 우리나라, 온전한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다"면서 푸틴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로 칭하며 "우크라이나는 테러리스트에게 절대 영토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선사한 의전이 굴욕적일 정도로 과도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는 미군 장병들이 러시아 대통령 전용기 계단 밑으로 레드카펫을 깔고 있는 모습이 밈처럼 확산했습니다.

이 사진은 특히, 미 해병대가 2차대전 막판 일본군의 저항을 무너뜨린 뒤 이오지마섬에서 성조기를 게양하는 '이오지마의 성조기' 사진 옆에 배치되면서 비교 효과가 극대화됐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관련 모금을 추진하는 한 이용자는 X에 "수치스럽다"고 썼습니다.

기자ㅣ권영희
오디오ㅣAI 앵커
제작 | 이 선

#지금이뉴스

YTN 권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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