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들에 수천만 원 자체 부동산 대출...모순적 행보 [지금이뉴스]

한국은행, 직원들에 수천만 원 자체 부동산 대출...모순적 행보 [지금이뉴스]

2025.07.07.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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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1인당 수천만 원씩 자체 부동산 대출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부동산으로 시중 자금이 몰려 통화정책 효과가 반감된다고 토로하면서 정작 내부에서는 모순적인 복지 혜택을 누린 셈입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직원 112명에게 총 45억8천만원의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했습니다.

1인당 약 3천800만원꼴로, 대출 금리는 연 3.4% 수준이었습니다.

한은은 근속 1년 이상의 무주택 직원이 신청하면 5천만원 한도로 주택자금대출을 제공해왔습니다.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시 최장 20년 원리금 분할 상환을, 전월세 자금 대출 시 계약 기간 만료 후 상환을 조건으로 했습니다.

이런 대출은 다른 유관 기관에서 찾기 어려운 파격적인 복지 혜택으로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은 직원 주택자금대출 제도를 지난 2020년 폐지했습니다.

직원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양호한 시중은행에도 한은과 같은 제도는 없습니다.

법령상 은행원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면 재직 중인 은행 대신 다른 은행을 찾아야 한다. 일반 손님들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한은 내부에서 받은 대출은 신용평가회사와 공유되지 않아 시중은행이 산출하는 신용평가액 통계 등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 가능 금액이 1억원이라면 한은 직원들은 사내 복지 덕분에 최대 1억5천만원을 빌릴 수 있는 셈입니다.

반면, 한은 자체 대출이 은행 전산에 잡힌다면 그만큼 한도가 줄어야 합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수도권 부동산으로만 돈이 몰리는 현상을 타파하자며 구조개혁에 목소리를 높여온 한은 기조와 큰 틀에서 모순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직원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로 무주택 실거주 조건을 요구해 갭투자용 대출을 차단한다"며 "은행연합회 공시 은행 주담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작 | 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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