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물질 이젠 행방조차 찾을 수 없다? 트럼프가 초래한 '대형 사고' [지금이뉴스]

이란 핵물질 이젠 행방조차 찾을 수 없다? 트럼프가 초래한 '대형 사고' [지금이뉴스]

2025.06.30. 오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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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내 핵시설에 폭격을 단행한 것이 오히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려는 국제사회의 감시를 더 어렵게 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하 깊숙이 있던 핵시설들이 무너지면서 핵탄두 9∼10개 분량으로 추정되는 고농축 핵물질의 행방이 묘연해진 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활동도 무기한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관여했던 각국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란 측이 이번 공습을 고농축 핵물질 은폐에 악용할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기습적으로 선제공격에 나서기 전까지 이란은 900파운드(약 408㎏) 상당의 60%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60% 농축 우라늄은 불과 몇주면 무기급인 90%까지 순도를 올릴 수 있어 준(準) 무기급으로 평가됩니다.

문제는 핵탄두 9∼10개 분량의 이 핵물질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와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내 3개 핵시설을 폭격,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중 포르도는 지상부만 파괴되고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핵심 시설은 온전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이스파한과 나탄즈 핵시설은 상당한 피해를 본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란이 갖고 있던 고농축 우라늄 일부가 실제로 파괴됐을 수 있지만, 상당량은 사전에 안전한 장소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진단입니다.

실제 미국의 공습을 받은 이란 핵시설들에선 외부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직후 이란 측으로부터 핵물질 보호를 위한 '특별 조처'를 취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는 이스파한에 있던 60% 농축 우라늄이 모처로 옮겨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핵물질들이 실제로 온전한 상태인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핵심 카드인 고농축 우라늄 보유 여부와 관련해 불확실성을 유지하려 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설령 공습으로 핵시설이 무너지면서 핵물질이 전량 파괴되거나 땅속 깊숙이 묻혀 회수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를 곧이곧대로 공개할 이유가 없고, 상당량을 온존하는 데 성공했다면 더더욱 관련 정보를 숨길 것이란 분석입니다.

국제사회의 핵 감시활동이 정상화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전쟁 이전까지 IAEA는 이란 내 핵물질 농축 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해 왔는데 이러한 활동이 더는 지속되지 않을 수 있어서입니다.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지난 25일 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는 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는데, 이는 IAEA가 이스라엘에 이란을 공격할 명분을 줬다는 이유입니다.

IAEA는 지난12일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사찰·검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결의를 채택했고, 그 이튿날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섰습니다.

이란 정치권에선 NPT를 아예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IAEA의 사찰을 허용한다고 해도 핵물질의 행방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작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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